유쾌한 심리학

   
와타나베 요시유키 외(역자: 정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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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직북스
   
13000
2011�� 07��



■ 책 소개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꿰뚫어보는 행동과학 심리입문서! 

사람은 모름지기 자신의마음이나 행동에 관해서라면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분별력이 생기면서부터 현재까지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행동을해왔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지 자기 자신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심리학이 다른 학문과 차별되는 점이 바로 여기에있다.

다른 학문은 대개 그 주제나 문제에 관해 전문가가일반인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심리학은 관심 대상이 사람의 마음과 행동인 만큼 그 당사자보다 심리학자가 더 많이알고 있다고 장담할 수가 없다. 그런 탓에 심리학을 가리켜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을 연구하는 허울 좋은 학문’이라거나 ‘심리학자 나부랭이보다내 마음은 내가 더 잘 안다’고 말해도 두 팔 걷어붙이고 반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혀 몰랐던 나 자신에 관한 궁금증과 삶이나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갖가지 의문점은 이 책을 읽는 동시에 이미 해답을얻게 될 것이다.

■ 저자 
와타나베요시유키
 - 1962년생으로 1985년 도요(東洋) 대학 사회학부를 졸업하고, 1990년 도쿄(東京) 도립대학 심리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신슈(信州) 대학 조교와 홋카이도(北海道) 의료대학 전임 강사를 거쳐 현재는 오비히로 축산대학의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문 분야는 ‘성격심리학’과 ‘심리학론’이다. 저서에는『올댓 혈액형』『성격은 바뀐다, 바꿀 수 있다』『성격의 변용과 문화』『심리학만큼 흥미로운 학문은 없다』 등이있다.

사토 타츠야 -1962년생으로 도쿄 도립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도쿄 도립대학 조교와 후쿠시마(福島) 대학 행정사회학부 조교수를 거쳐 현재는리츠메이칸(立命館) 대학 문학부 심리학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문 분야는 ‘심리학론’과 ‘사회심리학’이다. 저서에는 『지능지수』『일본 심리학 통사』『올댓 혈액형』『성격은 바뀐다, 바꿀 수있다』 등이 있다. 

■ 역자 정경진
상명대학교 일문과를 졸업하였으며, 숙명여대 디자인대학원 휴학 중이다. 대학재학 중 구마모토현립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수학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주)엔터스코리아 소속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 차례
여는글
프롤로그 - 심리학으로의 초대: 심리학이란 어떤 학문인가?
행동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 
심리학은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기위한 학문
목적과 대상에 따라 분류한 심리학
심리학의 무한한 매력 

1장 과연, 성격은 바꿀 수 있을까?
01 성격은 정말로 바뀌지않을까?
02 환경 변화를 기회로 삼아 성격을 프로듀싱한다
03 자아를 찾는다는 것은 있지도 않은 것을 찾는 짓이다
04 옷을갈아입듯 행동 모드도 바꿀 수 있다
05 인간관계 네트워크에서 다양한 나를 발견한다
06 네트워크적 활동으로 성취감이살아난다
07 성격 테스트로 나를 얼마나 알 수 있을까?

2장 인간관계는 어떻게 좋아질까?
01 좋고 싫은 감정은 왜 생기는 걸까?
02 상황이감정을 키운다
03 첫눈에 반했다는 말을 믿어도 될까?
04 좋고 싫은 감정이 사라지는 메커니즘은?
05 그 사람이 나를싫어한다는 생각은 혼자만의 착각일지도 모른다
06 좋아하는 감정을 키우면 두려움이 사라진다
07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상대를 철저히기쁘게 하라
08 궁합이란 것이 과연 존재할까?
09 궁합 따위에 신경 쓰지 마라

3장 의욕은 어떻게 북돋울 수 있을까?
01 무엇이의욕을 빼앗을까?
02 원하는 결과를 낳은 행동은 계속 이어진다
03 오퍼런트 조건형성은 자연도태된다
04 어떤 요소가강화인자나 혐오자극으로 작용할까?
05 자기강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이다
06 행동 강화로 성격이형성된다
07 어떻게 해야 의욕을 일으킬 수 있을까?
08 억지로 하면 의욕도 생기지 않는 법이다
09 샐러리맨은 왜 의욕을잃는 걸까?
10 주부, 더 이상은 못 해먹겠어!
11 학교는 왜 지루한 곳이 되었을까?
12 어떻게 해야 의욕을 되살릴 수있을까?
13 어떻게 보람을 찾아낼까?
14 일의 즐거움이 노후의 삶을 행복하게 만든다

4장 마음의 움직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01연애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속박하는 연애와 해방하는 연애
02 폭력적인 방송과 게임이 아이를 폭력적으로 만든다?
03 자살,거기에 담긴 메시지
04 남의 기억이 더 정확하다
05 중요하면서 동시에 불명확한 이야기가 소문이 된다
06 거짓말도 잘만활용하면 생활의 윤활유가 된다
07 나는 다중모드? 아니면 다중인격?
08 마음의 병을 이해하자
09 나를 치유해주는것은?
10 고민 상담은 친구에게? 아니면 카운슬러?

에필로그 - 심리학 맛보기: 심리학의 역사와 미래를 되짚다
01 심리학사
02 정신분석학
03 행동주의
04심리학에 임하는 자세
05 심리학을 생활 속으로





유쾌한 심리학


과연, 성격은 바꿀 수 있을까?

성격은 정말로 바뀌지 않을까?

바뀌지 않는다고 믿으면 결국 바뀌지 않는다

본인의 성격에 만족하느냐고 물으면 과연 몇 명이나 "네!"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까? 성격이 급해서 일을 쉬이 그르치거나, 눈치 없이 제멋대로 굴어서 주위의 미움을 사거나, 싫증을 금방 내서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하거나, 누구나 자신의 성격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을 것이다.


문제점을 알았으면 바꾸면 된다! 다만 그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성격은 바꿀 수 없다고 여기는 억측에 가까운 믿음은 아닐까?


"성격은 바꿀 수 있는가, 바꿀 수 없는가?" 이 주제는 성격심리학계(Personality Psychology: 주로 행동패턴, 의지, 정서 등에 관한 인간의 개인차에 대해 연구하는 심리학 분야) 내에서도 오랜 논란거리였다. 다양한 의견이 무수히 제기되었지만, 그중에서도 1968년 이후 계속되어온 인간과 상황에 대한 논쟁이 단연 유명하다. "인간의 행동에는 상황을 초월하는 일관성은 없다."라는 미셸 푸코의 주장이 심리학계에서는 뜨거운 감자가 되어 왔다.


성격이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풍조는 성격이란 원래 고정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성격심리학자들의 영향이 크다. 이들은 왜 성격이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걸까? 무엇보다도 한번 믿으면 끝까지 믿어버리는 굳은 신념 탓이 크다. 예컨대, 남자라고 하면 으레 용감하고 대범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남자는 대담하다는 공식이 은연중에 성립되어 있는 탓에 나약한 남자를 보면 특수한 경우이거나 어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으리라 단정해버린다. 심지어는 계집애 같은 녀석이라고 제멋대로 꼬리표를 달기도 한다. 그 배경에는 추호의 의심도 없이 남자는 대담하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성격에 관한 인식도 이와 마찬가지다. 스스로 자신의 성격을 소심하다고 여기면 과감한 행동을 하고서도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설령 깨달았다 해도 의외의 상황일 뿐이라며 소심한 자신으로 돌아가 버린다. 과감한 행동을 유발한 과감한 성격이 자신의 진짜 성격일지도 모르는데도 말이다. 또 변화를 그다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우리의 가치관도 성격을 바꾸지 못하는 데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번 정해지면 끝까지 간다는 완고한 삶의 방식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길!


인간은 일관된 성격을 추구한다

성격은 바꿀 수 없다고 믿는 또 다른 이유는 대인지각(對人知覺)과 연관이 있다. 대인지각은 타인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근거로 성격, 능력, 감정, 행동, 의도, 태도 등 그 사람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특성이나 심리 과정을 추론하는 일련의 활동을 일컫는다. 인간은 보통 변화를 꺼리고 안정성(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자신의 특성이나 행동이 일관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일관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한다. 그런 탓에 실제로 변화가 일어나도 무의식중에 그 변화를 외면한다.


우선 자신의 성격을 누군가에게 말로 표현해야 했던 상황을 떠올려보자. 그 상황에서 아마 과거의 사건과 행동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의 성격을 되짚어보았을 것이다. 이때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나쁜 이미지는 무시하고 기억을 엮어 나가지는 않았는가? 혼자 생각하고 혼자 판단하는 것이니 지극히 주관적인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는 인칭적 성격으로 치자면 1인칭적 성격, 즉 자의식에 의한 성격이다. 이때, 나는 나일 뿐이라는 안정성이 자신의 성격을 인식하는 과정에 끼어든다. 요컨대 나는 과거의 나와 동일하다거나 내 성격은 그대로라는 생각 때문에 혼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시점에 따라 각기 다른 1인칭적 성격, 2인칭적 성격, 3인칭적 성격이 존재한다. 이 책에서는 알기 쉽게 자의식에 의한 성격, 관계에 의한 성격, 개인차에 의한 성격이라고 각각 부르기로 한다.


관계에 따라 자신의 성격을 다르게 인식한다

누구에게나 친한 사람 한두 명 정도는 있게 마련이다. 부모, 형제자매, 동성 친구, 이성 친구, 애인, 동료 등등……. 이런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나타나는 성격을 2인칭적 성격, 즉 관계에 의한 성격이라고 한다.


부모와 함께 있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약간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일정한 패턴을 지키려고 할 때가 많을 것이다. 또 동성 친구와 있을 때는 편하고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반면, 이성 친구나 애인과 있을 때는 본인이 여성이라면 보통보다 달콤하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여성미를 드러내려고 하고, 남성이라면 다소 거만하고 뽐내는 듯한 말투로 남성미를 과시하려고 한다. 그리고 동료와 있을 때는 편하게 행동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경쟁의식 탓에 긴장감이 생길지도 모른다. 이처럼 우리는 함께 있는 사람과 어떤 관계냐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조정한다. 즉, 주위 환경에 행동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한편 너와 나의 관계를 넘어 집단 안에서의 성격에 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학급 안에서 생각한다면 다른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자신만의 행동이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 어른스러워서 리더 역할을 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융통성이 있어서 친구 관계가 특히 좋은 학생도 있다. 그 학급이 존재하는 한 모든 학생은 특정한 역할을 연기해야 한다. 그리고 그 차이는 학급을 운영하는 교사의 눈에 가장 쉽게 나타난다. 이처럼 역할로 고정할 수밖에 없는 성격, 즉 타인과의 차이로 만들어진 성격을 3인칭적 성격, 즉 개인차에 의한 성격이라고 부른다.


어쨌든 성격은 바꿀 수 있다고 믿는 편이 이롭다

우리는 대개 유전적인 요인으로만 성격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다. 그리고 환경과 교육으로 자신의 성격이 만들어졌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단지 상황에 따라 행동이 변하는데도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착각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착각의 종류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기본적 귀속의 착오이다. 이는 인간 행동의 원인을 내적인 능력이나 취향 등에서 찾으려고 한다.


앞에서 설명한 성격에 관한 3가지 관점의 차이를 똑똑히 기억해두어야 한다. 실제로도 성격은 바뀌고, 또 바뀔 수 있다. 이것이 사실인지 반신반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일단 바꿀 수 있다고 믿어보는 것은 어떨까? 바뀌지 않는다고 믿으면 삶이 너무 무미건조하고 불행하지 않을까?



인간관계는 어떻게 좋아질까?

좋고 싫은 감정은 왜 생기는 걸까?

플러스 정서와 마이너스 정서가 좋고 싫음을 만든다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다. 그리고 그 고민의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관계가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금전이나 지위에 관한 것처럼 언뜻 인간관계와는 별개로 보이는 문제도 결국에는 가족이나 동료 등 주위 사람과 얽혀 있기 때문에 걱정하고 속을 끓일 때가 많다.


물론 둘 이상이 모이면 반드시 스트레스가 싹트게 마련이라, 대인 관계에 관한 고민이 아예 생기지 않는다거나 완전히 해결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래도 모든 근심의 중심에 있는 대인관계를 개선하거나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방법은 분명 있을 것이다.


그 방법을 찾으려면 우선, 관계가 순탄치 않은 근본적인 원인과 고민이 발생하기까지의 메커니즘을 파악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만 생각해서 스트레스가 가중되거나 반대로 모든 문제의 원인을 상대 탓으로 돌려 자신의 흠은 돌아보지 못한 채 타인만 원망할지도 모른다.


* 왜 저 사람은 좋고 저 사람은 싫을까?

심리학에서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플러스 정서와 마이너스 정서가 어떤 원인에 의해 개입되는 현상이라고 표현한다. 플러스 정서가 개입되면 좋은 감정이 생겨나고, 마이너스 정서가 개입되면 싫은 감정이 생기는 것이다.


좋고 싫은 감정이 생기려면 일단 상대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태어날 때부터 그 사람이 싫다거나 전에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인데 보자마자 좋아지는 일은 없다. 즉, 우리는 타인과 만나고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에서 그 사람에 대한 플러스 정서나 마이너스 정서를 키워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플러스 정서와 마이너스 정서는 어떻게 생기는 걸까? 심리학 연구에 의하면 좋고 싫은 감정이 발생하는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좋고 싫음은 외부에서 전이된 감정이다

누군가를 만나서 일을 하고 차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갖가지 상황이 펼쳐진다. 만약 그 상황이 즐겁고 재미있다면 좋은 감정이 생길 테고, 재미가 없고 싫다면 나쁜 감정이 생길 것이다. 예컨대, 비가 갠 뒤 하늘에 걸려 있는 예쁜 무지개를 문득 보게 되면 우리 마음에는 흥미, 감동, 따뜻함, 즐거움 등의 좋은 감정이 생긴다. 그리고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체온이 약간 올라가는 등 몸에도 반응이 온다. 또 연인에게 근사한 선물을 받았을 때도 비슷한 감정과 생리적인 반응이 일어난다. 반면에,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들었다면 괴로움, 슬픔, 증오, 분노 등의 나쁜 감정이 생기고, 그와 동시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거나 심장박동수가 빨라진다. 그리고 이렇게 생긴 감정이나 생리적인 반응은 그 순간 주위에 있었던 사물이나 사람에게 그대로 전이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새로 산 운동화를 신고 나갔다가 안 좋은 일을 당한 적이 있는데 그 뒤로는 그 운동화를 볼 때마다 불쾌한 기분이 들어서 선뜻 신어지지가 않는다. 뭐, 이런 비슷한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두 번쯤은 있지 않을까? 또는 첫사랑과 자주 갔던 공원에 훗날 다시 가보니 젊은 날의 달곰쌉쌀한 기분이 되살아나 가슴이 쿵쾅거렸던 적은 없는가? 이런 경우, 안 좋은 일로 느낀 불쾌한 감정과 연애의 달곰쌉쌀한 감정은 각각 운동화, 공원으로 전이되어 보기만 해도 예전의 감정이 되살아나게 된다. 즉, 어떤 강렬한 감정과 그 감정이 이입된 사물이 쌍을 이루어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감정을 심리학에서는 파블로프 조건형성(러시아의 생리학자 파블로프에 의해 생겨난 개념으로 조건반응을 형성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다.)이라고 한다.


한편 이 과정에서 사물이 아니라 사람에게 감정이 전이되면 그 사람을 향한 좋거나 싫은 감정이 싹튼다.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는 마이너스 정서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나 그런 감정이 일었을 때 곁에 있던 사람은 싫어하게 되고, 반대로 플러스 정서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나 그 정서를 함께 공유한 사람은 좋아하게 된다. 이런 원리로 좋고 싫은 감정의 발생 원인을 해명하려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강화감정 모델(미국의 심리학자 밴과 클로어에 의해 제창되었다. 대인 감정을 파블로프 조건형성에 기초해 설명한, 간결하고 설득력 있는 이론으로 정평이 나 있다.)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감정을 키우면 두려움이 사라진다

함께 있으면 좋아질 가능성도 높다

만약 자신이 누군가를 싫어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거나 자신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주위에서는 수긍하지 않는다거나 또는 심지어 단지 혼자만의 망상일 가능성이 높다면, 그 상대를 향한 싫은 감정은 어쩌면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두려움이라는 마이너스 정서가 언제 어디서 생겨났으며 어떤 경로를 거쳐 상대에게 전이되었는지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근본적인 원인이 기억 속에서 이미 지워져버렸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인을 모르면 제거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결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임상심리학에서 말하는 역조건형성을 활용해보자. 역조건형성은 조건형성 이론에 기초한 심리 치료인 행동 치료에서, 공포증 치료에 자주 사용되는 기법이다.


우리는 상반된 기분이나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없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울고 있다라고 표현하지만, 이는 마음속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거나 본심과 다른 감정을 연기하는 것일 뿐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역조건형성은 이런 감정의 특성을 이용하여 기존의 감정을 모순된 감정으로 제거하려고 하는 발상법이다. 어떤 감정을 없애고 싶어도 그 원인이 확실하지 않거나 감정이 쉬이 바뀌지 않을 때, 그 감정과 상반되는 감정을 형성함으로써 기존의 감정을 없애는 것이다. 즉, 싫은 감정이 아니라 좋은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셈이다.


좋은 감정을 형성하려면 상대와 함께 즐거운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함께 있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상대가 직장 상사라면 회식이나 야유회처럼 즐거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장소에는 되도록 얼굴을 내민다. 그렇게 즐거운 경험이 쌓이다 보면 상대에 대한 좋은 감정이 생겨나면서 정반대의 감정인 싫은 감정은 점점 엷어진다. 또 상대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를 모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혹시라도 취미나 고향, 출신 학교가 같을지도 모른다. 이런 정보는 플러스 정서로 연결되기 때문에 두려움을 가라앉힌다.


상대가 나를 미워한다면?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두려움이 움튼다. 그러면 상대에게 먼저 다가가기가 어려워지고, 더불어 상대에 대한 마이너스 정서도 점차 단단해진다. 만약 그 상대가 무시하고 살 수 없는 존재, 혹은 어떻게든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상대가 정말 나를 싫어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싫어하게 되면 그 감정을 상대에게 투영하여 상대도 나를 싫어하고 있다고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즉, 상대가 나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실은 나 자신이 상대를 싫어해서 생긴 감정인 것이다. 이럴 때는 두 사람을 잘 알고 있는 주위 사람과 의논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만약, 상대가 정말 나를 싫어하고 있다는 판단이 서면 그 이상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일단 상대에게 했던 행동이나 말을 떠올려보고, 짚이는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 조심한다. 또 상대의 성격과 취향을 조사해서 평소에 배려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한편 아무리 생각해도 싫어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거나 이유는 알지만 과거의 실수가 너무 커서 돌이킬 방도가 없을 때도 물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역조건형성을 활용할 때다. 나를 향한 상대의 싫은 감정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면, 그 감정은 제쳐두고 플러스 정서를 공략해서 상대의 마음을 돌려야 하는 것이다.



의욕은 어떻게 북돋울 수 있을까?

어떻게 보람을 찾아낼까?

자신을 스스로 칭찬한다

의욕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힘은 행동 그 자체가 낳는 긍정적 강화와 그 행동을 달성함으로써 타인에게 부여받는 긍정적 강화에 있다. 그러나 굳이 이 두 종류의 강화가 아니라도 의욕이나 보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이 두 종류의 강화가 외부에서 긍정적 강화를 주는 것이라면 내부, 즉 자신이 자신에게 직접 긍정적 강화를 주면 어떨까?


일에서 의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달성+긍정적 강화가 없기 때문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가운데 땅을 파고 다시 메우는 작업을 매일 시키는 것으로 죄수를 고문하는 어느 감옥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무의미한 작업은 아무리 해도 성취감과는 거리가 멀다. 결코 강화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강화된다는 착각 때문에 이런 고문이 존재한다. 의욕이 생기지 않는 일의 상당수는 마치 이 고문과도 비슷하다. 만약 자신이 죄수라면 이 고문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일단 본인 나름대로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이를테면 어제는 땅을 10군데 파서 메웠으니까 오늘은 12군데로 하자라고 목표를 세운다. 이 목표가 달성되면 해냈군, 굉장한데!라며 스스로 자신에게 칭찬을 한다. 그리고 내일도 기필코 12군데를 파야지라거나 내일은 14군데로 늘리자라고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면 또 자신을 강화한다. 칭찬하는 것으로 부족하다면 외적 강화를 스스로 조정한다. 예컨대 급식 시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따로 챙겨두었다가 목표가 달성될 때마다 꺼내 먹거나 집에서 온 편지를 목표가 달성되었을 때 읽는다.


이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의욕이 생겨서 그때까지 지루하기만 했던 땅파기 작업에 대해 어떻게 하면 더 빨리 팔 수 있을까?라든가 어떻게 해야 팔이 덜 아플까?라며 궁리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점점 그 일에 열중한다. 열중한 뒤의 기분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리라 생각한다. 농담 같지만 정말 그렇다.


이는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꼼꼼히 분석하고, 지금보다 수준을 조금 높여서 목표를 설정해보자. 이를테면 어제는 서류 25건 중에 20건밖에 처리하지 못했지만 오늘은 25건 전부 끝내자라든가 지난주는 거래처 다섯 군데밖에 못 갔지만 이번 주에는 일곱 군데를 방문하자라든가……. 그리고 목표를 생각하며 힘을 내보자.


아무리 시시해 보이는 목표라도 달성하면 기쁘다. 코 푼 휴지를 휴지통에 던졌는데 명중하면 그조차도 기쁘지 않던가? 자신이 하찮게 여기는 일이라도 스스로 목표를 세워 그 목표를 달성하면 반드시 기분이 좋아진다. 이것이 긍정적 강화 1단계.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자신을 돌아보면서 스스로 칭찬한다. 이것이 긍정적 강화 2단계. 가끔은 좋아하는 술이나 달콤한 케이크를 자신에게 한턱내면서 스스로 위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각보다 꽤 효과가 있으니 꼭 시도해보길! 


목표를 단계화한다

목표에 좀처럼 도달하기 어려울 때는 목표를 단계화한다. 예컨대 목표가 100이라고 하면 20부터 달성하여 자기강화한 다음, 그 의욕을 기반으로 다시 40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러면 조금씩 100에 가까워진다.


목표가 높다고 고민만 하거나 주저앉아 있으면 회사에서나 자기 자신에게서 어떤 강화인자도 얻지 못하고 점점 의욕을 상실해간다. 이럴 때 목표의 단계화가 필요하다. 한 번에 높은 산에 오를 수는 없다. 아래부터 차근차근 밟아 오르다 보면 언젠가는 고지에 도달하는 법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신의 달성 상황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목표를 관리하는 셈이다. 계획표를 만들어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두고 각 단계에서 설정해둔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빨간 줄을 그어 지워나간다. 일지를 쓰는 것도 좋다. 계획표든 일지든 그것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이 매일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지 새삼 느껴지면서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런 감동도 긍정적 강화로 작용하기 때문에 점점 의욕이 강해진다.


일을 하는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의욕을 느낄 수 없는 일이라고 해서 손을 놓아버리면 그 일 자체가 지루한 대상이 되어버린다. 결국 악순환이 계속 이어지는 꼴이다. 싫은 일이라면 빨리 끝내버리면 그만이다. 어떻게 해야 좀 더 나은 성과를 효율적인 방법으로 이루어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 방법이 효력을 발휘하면 일에 대한 의욕도 차츰 생겨난다.


 

마음의 움직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거짓말도 잘만 활용하면 생활의 윤활유가 된다

사람은 하루에 200번이나 거짓말을 한다

"요즘 사람들, 입만 열면 거짓말이야."


맞는 말처럼 들리지만 아니다. 거짓말이 많아진 것이 아니라 거짓말을 잘 알아채는 것일 뿐이다.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우선 왜 그렇게들 거짓말을 하는가? 다른 하나는 그럼 왜 요즘 들어 유독 거짓말이 눈에 띄는가?


첫 번째 의문에는 누구나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살면서 거짓말이 약이 될 때가 많다는 사실을 직접 실감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동시에 두 번째 의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즉 우리는 거짓말도 하나의 유용한 방편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또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타인의 거짓말에 대해 비난을 하거나 화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타인의 거짓말을 놓고 운운하기 이전에 우선 자신이 솔선해서 단 하루만이라도 거짓말을 하지 말아보자. 아마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중대한 문제를 일으키느냐 아니냐, 개인이냐 조직이냐, 공적이냐 사적이냐에 따라 거짓말의 성격에 차이가 있을 뿐 사람은 누구든 거짓말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제럴드 젤리슨은 사람이 하루 평균 200번이나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그는 20명을 대상으로 각자의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를 녹음하여 분석한 결과, 약 8분에 1회, 1일 평균 200회 정도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거짓말의 빈도가 특히 높은 사람들의 특성을 분석했더니 타인과 접할 기회가 많거나 무언가를 요구해야 하는 직업 종사자가 많았다. 판매원, 의사, 접수원, 정치인, 저널리스트, 변호사 등이 이에 속했다.


가장 흔한 전형적인 거짓말로는 타인에게 말을 걸 때 버릇처럼 나오는 실례지만이라는 말과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때 차가 막혀서라는 말이었다. 그는 일상의 소소한 거짓말은 사회의 정당한 기능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거짓말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이 참말만 하며 산다면 이 세상은 끔찍한 곳이 될 것이다. 진실은 반발을 불러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거짓말이 진실보다 이로울 때가 있다

누구나 제럴드 젤리슨의 의견에 공감할 것이다. 만약 지각한 이유를 늦잠을 자서라거나 내키지 않아서라고 솔직하게 말한다면 인간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 약속을 취소할 때도 마찬가지다. 만나고 싶지 않아서라고 말하느니 차라리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고 말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특히 상대가 상사나 거래처 사람이라면 앞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감기가 걸려서 갈 수 없다."고 말을 포장한다면 상사는 내심 눈치 챘으면서도 "어쩔 수 없지."라며 넘어 가겠지만, "당신과 사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은 싫다."고 진심을 전한다면 상사의 자존심이 뭉개질 것이 뻔하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본인에게 돌아올 테고…….


이처럼 우리는 서로 어느 정도 거짓말을 허용하면서 관계를 유지해가고 있다. 즉, 인간관계에서 거짓말은 윤활유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만하면 하루 200번의 거짓말에 수긍이 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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