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꾸는 정리기술

   
윤정훈
ǻ
다연
   
15000
2019�� 04��



■ 책 소개

 

일상에서 우리는 정리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많은 이가 자신도 모르게 집이나 자신이 생활하는 공간에 여러 물건을 잔뜩 쌓아놓은 채 물건의 주인이 아닌, 노예로 살아가고 있다. 임신우울증으로 집안일을 놓다 보니 어느새 집 안에서 걸어 다닐 수조차 없게 된 집, 지병으로 앓아누운 남편을 간병하며 아내 혼자 살림을 도맡다 보니 집 안 정리는 엄두도 못 낸 노부부의 집, 아내가 집 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가출해버린 남편 등등 많은 가정이 이런저런 사연을 품은 채 정리와 담을 쌓고 있는 게 현실 아닌 현실이다.

 

도대체 왜 물건들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물건들에 공간을 다 내어주며 살까? 어떻게 하면 정리를 잘하고, 물건들에 종속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법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왜 정리가 필요한지 그 이유를 정확히 짚어준 뒤, 정리를 하고 난 후 원상태로 돌아가지 않도록 물건에 자리를 만들어주는 방법, 각종 물건이 있어야 할 최적의 공간 활용법 등 실전 정리수납법을 알려줄 것이다. 요컨대 이 책은 수많은 고객의 정리 컨설팅을 진행한 현직 정리 컨설턴트가 그간의 실제 사례를 토대로 ‘정리의 중요성과 그 정리 기법’을 우리 일상에 실전적으로 펼쳐놓는 ‘실패하지 않는 정리 기술서’이다.

 

■ 저자 윤정훈
30대 중반에 맨손으로 창업하여 2년 만에 체인 사업을 전개할 만큼 회사를 급성장시켰다. 그러나 자만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사업에 연거푸 실패하면서 우울증에 빠졌고, 급기야 돌연히 찾아온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렇게 마음도 몸도 깊은 침체의 늪에서 헤매던 중 우연히 정리수납 수강생 모집 광고를 접하고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잡았다. 이후 정리수납 전문가와 수납 강사의 길을 걸으며 매 순간 자기 혁신을 꾀하고 있다.

 

싱글맘이 사는 원룸을 정리하던 중 ‘자살하고 싶다’는 10장의 메모를 발견하면서 정리수납은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닌, 사람 살리는 일임을 깨닫고 더 큰 사명감으로 정리수납 컨설팅에 매진 중이다. 정리수납법은 최적의 공간 활용을 넘어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고 인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마법 같은 실전 기술이다. 이를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오롯이 전파하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이메일: dreamhu@naver.com
블로그: blog.naver.com/dreamhu
  
■ 차례
Prologue 정리와의 만남 그리고 인생의 새로운 시작

 

Chapter 1 정리란 무엇인가: 가슴 뛰는 인생을 만들어주는 정리
01 인생을 바꾸어준 정리
02 ‘정리수납’이라는 인생의 또 다른 문
03 ‘정리수납’과의 운명적인 만남
04 정리를 해야 하는 이유
05 나 자신을 위해 정리하라
06 정리를 위한 정리를 하지 마라
07 정리수납, 누구나 잘할 수 있다
08 모든 것의 기본은 정리
09 정리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
10 반려동물을 위한 배려
11 정리는 축제, 정리된 후의 즐거움을 상상하라

 

Chapter 2 버리는 기술: 버리면 보이는 자유와 행복
01 정리의 시작은 버리는 것부터
02 버리지 못하는 심리적 이유
03 ‘무소유’에서 배우는 진정한 버리기
04 어떤 물건을 버리고 남길 것인가
05 거실에 모든 물건을 모아놓고 분류한 뒤 버려라
06 물건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07 들어온 물건만큼 비운다
08 물건을 버리는 순서를 알면 잘 버릴수 있다
09 버리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한번 실천해보라
10 팔 수 있는 물건은 팔아라

 

Chapter 3 이것만 알아도 정리의 달인: 실패하지 않는 정리의 기술
01 먼저 레이아웃을 정한다
02 수납용품을 미리 사지 마라
03 물건에 돌아갈 자리, 주소를 마련해주자
04 겹치기 수납을 하지 마라
05 핑거존의 법칙, 손이 닿는 곳에 수납하라
06 공간은 80퍼센트만 채워라
07 정리의 마무리는 라벨링하기
08 구입한 물건의 박스는 바로 뜯어서 확인하고 수납한다
09 내 물건부터 정리하라
10 1+1은 생활에 마이너스, 꼭 필요한 물건만 사라
11 유지하지 못하는 정리는 의미가 없다

 

Chapter 4 공간별 심플한 정리: 즐겁고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기
01 안방: 포근하고 아늑한 공간
02 거실: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
03 아이 방: 아이의 미래가 있는 곳
04 주방: 주부가 편해야 가족이 편하다
05 욕실: 하루의 피로를 씻는 곳
06 신발장: 하루의 출발점이자 마침표
07 베란다: 정리의 마무리를 도와주는 도우미
08 옷장: 자꾸 보고 싶어지는 옷장 만들기
09 냉장고: 가족의 건강 지킴이
10 화장대: 아름다움이 시작되는 곳
11 책장: 책이 숨 쉬는 곳

 

Chapter 5 물건별 심플한 정리: 물건에 돌아갈 집을 만들어준다
01 옷 접기를 해야 옷장이 정리된다
02 쉽게 정리하는 이불 접기
03 옷걸이 자국 안 나게 니트 거는 법
04 벨트·넥타이·가방·스카프 등의 소품을 심플하게 수납하는 방법
05 비닐봉지, 종량제봉투는 작게 접어서 수납한다
06 액세서리를 깔끔하고 예쁘게 정리하는 법
07 서류는 한꺼번에 기간별로 보관한다
08 스포츠용품 수납과 네트망의 다양한 활용법
09 사진과 추억의 물건은 맨 나중에 정리한다

 

Chapter 6 정리를 통해 얻게 되는 것들: 자유, 꿈, 행복을 가슴에 품게 해준다
01 휴식 같은 친구가 되어준다
02 버리면 플러스가 되는 인생
03 인생의 진정한 출발점에 서다
04 물건 정리를 통해 마음도 정리된다
05 생활의 질서를 만들어주는 정리
06 시간에 대한 개념이 달라진다
07 세상과 소통하게 되다
08 자유로운 생각, 살아나는 창조력
09 물건을 구매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10 인생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이 된다

 

Epilogue 정리로 빛나는 인생을 살다




인생을 바꾸는 정리기술


정리란 무엇인가: 가슴 뛰는 인생을 만들어주는 정리

정리를 해야 하는 이유

정리를 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다면 정리하려는 마음이 절로 생길 것이다. 그저 공간을 깨끗이 할 목적으로 하는 것과 정리하는 이유를 명확히 알고 하는 것을 그 결과가 천지 차이다. 정리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깨끗하고 넓은 공간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함이다.


어느 날 한 중년 여성에게서 전화가 왔다. 집 안 정리가 안 되어서 남편이 집을 나갔다는 것이다. 나는 ‘이분이 농담을 하나’ 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제발 한 번만 와서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나는 즉시 그 고객의 집으로 향했다. 과연 고객의 집은 말 그대로 돼지우리 같았다. 슬리퍼를 신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바닥이 끈적끈적했는데, 마치 진흙 위를 걷는 듯했다. 냉장고 안에는 수년간 묵었을 법한 썩은 음식들이 방치되어 있었다. 식탁 역시 아무렇게나 쌓인 잡다한 물건들 때문에 그 기능을 잃은 지 오래였다. 화장실은 불이 켜지지 않았다. 방 세 개 중 두 개는 쓰레기 같은 물건들이 가득했고, 한 방에서 네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딱한 사정을 안 이상 외면할 수가 없어서 고객을 도와주기로 했다. 형편도 여의치 않아서 같이 일하는 정리수납 전문가들을 불러 모아 무료로 일을 진행했다. 우선 전기기술자 지인을 불러 각 방과 화장실의 등을 손보고, 두 개의 방엔 각각 두 딸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정리한 후 자녀들의 물건을 수납해주었다. 부엌과 거실 역시 용도에 맞게 정리를 하니 식사조차 할 수 없던 공간이 확 달라졌다. 그간 네 딸과 햇볕도 들지 않는 공간에서 답답하게 살아온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짠하다.


정리를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다. 정리 컨설팅을 하면서 생각보다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정리 컨설팅을 의뢰한 40대 미혼 남성은 강남에 5층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었다. 보통 ‘강남에 건물 한 채를 소유할 정도로 부유한 사람이라면 정리도 잘하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특히 이 남성은 그야말로 많은 물건을 껴안고 살았다. 32평에 4인 가족이면 7~8명 정도가 정리 컨설팅을 하는데, 이 고객의 집은 넓기도 했지만 집 안 곳곳에 물건이 꽉꽉 채워져 있어서 무려 13명이 작업을 해야 했다. 정리를 하면서도 ‘오늘 안에 일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일이 마무리될 때쯤 집으로 돌아온 고객이 깔끔히 잘 정리된 집 안을 살펴본 뒤 소파에 털썩 주저앉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 이제부터 내가 사람답게 살겠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강남에 이런 건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동안 무엇이 부족해 사람답게 살지 못했을까. 100평짜리 집에 살든 원룸에 살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공간을 잘 정리할 수 있다면 허름한 원룸에서도, 강남에 건물을 소유한 사람처럼 럭셔리하게 살 수 있다.


정리가 생활의 시작점, 출발점이 된다는 얘기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내가 있는 공간이 정리되어야 무언가를 제대로 시작할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이것이 제대로 정리를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정리수납, 누구나 잘할 수 있다

공간 정리법을 배우면 정리가 훨씬 수월하다. 물론 정리라는 행위는 배우지 않고도 누구나 할 수 있다. 여러 번 하다 보면 공간 정리에 대한 요령도 생기지만 자신에게 맞는 정리 방법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을 계속 투자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정리수납과 미니멀리즘이 일찌감치 유행했다. 일본은 원래 집이나 상점 등 건물을 상당히 작게 짓는다. 그러다 보니 실제 사용 공간이 좁다. 효율적 정리수납에 대한 니즈가 있는 만큼, 좁아 보이지 않게 하는 공간 정리법과 효율적 공간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기발한 수납 도구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적당히 벌어 적당히 소유하자는 요즘 젊은 사람들의 마인드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부합한다.


정리 습관은 어릴 때부터 들여야 한다. 이때 아이들에게 정리는 강요할 것이 아니라, 정리정돈의 목적과 유익함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정리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정리정돈이 체화될 수 있다.


물론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 특히 예비부부, 신혼부부에게도 정리수납에 관한 학습은 반드시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옷장 정리와 주방 정리는커녕 이불 개는 법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래서 널브러진 이불을 그대로 방치한 채 출근했다가 퇴근 후 귀가하여 다시 덮는 일이 부지기수다. 방법을 몰라 정리를 못할 뿐이지, 한 번 익히면 평생 쓸 수 있는 좋은 습관이 바로 정리법이다. 당신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부디 이 책을 통해 옷 접는 법, 이불 접는 법, 속옷 접는 법 정도는 제대로 배우기를 바란다.


예전에 비해 정리수납법을 배울 수 있는 곳도 많아졌다. 공공기관이나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정리수납 과정을 신청해 수강할 수 있고, 나처럼 아예 정리수납 전문가 과정을 이수하여 자격증을 딸 수도 있다. 깊이 배울 생각이 아니라면 시중에 나와 있는 정리수납 관련 책을 읽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필요한 방법만 익혀도 좋다. 정리는 자신이 편하기 위해 하는 것이지,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배움에 때는 없고 시작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저 머리로 아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정리를 계속 실천하고 꾸준히 체화해나가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생활의 편리성과 더불어 행복감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행복은 가족과 다른 사람에게도 전파된다. 정리의 힘을 믿어보라. 분명 당신에게 긍정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버리는 기술: 버리면 보이는 자유와 행복

정리의 시작은 버리는 것부터

베란다며 거실까지 물건을 잔뜩 쌓아두고 사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사는 것이다. 게다가 물건을 계속 사들이니 집 안은 늘 비좁고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공간은 한정적인데 왜 우리가 사는 공간을 물건에 내어주고 물건의 하인이 되어 사는 것일까? 참으로 안타깝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자신의 공간을 물건에 내어준 채 살아가는 사람 대부분이 일상생활에 문제를 겪는다는 것이다.


‘공간의 주인은 사람이다.’ 나는 이 말이 정리수납을 대변해준다고 확신한다. 옷의 경우, 손이 자주 가고 입기 편한 옷들은 따로 있다. 그러나 옷장엔 언제가 입지 않을까 싶어서 보관해두거나 유행이 지났지만 비싸게 사서 차마 버리지 못하는 옷이 대부분이다. 결단코 이 옷들은 다시 입을 일은 없다. 자주 입는 옷들과 눈길조차 주지 않는 옷들을 구분한 뒤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할 있다.


운동기구 역시 마찬가지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기 위해 운동 계획을 세우는 것은 좋지만 운동 습관이 없는 사람에게 운동기구는 그저 빨래 건조대 대용일 뿐이다. 정말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집에서 TV를 보면서 운동을 하기보다는 피트니스 이용권을 끊자. 하루에 30분이라도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것이 훨씬 낫다.


몇 년 동안 쌓아만 놓고 무슨 물건인지조차 모르는 것들은 과감히 버리자. 사람이 먹고 배설하는 일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대사활동이다. 계속 먹기만 하고 화장실을 가지 않는다면 변비에 걸리고 죽을지도 모른다. 공간도 마찬가지다. 물건이 계속 들어오기만 하고 나가지 않는다면 공간도 변비에 걸린다. 결국 불편함과 괴로움은 공간의 주인 몫이다.


정리란 물건을 제자리에 두고, 사용한 후에 돌아갈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물건이 있어야 할 자리를 쓸모없는 잡동사니들이 차지하고 있다면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궁리를 해봤자 답은 없다. 그러므로 정리의 시작은 쓸모없는 잡동사니를 버리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진정한 버리기, 확실한 버리기를 했다면 일단 정리를 절반을 해낸 것이나 다름없다. 그만큼 버리는 것은 정리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물건을 버리고 남길 것인가

정리하면서 물건을 버리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이럴 땐 물건을 버리는 데 기준을 정하는 게 좋다. 일단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가를 가늠해보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지만 나중에 필요할지도 몰라서 보관하는 물건이 있다면 과감하게 버리자. 언젠가는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그 언젠가는 대부분 오지 않는다. 정히 버리기 어려운 물건이 있다면 ‘물음표 상자’를 만들어 거기에 물건을 넣고 베란다나 창고 같은 곳에 둔다. 그렇게 보관한 지 3개월이나 6개월이 지났는데도 물음표 상자의 물건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때 버리면 된다.


버릴까 말까 고민하는 옷은 그 옷의 옷걸이를 다른 옷과는 반대로 걸어두자. 만약 그 옷을 입었다면 옷을 걸 때 제대로 걸어둔다. 2년이 되었는데도 옷걸이가 반대로 걸려 있다면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이니 과감하게 버리자. 이런 기준을 정해놓고도 그 기준을 따르지 않는다면 기준은 있으나마나다. 기준을 정하고 버리기로 했으면 반드시 버려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옷장을 열고는 한숨 섞인 말을 뱉는다. “어휴, 옷은 이렇게 많은데 입을 옷이 없네.” 계절이 지난 옷이나 입지도 않는 옷을 옷장에 잔뜩 쌓아두고 있으니 당연히 옷은 많지만 입을 옷이 없는 것이다. 특히 옷장은 옷을 버리고 비워야 정리가 되는 공간 중 하나다.


유치원 다닐 때부터 정리에 푹 빠져 지냈다는 일본 최고의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는 자신의 저서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마음이 설레는 물건만으로 채워진 자신의 공간과 생활을 상상해보자. 그것이 바로 자신이 누리고 싶은 이상적인 생활이 아닐까? 마음이 설레는 물건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과감하게 버리자. 그 순간부터 당신에게 새로운 인생이 시작될 것이다.


설레는 물건에 둘러싸여 있으면 설레는 인생을 살게 된다.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고, 물건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면 버리는 데 망설일 이유가 없다. 설레는 물건만 남기고 다 버리자는 곤도 마리에의 주장은 조금 황당한 얘기 같지만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물건도 버릴지 말지 고민스럽다면 살며시 물건을 만져보고 안아보자. 설렘을 느낀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물건은 버리자. 설렘이 없는 물건이라면 굳이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



이것만 알아도 정리의 달인: 실패하지 않는 정리의 기술

수납용품을 미리 사지 마라

업무상 수납용품을 사기 위해 수납용품 판매 매장에 자주 간다. 매장에서 수납용품 코너를 둘러보다 보면 손에 수납용품을 몇 개 든 주부들을 자주 보게 된다. 어디에 쓰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문가가 보기에는 별로 쓸모가 없는 수납용품이다. 수강생 중 수업을 받기도 전에 수납용품을 먼저 사놓고 배운 것을 활용해서 바로 정리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수강생들을 위해 나는 첫 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한다. “여러분, 수납용품에 대해 배운다고 해서 미리 수납용품을 사시면 안 됩니다. 미리 사면 쓸모없는 수납용품을 사게 되고, 곧 후회합니다.”


목수가 톱이나 대패 등의 도구를 제대로 사용할 줄 알아야 하듯이 정리를 하는 사람은 수납용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히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수납용품의 쓰임에 대해 잘 아는 것만으로도 정리수납의 절반은 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수납용품에만 전적으로 의지해서 정리하려 해서도 안 되지만 수납용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정리하는 것도 권하지 않는다. 물론 수납용품 없이도 정리는 가능하지만, 그렇게 하면 정리한 것이 흐트러지기 일쑤다. 수납용품 하나가 공간을 두 배, 세 배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정리는 생활과 업무 공간을 넓게 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일이다. 바꿔 말하면 숨어 있는 공간을 찾아내고, 죽어 있는 공간을 살려내는 작업이다. 그 정리에 일조하는 게 바로 수납용품이다. 수납용품을 잘 알고 활용할 줄 알면 정리는 그만큼 수월해진다.


공간은 80퍼센트만 채워라

수납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우리는 꽉 채우려는 습성을 보인다. 이렇게 공간을 꽉 채우는 이유 중 하나는 빈 공간이 있으면 손해라는 심리 때문이다. 사람도 빈틈이 없으면 답답하듯이 공간 역시 물건으로 꽉 채워져 있으면 보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럽고 답답할 수 있다. 물건도 숨을 쉰다고 생각한다면 물건이 숨을 쉴 수 있는 약간의 틈을 주는 것이 좋다.


나 역시 공간을 무조건 꽉 채워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보니 특히 책장은 숨 쉴 틈 없이 꽉 채워서 수납했다. 처음엔 책이 많아서 책 위에 책을 쌓는 방법으로 보관했는데 나중엔 쌓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책 앞에 책을 쌓는 이중 수납 방법까지 동원했다. 그러나 갈수록 책장의 공간은 턱없이 부족해졌고, 결국 책장에 어떤 책이 있는지 몰라 있는 책을 또 사기도 했다. 앞에서도 누차 강조했지만 이렇게 쌓아놓기만 하는 것은 제대로 된 수납법이 아니다.


전혀 흥미가 없는데 욕심 때문에 보관만 하던 책은 과감히 버리고, 경제, 경영, 소설, 수필, 자기계발 등으로 분류하여 수납했다. 그러자 꽉 들어찼던 책장에도 여유가 생겼고, 이제는 책장의 일정 부분은 늘 빈 공간으로 남겨놓는다. 새 책이 들어올 자리를 마련해놓는 것이다. 빈 공간에는 책표지가 보이게 정리해 인테리어 효과를 주기도 했다.


냉장고 역시 물건을 꽉 채워 놓지 않는다. 냉장고 안에서 냉기가 잘 전달되게 하기 위해서는 빈 공간이 필요하다. 특히 문을 열었을 때 냉장고 불빛이 보이도록 해야 한다. 단 냉동실은 냉기를 전달하는 냉매가 필요하므로 물건끼리 맞닿을 수 있도록 공간을 꽉 채워야 한다. 마땅히 넣어둘 만한 물건이 없을 때는 생수병에 물을 가득 채워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간을 다 채우지 않고 80퍼센트 정도만 채우는 것을 ‘총량 규제의 법칙’이라고 한다. 공간을 다 채우지 않고 여유 공간을 두어야 다른 물건을 수납할 일이 생겼을 때 바로 수납할 수 있다.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지만 익숙해지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공간을 80퍼센트 정도만 채우자. ‘총량 규제의 법칙’은 단순히 들어온 물건만큼 있는 물건을 치우는 게 아니라 물건을 구입할 때 내게 진짜 필요한지, 어느 공간에 두어야 할지 생각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정리는 좋은 습관이 될 것이다.



물건별 심플한 정리: 물건에 돌아갈 집을 만들어준다

비닐봉지, 종량제봉투는 작게 접어서 수납한다

마트나 슈퍼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대부분 비닐봉지에 물건을 담는다. 버리기는 아까워서 모아놓은 비닐봉지가 제법 많다. 문제는 이런 비닐봉지가 한곳에만 있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정리컨설팅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양의 비닐봉지를 보게 된다. 비닐봉지는 가지각색인데 자주 사용하는 것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싱크대 하부장 문에 봉지 걸이나 거치대를 사용해 필요 없는 비닐봉지는 바로 담아서 버리고, 나머지는 접어서 보관한다. 삼각형 모양으로 작게 접은 비닐봉지를 핸드백이나 가방에 넣어두면 쇼핑할 때 활용하기 좋다.


서류는 한꺼번에 기간별로 보관한다

정리를 하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서류들이다. 카드 영수증부터 임대차계약서, 병원비 영수증, 보험 관련 서류 등이 바로 그것이다. 심지어 벌금 고지서를 납부하고 영수증을 잃어버렸는데 다시 벌금 고지서를 받는다면 그야말로 난감하다. 손에 잡히는 대로 버리거나 간단하게 처리하고 싶지만 함부로 버릴 수 없는 게 바로 서류다.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버리거나 잘못 보관하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집에 무슨 서류가 많겠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많다. 일단 파일철을 한 권 준비해 평생 보관해야 할 학위증이나 건물 매매계약서, 보험증서, 헌혈증 들을 넣는다. 그리고 ‘평생 보관 서류’라고 라벨링을 한다. 이 파일철에는 평생 보관해야 할 서류 외에 다른 서류는 넣지 않는다. 다른 파일철에는 금액이 큰 영수증, 임대차계약서, 대출 증서나 오랜 기간 보관해야 할 서류들을 보관한다. 이 외에 다른 서류는 넣지 않는다. 전기요금 영수증, 전화요금 영수증, 벌금 고지서 납입 영수증 등은 지퍼백에 담는다. 잘 보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살펴보고 보관기한이 지난 영수증은 버리는 것이다. 간직하고 싶은 내용이나 보관하고 싶은 서류, 신문 등이 있다면 사진을 찍거나 스캔해서 보관하는 방법도 있다.


요약하면 서류는 평생 보관, 장기간 보관, 단기간 보관으로 각각 구분해서 파일철에 보관하거나 지퍼백에 담아 보관한다. 주의할 점은 서류를 너무 세분화해서 보관하지 말라는 것이다. 세 파트 정도로 나누고 정기적으로 확인해서 버릴 것은 버리고 관리하자.



정리를 통해 얻게 되는 것들: 자유, 꿈, 행복을 가슴에 품게 해준다

버리면 플러스가 되는 인생

많은 사람이 자신의 공간을 물건으로 채우려고만 하지, 물건을 버리려고 하지 않는다. 언제 사용할지 모를 물건을 버리는 것이 손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쌓아둔 물건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물건에도, 물건 주인에게도 좋은 기운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면 죽었던 공간을 다시 사용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이득이다.


고객 집에 방문해서 정리를 하면 대부분의 고객은 자신의 물건을 버리는 것을 싫어한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손때가 묻은 물건을, 쓸모는 없지만 돈을 주고 산 멀쩡한 물건을 버린다는 것이 결코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점점 정리가 되면서 넓어진 공간, 쾌적하고 깔끔한 공간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리고 정리 컨설팅이 끝나면 대부분의 고객이 한층 넓어진 집과 방을 보며 정리하길 잘했다고 기뻐한다.


어느 고객의 집을 정리 컨설팅을 했는데 중학생 아들이 정리된 자신의 방을 보고 무척 기뻐했다. 얼마 후에 그 어머니는 매일 PC방에서 살다시피 했던 둘째 아들이 이제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성적이 많이 올랐다며 고마워했다.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하나를 버린다는 것이기도 하다.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모두 소유하고 살 수는 없다. 정리는 어떤 것을 가지고 어떤 것을 버릴지 선택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정리가 습관이 되면 물건을 버리는 것도, 물건을 남기고 정리하는 것도 현명하게 한다. 그러니 정리는 버리면서 플러스가 되는 인생을 만들어준다.


물건 정리를 통해 마음도 정리된다

얼만 전에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서 정리 컨설팅을 했다. 원룸이라 크게 정리할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정리를 위해 물건을 꺼내놓으니 양이 만만치 않았다. 정리 컨설팅은 업무 특성상 집 안의 볼펜 하나, 젓가락 하나까지 꺼내서 다시 정리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고객의 형편이나 상황을 알게 된다. 그 고객은 당시 이혼을 했고, 자녀가 둘인데 아빠가 키우고 있었다.


여기저기 곳곳의 물건을 정리하다 보니 오래되어 먼지가 잔뜩 쌓인 잡동사니가 많았다. 베란다에서 옷이며 이불이 담긴 커다란 비닐봉지가 여러 개 나왔다. 비닐봉지를 열어보니 옷과 이불에 곰팡이가 잔뜩 피어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더 놀라웠던 것은 냉장고에서 몇 년은 묵은 썩은 음식물이 나왔다는 것이다. 음식물을 음식물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고 나니 집 안에서 악취가 사라졌다. 쓸모없는 잡동사니들을 모두 버리고 저녁이 되어서야 물건이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정리를 마치고 돌아가는데 고객이 바깥까지 배웅을 나오며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그리고 며칠 뒤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사실 저는 이혼 후에 우울증으로 집에만 있다시피 했어요. 집 안 정리가 되고 나서 일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소도 하기 싫고 음식을 해 먹고는 설거지도 제대로 안 하고 지냈는데 이제는 청소하는 게 즐거워졌어요. 그리고 제일 기쁜 일은, 집 안 정리가 되고 나서 아이들도 제 집으로 놀러 오게 되었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정리 컨설팅을 하면서 가장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이렇듯 정리를 통해 우울했던 마음을 떨쳐버리고 생활에 활력을 되찾은 경우는 수없이 많다. 마음이 정리되지 않으면 물건도 정리되지 않는다. 마음을 정리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물건 정리를 통해 마음을 정리할 수 있다. 정리는 움츠렸던 마음을 비우고 다시 달릴 수 있는 힘과 희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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