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 리더십

   
이수광
ǻ
일상이상
   
13000
2019�� 03��



■ 책 소개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으면서 위기에서 강한 리더십을 기른다!


‘외국인 감독의 무덤’, 그것은 베트남 축구대표팀에 따라붙던 꼬리표였다. 많은 축구 전문가들이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감독이 되면 오명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은 지 불과 3개월 만에 2018 U-23 아시안컵에서 준우승하고, 몇 달 뒤에는 아시안게임 4강 기적을 이루었다. 또 12월 15일에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하고, 피파 랭킹도 100위 안으로 끌어올렸다. 모두가 의심했던 목표를 이룬 것이다.


위기에 처한 베트남 축구를 구한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그의 리더십은 한마디로 ‘파파 리더십’이다. 그는 아버지처럼 다정하게 선수들을 배려하고 챙기는데, 선수들이 그를 ‘파파’라고 부르며 따르고 있다. 박항서 감독의 파파 리더십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베트남 국민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은 한류스타보다 인기 있고, 베트남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베트남 건국의 아버지 호치민 다음으로 존경하는 영웅이 되었다. 광장을 가득 메운 붉은 물결은 2002년 월드컵 당시에 서울시청 광장에서 응원전을 펼쳤던 우리의 모습과 사뭇 닮았다. 그때 우리에게는 축구대표팀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도 뜨거운 팀워크가 형성되었고, 이러한 열기는 IMF 외환위기 이후에 침체되었던 희망을 되살리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하기만 하다. 저성장기조가 오랫동안 지속되어 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소비침체 등으로 문 닫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이겨낼 리더가 필요하다고 정치권에서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믿고 따를 만한 리더가 있는가?


좋은 리더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기업과 가정 등에도 두루 필요하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말로만 한 가족이라고 외치는 리더를 절대 따르지 않는다. 아버지처럼 희생하고 배려하는 리더, 자발적으로 존경하고 신뢰할 수 있는 리더를 자연스레 따르게 마련이다. 리더라면 불황일수록 구성원들이 믿고 따르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리더십, 파파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박항서 감독의 일대기를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소개하면서 우리가 익히 아는 동서고금 인물들의 리더십과 박항서 감독의 파파 리더십을 비교분석했다. 이 책은 위기에 처한 우리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어줄 것이다.

 

■ 저자 이수광
1954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바람이여 넋이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제14회 삼성문학상 소설 부문, 제2회 미스터리클럽 독자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오랫동안 방대한 자료를 섭렵하고 수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역사의 지혜를 책으로 보여주는 저술가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팩션형 역사서를 최초로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작가다. 특히 추리소설과 역사서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글쓰기와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대중 역사서를 창조해 왔다. 베스트셀러가 된 역사서로는 『나는 조선의 국모다』, 『천년의 향기』, 『신의 이제마』, 『고려무인시대』, 『춘추전국시대』,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 『공부에 미친 16인의 조선 선비들』, 『조선 명탐정 정약용』, 『정도전』 등이 있다.


또 역사서 외에도 많은 경제경영서를 집필하고 있다. 장사로 성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장사의 의미와 목적을 되새기고 성공적인 장사 노하우를 알아보는 『장사를 잘하는 법(돈 버는 장사의 기술)』을 펴낸 바 있으며, 『부자열전』, 『선인들에게 배우는 상술』, 『성공의 본질』, 『흥정의 기술』, 『한국 최초의 100세 기업 두산 그룹 거상 박승직』, 『부의 얼굴 신용』, 『조선부자 16인의 이야기』 등의 경제경영서를 저술했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박항서 감독의 일대기를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소개하면서 우리가 익히 아는 동서고금의 리더들과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을 비교분석했다.


■ 차례
머리말 왜 파파 리더십이 필요한가?


제1부 파파 리더십, 아버지는 강하다
1. 베트남을 하나로 만든 파파 리더십
2. 박항서 매직은 우연이 아니라 준비된 것
3. 이웃집 아저씨처럼 평범하지만 비범한 리더가 된 비결


제2부 동서고금의 리더와 파파 리더십
1. 새가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려야
2. 날마다 성장하는 조직을 만드는 ‘덕’
3. 부드럽지만 강한 카리스마를 일으키는 ‘정’
4. 반대의견이 따르더라도 과감한 혁신이 필요해
5. 듣기 좋은 거짓말보다 진솔한 한마디가 강해
6. 끈기 있는 사람이 산을 움직인다
7. 인재는 공정하게 선발하고, 역량을 발휘하도록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제3부 날마다 성장하는 리더의 비밀
1. 꿈꾸는 사람은 뜻을 세운다
2. 꿈꾸는 자와 꿈꾸지 않는 자
3. 뜻이 있다면 시련도 약이 된다


제4부 성공하는 리더는 뭐가 다른 걸까?
1. 끌리는 리더는 뭐가 다른 걸까?
2. 아는 만큼 성공한다
3. 리더라면 구성원의 잠든 역량을 깨워야
4. 시간을 지배하는 리더가 세상을 지배한다


제5부 박항서 매직, 기적은 우연이 아니다
1. 새는 함께 날고 리더는 함께 간다
2. 평판에 연연하지 말고 묵묵히 길을 걸어야
3. 문제점을 알아야 개선점이 보인다
4. 자신감은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생긴다
5. 시련을 겪더라도 또다시 정상에 오르기 위해


제6부 파파 리더십을 이루는 6가지 조건
1. 원칙에 충실하라
2.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
3. 우리가 하나라는 사실을 증명하라
4. 마음을 얻어라
5. 동기를 부여하라
6. 나 자신을 믿어라


맺음말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파파 리더쉽


파파 리더십, 아버지는 강하다

리더십은 조직과 무리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조직이나 무리의 흥망성쇠가 갈린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의 파파 리더십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다면 좋은 아버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때 ‘넛지 효과(Nudge effect)’하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넛지’는 강요나 억압을 하지 않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부드럽게 말하면서, 더 나은 선택이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넛지 효과는 상대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는데, 박항서 감독의 파파리더십에는 그와 비슷한 ‘파파 효과(Papa effect)’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선수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자신감과 열정 그리고 장점을 일으킬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그 결과 짧은 기간에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실력이 향상되었고, 지금도 날마다 성장하는 중이다.


베트남을 하나로 만든 파파 리더십

2018년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 15일. 1억 베트남의 모든 눈과 귀는 하노이에 있는 축구전용경기장인 미딘 국립경기장으로 쏠리고 있었다. 4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의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되었고, 20~30배 가격의 암표가 팔리는 등 뜨거운 관심 속에서 관중이 속속 입장했다.


베트남 국민은 붉은색 옷을 입고, 얼굴에는 베트남의 금성홍기를 상징하는 별을 붙이며, 베트남 국기를 흔들면서 돌아다녔다. 젊은이들은 잔뜩 흥분해 있었고 부부들은 아이들까지 데리고 나왔다. 베트남에서 ‘동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 열풍이 불고 베트남 국민이 열광하자 한국 언론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실 박항서 감독은 2002년 월드컵 당시에 수석코치를 맡았지만 히딩크 감독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2002년 월드컵 이후에 프로축구팀 감독을 맡기도 했으나 불운이 계속되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러한 그가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감독이 되어 각광받게 되었다.


베트남 축구는 스즈키컵 결승전에 10년 만에 진출했다. 축구는 프로리그도 갖출 만큼 인기 있고 국기처럼 사랑받는 스포츠이지만 실력만큼은 아시아의 변방에 지나지 않았다. 베트남 국민은 우승을 갈망해 왔고 마침내 그 기회가 목전에 닥친 것이다.


베트남이 결승전에 진출한 것은 박항서 감독의 파파 리더십 덕분이었다. 그것은 흐우 탕과 둑 청 등 베트남 출신 감독들과 팔코 괴츠와 미우라 투시야 등 외국인 감독들도 이루지 못했던 일이었다. 베트남인들은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스즈키컵 결승전에 진출한 것은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생각했고, 박항서 감독은 물론 그의 조국인 한국에도 고마워했다.


이러한 축구 열풍은 약 1년 전에 불었다. 2018년 1월, U-23 아시안컵 결승전이 중국 창저우에서 열렸을 때도 베트남에서는 축구 열풍이 불었다.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베트남팀은 승승장구했다. 준결승전인 카타르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극적으로 승리하자 베트남 국민 중에는 감격에 못 이겨 울음을 터트린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을 더욱 감동시킨 것은 창저우에서 열린 결승전이었다. 이 경기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열렸다.


베트남 선수들에게 눈은 마냥 낯선 것이었다. 우중 경기는 종종 치렀지만 눈이 내리는 가운데 열린 경기는 처음이었다. 베트남팀은 악전고투 끝에 2 대 1로 분패했지만 눈이 자욱하게 내리는 악조건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베트남 국민을 감동에 젖게 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들이 귀국하자 훈장까지 수여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베트남 축구 열풍은 도무지 식을 줄 몰랐다.


베트남에는 통일 베트남의 영웅이자 국부인 호치민이 있지만 베트남 국민에게 그는 성인과 같은 존재고 신에 가까운 존재이다. 그리고 그는 과거의 인물, 전설이 된 인물이다. 하지만 현재 살아 있는 인물 중에는 모든 국민이 열광하는 인물이 없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를 승리로 이끌면서 새로운 영웅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는 베트남 선수들을 자식처럼 따뜻하게 대한다. 선수들에게 발마사지를 해주는가 하면 부상당한 선수에게 감독에게만 주어지는 비즈니스석을 양보하기도 했다. 그러니 선수들이 그를 아버지처럼 믿고 따를 수밖에. 아버지처럼 따뜻한 그의 모습을 많은 언론이 보도하고 미담이 되어 베트남인들의 가슴을 적셨다.


그는 지극히 평범하다. 체구가 단단하긴 하지만 키는 작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모습이다. 그런데 이런 나이 많은 아저씨가 아버지처럼 선수들을 포옹하고, 격려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오늘날 박항서 감독을 일컫는 대명사가 된 ‘파파’라는 말은 선수들에게서 먼저 나왔다. 아시아는커녕 동남아시아에서도 인정받지 못할 만큼 약체였던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박항서 감독이 사령탑을 맡으면서부터 자신감이 살아났고, 강한 전사로 거듭났다.


이웃집 아저씨처럼 평범하지만 비범한 리더가 된 비결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영웅이 되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정치가 혼란하고 경제는 불황의 터널 속에 갇혀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루어내는 기적은 우리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희망의 아이콘이다. 그는 2002년 월드컵 당시에 수석코치를 맡아 4강 신화를 이루기는 했지만 히딩크 감독의 그늘에 가려 그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프로리그 감독, 아마추어팀 감독을 맡는 등 점점 하향곡선을 그리다가 60세가 넘어서야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한국의 프로리그에서는 지도자로서 은퇴할 나이에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고, 외국인 감독의 무덤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던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스즈키컵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린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스즈키컵 결승전은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열렸는데 말레이시아에서 1차전이 열렸다. 8만 관중이 운집한 적진에서도 그는 목표로 했던 무승부를 이루었다. 그는 1차전 경기에서 평소에 교체멤버로 투입했던 하 득 찐과 응우예 후이 흥을 선발로 내보내 축구 전문가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주전들의 체력을 아끼기 위한 전략이었다.


박항서 감독은 말레이시아 원정경기에서 최소한 비긴 뒤에 베트남에서의 홈경기에서 승리하는 전략을 세웠다. 그의 예상대로 베트남은 1차전에서 2 대 2로 무승부를 기록해 홈경기에서 승부를 가리게 되었다. 2018년 12월 15일, 박항서 감독은 2차전에서 1대 0으로 승리를 거두어 베트남을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고, 한국에서도 그의 파파 리더십이 화제가 되었다.



동서고금의 리더와 파파 리더십

리더십은 작은 조직이나 단체부터 세계적인 기업과 국가에 이르기까지 발휘된다. 박항서 감독과 파파 리더십은 베트남 축구대표팀 선수들뿐만 아니라 베트남 국민들의 마음까지 하나로 통일했고, 베트남과 한국의 우호관계까지 돈독하게 했다.


리더십은 때때로 한 나라의 역사를 바꾸고 세계의 역사를 바꾼다. 잘못된 리더십은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고 역사를 퇴보시킨다. 히틀러의 광기는 유럽을 전쟁터로 몰아넣었고, 일본의 군국주의는 동아시아를 폐허로 만들었다. 세계를 바꾼 리더십을 살피어 역사가 잘못 흘러가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부드럽지만 강한 카리스마를 일으키는 ‘정’

20세기가 되면서 국가의 지도자들은 선거로 선출되었다. 선거에서 당선하려면 국민에게 인기를 얻어야 한다. 영향력 있는 지도자에게는 카리스마가 있다. 카리스마(charisma)는 그리스어 카리스마(kharisma)에서 유래된 말로 ‘신의 특별한 은총’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카리스마는 조직의 구성원을 따르게 하는 힘이다.


리더십 코칭 전문가인 올리비아 폭스 카반은 카리스마를 ‘힘’과 ‘정’이라고 정의했다. 박항서 감독은 축구 지도자로서 따뜻한 정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부상당한 선수에게 자신의 비즈니스석을 양보하거나 숙소에서 선수들의 발을 직접 마사지해 주는 모습에서 아버지의 정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삼강오륜(三綱五倫)에는 부자유친(父子有親)이 있다. ‘부모는 자식에게 인자해야 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섬김을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부모와 자식에게는 친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부모 자식 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조직에 적용될 수 있다. 기업가와 노동자 사이에도 친함이 있어야 하고, 스포츠 지도자와 선수 사이에도 친함이 있어야 한다. 정은 서로 친해져야 비로소 싹트게 된다.


베트남 선수들은 박항서 감독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베트남 선수들이 박항서 감독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깊은 존경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베트남 선수들을 아버지의 따듯한 정으로 이끌면서 강한 전사로 만들었다. ‘박항서 키즈’라고 불리는 응우옌 꽝 하이는 “선생님이 우리 안에서 자신감을 이끌어내주셨다”고 말했다. 리더에게 정이 얼마나 필요한 덕목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재는 공정하게 선발하고, 역량을 발휘하도록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축구에 열광한다. 베트남에서도 축구를 ‘킹 스포츠’라고 부를 정도로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축구는 인기 있는 스포츠이다. 하지만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과거에는 실력이 아닌 인맥으로 선수를 선발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2002년 월드컵 본선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원하는 축구협회는 네덜란드 출신의 저명한 축구감독 거스 히딩크를 영입했다. 그가 국가대표팀 감독이 되면서 한국 축구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히딩크 감독은 철저하게 데이터를 근거해 훈련을 실시했다. 국가대표 선수가 23명인데 코칭스태프가 22명이 될 정도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히딩크는 평등과 공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박지성, 이천수, 송종국, 김남일, 차두리 등 젊은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선발했는데, 고참과 후배를 가리지 않고 선수를 경쟁시켰다. 나이에 상관없이 우수한 선수를 주전으로 선발했다. 그는 결국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었고 우리에게 영웅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대표선수들을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뽑고, 경기력 향상을 위해 훈련한다. 그리고 선수들에게서 자신감을 이끌어낸다.


박항서 감독은 선수들을 공정하게 선발하기 위해 베트남 축구협회에 한국인 수석코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트남인이 아니라 한국인이 수석코치를 맡으면 인맥보다는 실력 위주로 선수를 선발하고 효율적으로 지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베트남 축구협회가 이를 수락하자 이영진 수석코치를 베트남으로 불러올 수 있었다.


박항서 감독과 이영진 수석코치, 나중에 합류한 배명호 코치는 베트남 전국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선수들을 찾았다. 박항서 감독은 그렇게 경기장을 달려가 선수가 뛰는 것을 직접 관찰했다. 박항서 감독은 코칭스태프들과 함께 베트남 전역을 누볐다. 그 결과 응우옌 꽝 하이 등의 젊은 인재를 발굴했고, 이들의 역량을 끊임없이 끌어올리고 있다.



날마다 성장하는 리더의 비밀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 인생을 설계하고 그 길을 올곧게 걸어가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목표도 없이 방황한다. 공자는 평생을 학자로서 살아가며 날마다 성장했는데, 박항서 감독은 스스로 평생 동안 축구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에 평생을 바쳤기 때문에 다른 일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의 말을 빌리면 ‘축구가 인생이고 일찍부터 축구에 뜻을 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축구선수치고는 키가 작았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자 악착같이 뛰어서 두각을 나타내고는 했으나 항상 1%가 부족했다. 베트남 선수들도 키가 작았다. 그는 키가 작은 선수들이 어떻게 해야 강해질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키 큰 선수가 한 걸음 뛸 때 두 걸음을 뛰는 것이다.


꿈꾸는 자와 꿈꾸지 않는 자

멀리 가려면 멀리 내다봐야 산다. 4차산업혁명이 일으키는 신기술은 빛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세상에서 현실에 안주한다면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없다. 리더는 조직의 그 누구보다 멀리 내다보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존재이다. 유능한 리더는 조직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내다본다. 가깝게는 며칠 뒤, 멀게는 10년 혹은 100년 뒤까지 내다본다.


리더라면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목표달성을 했다고 해서 그것이 언제까지나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니 지금 잘나간다고 해서 앞으로도 잘 나갈 수는 없다. 리더라면 끝없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 도전해야 한다. 물론 도전 과정에서 실패와 좌절의 터널을 지날 수도 있지만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한계상황 속에 자신을 가두고 두려움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두려움 대신 열정이 넘칠 때 성공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쥐떼를 미로에 가두어 탈출구에 각각 올빼미 사진과 치즈 사진을 놓은 뒤 탈출여부를 실험했다. 올빼미 사진에 두려움을 느낀 쥐들은 탈출구를 찾지 못한 반면 치즈 사진을 본 쥐들은 빠른 시간에 미로를 빠져나갔다. 치즈가 주는 달콤함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도전해야 하고, 도전하기 위해서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



박항서 매직, 기적은 우연이 아니다

베트남에서는 박상서 매직 열풍이 불고 있다. U-23 아시안컵에서 준우승했을 때부터 박항서 매직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스즈키컵에서 우승했을 때 절정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박항서 감독과 파파리더십에 열광하게 되었다.


지금 베트남에서는 한국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졌다. 베트남에서 한국 기업과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자 그는 ‘민간외교관’으로 불리게 되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 진출하기 전부터 삼성 등 대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해 있었지만 베트남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것은 처음이다. 리더 한 사람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평판에 연연하지 말고 묵묵히 길을 걸어야

2002년 월드컵은 한국과 일본에서 열렸다. 그 누구도 2002년 6월에 한국에 붉은 물결로 뒤덮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2002년 월드컵은 박항서 감독의 인생에서 큰 변화가 올 수 있는 대회였다. 월드컵이 열리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개최국의 대표팀 수석코치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수석코치로 참여하게 되었으니 누구보다 기뻤지만 그 기쁨을 마냥 누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했고 체계적인 훈련을 준비하고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를 살피기 위해 k리그 시합을 관전하기 시작했다. 경험이나 스타성, 나이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은 히딩크 감독과 함께 다니면서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히딩크 감독은 대표팀의 실력을 파악하기 위해 프랑스, 체코와 잇달아 평가전을 가졌다. 한국 대표팀은 프랑스와 체코에 잇달라 5 대 0으로 패했다. 축구인들과 팬들은 실망했지만 그는 장기적인 훈련계획을 세웠다. “한국 축구는 세계인을 놀라게 할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자신 있게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옆에서 지켜보면서 불안했다.


히딩크 감독은 자신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리더라면 일희일비(一喜一悲)해서는 안 된다. 결실을 거둘 때까지 주위의 쓴소리를 견디고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리더는 평판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야 하는데, 히딩크는 좋은 리더였던 것이다.


박항서 감독은 신문과 방송의 보도를 보면서 씁쓸했다. 히딩크에 대한 비난은 자신에 대한 비난이기도 했다. 그는 히딩크 감독의 지도법을 주의 깊게 살폈다. 그는 유럽식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려고 했다. 대표선수를 선발할 때 코치들의 의견을 듣기는 했으니 자신이 직접 선발했고, 축구협회의 간섭은 절대로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의 경력이나 스타성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로지 선수의 경기력만 고려했다. 


문제점을 알아야 개선점이 보인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문제점부터 파악했는데, 체력이 아니라 경기력의 문제라고 보았다. 그는 국내 경기를 일일이 관람하고 선수들을 발탁했다. 물론 경력 있는 선수들이나 스타선수를 선호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력이 뛰어난 선수를 대표선수로 선발했다. 축구의 기본이 경기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항서 감독은 히딩크 감독과 함께 한국 선수들의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 한국 선수들은 그동안 전후반 90분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경기 체력이 부족했다. 후반에 이르면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축구경기는 90분 동안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 모두가 120분을 뛸 수 있도록 훈련을 강화하고, 45분을 뛴 뒤에 10분 쉬는 동안 회복력이 얼마나 있는지 살피기도 했다. 회복력이 부족하면 그는 맞는 훈련을 했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에게 체계적인 훈련을 시키는 한편 전술 이해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상대 공격수를 압박해 실수를 유도하게 하는 방법, 골 결정력을 높이는 방법, 조직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몸에 익힐 때까지 훈련시켰다.


2001년이 지나고 2002년이 밝았다. 월드컵이 열리는 해라 언론은 새해 첫날부터 월드컵에 대해 다루었고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져 갔다. 히딩크 감독은 철저하게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시켰다. 유럽 선수들이나 남미 선수들에 비해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체력 훈련 전문 트레이너인 레이먼드를 불러들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방법을 동원했다. 그것은 일명 파워 프로그램이었다. 축구인들과 언론은 히딩크 감옥이 유럽의 전술이나 기술을 가르치지 않고 체력 훈련만 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박코치, 우리는 5월에 유럽팀과 평가전을 해야 합니다.” 히딩크 감독이 박항서에게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머리가 좋구나!’박항서 감독은 히딩크 감독의 속마음을 알아차렸다. 히딩크 감독은 약팀인 스코틀랜드부터 시작해 잉글랜드에 이어 프랑스와 순차적으로 평가전을 치러 대표팀이 자신감을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마침내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는 뜻밖에도 한국이 스코틀랜드를 압도하고 있었다. 경기는 4 대 1 로 한국이 승리했다. 2차 평기전은 5월 21일에 제주도의 서귀포 월드컵구장에서 벌어졌다. 축구종주국인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이었다. 박지성이 동점골을 넣는 활약에 힘입어 1 대 1 무승부를 이루었다. ‘히딩크 감독이 유럽 공포증을 없애려고 하는구나.’ 박항서 감독은 히딩크 감독에게 감탄했다.


이처럼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16강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한 한국팀을 강팀으로 조련했다. 한국 선수들은 체력은 물론 전술면에서도 유럽 선수들보다 뒤처졌지만 1년여 만에 강팀으로 변신한 것이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감독을 맡게 될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체격 조건이 안 좋았으며, 전술이 부족했고, 정신력도 약했다. 이 문제점을 발견해낸 박항서 감독은 개선점을 찾아냈다. 그는 식단 조절 등으로 체격 조건을 보완했고, 강력한 수비축구 전술을 보완했으며, 마인드 컨트롤로 정신력을 강화했다.


그리고 감독을 맡은 지 불과 3개월 만에 U-23 아시안컵에서 준우승했다. ‘히딩크 매직’처럼 ‘박항서 매직’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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