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에즈라 베이다(역:이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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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앤북스
   
15000
2017�� 01��



■ 책 소개

 

저자는 “외부 조건에 의존하는 행복이란 모래 위에 지을 짓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심리 치료와 수행을 통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심리치료의 목표란 그렇게 높지 않다. 사람들이 덜 불행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그 목표다. 명상 수행의 목표 역시 행복이 아니다. 그렇다면 참행복을 발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에서 저자는 일반적인 행복의 개념과 행복을 찾는 길에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한다. “불행한 상황이나 부정적인 감정 앞에서도 당신은 행복할 수 있느냐”고.

 

■ 저자 에즈라 베이다
저자 에즈라 베이다(Ezra Bayda)는 1944년 뉴저지 주 아틀랜틱 시에서 태어나, 루처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목수이자 건축업자로 30년 간 일했다. 처음에 구르지예프(Gurdjieff) 전통에서 수련하기 시작했고, 1970년부터 선 명상을 수행했으며, 1995년부터 선을 지도했다. 그는 캘리포니아 산타로사의 산타로사 젠(zen) 그룹의 창립자이며, 부인 엘리자베스 해밀턴과 함께 샌디에이고의 젠 센터에서 살면서 선을 가르치고 있다. 저자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www.zencentersandiego.org에서 볼 수 있다.

 

■ 역자 이창엽
역자 이창엽은 ‘역사적 예수’에 대한 공부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영생 혹은 천국에 이르는 길을 탐구하고, 동시에 부처의 가르침을 통해 예수의 메시지를 깊이 이해하고 생생히 실천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붓다 없이 나는 그리스도인일 수 없었다》(공역), 《마음과 통찰》, 《알아차림의 기적》이 있다.

 

■ 차례
1부 행복을 가로막는 건 무엇인가?

1. 특권의식
2. 머릿속 생각
3. 감정에 사로잡힘
4. 습성

 

2부 행복의 근원: 있는 그대로에 내맡기기
5. 현존하기
6. 세 가지 질문
7. 감정에서 자유로워지기
8. 명상
9. 감사하기

 

3부 행복을 개발하기: 가슴에서 우러난 베풀기
10. 가슴에서 우러나온 관대함
11. 자애심
12. 직업에서 베풀기
13. 인간관계에서 베풀기
14. 용서하기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행복을 가로막는 건 무엇인가?

특권의식

참행복으로 살기를 배우려면 먼저 행복을 가로막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행복을 막는 주요 장애물 중 하나는 뿌리 깊은 특권 의식입니다. 사실 우리가 행복해야만 한다고 철석같이 믿는 것이 바로 행복에 큰 장애가 됩니다. 우리는 기분 좋은 것을 제외하면 행복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지 못하면서도, 행복이 우리의 권리이므로 당연히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권 의식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이를테면 우리는 건강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젊고 멋진 몸매를 유지할 수 있고, 또 유지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삶이 질병이나 손상을 주는 식으로 우리를 맞이하면 쉽게 좌절해서 망연자실하거나 심지어 절망에 빠질 수 있습니다. 때로는 감기에만 걸려도 주체하지 못하고 무력감에 빠지는 걸 걱정합니다. 이렇게 근본적으로 삶이 우리가 바라고 기대하는 대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여기는 특권 의식을 가지면, 심지어는 결코 몸과 마음의 불편함을 느끼면 안 된다고 믿습니다.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우리가 행복해지기를 원한다는 걸 인정해야 하고, 동시에 우리가 대체로 행복하지 않다는 것도 인정해야만 합니다. 실제로 성취, 존경, 애정, 섹스, 돈, 칭찬 등 행복하게 해 준다고 믿는 모든 것들은 단지 덧없는 행복을 줄 뿐입니다. 그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깊고 지속적인 행복이 아닙니다.


특권 의식과 더불어, 우리는 어떤 것을 소유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더 좋은 배우자를 만나기만 하면 행복할 거야", "더 좋은 직업을 가지고 돈이 더 많으면 걱정이 없을 텐데", "몸매가 더 멋있으면 만족스러울 텐데". 이런 모든 "~이기만 하면" 이라는 생각의 바탕에는 삶에서 지금 이 순간의 상황과 실제로 함께하기를 꺼리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 대신 엔돌핀을 분비하게 하는 멋진 미래의 환상 속에 살고 싶어 하는 겁니다. 어떤 면에서 이런 태도는 이해할 만합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와 함께하는 대신 현실보다 더 멋진 실제를 기대하는 마음에 매달리는 것이 분명 더 편하기 때문입니다.


기억하십시오. 참행복에 이르는 길을 가려면 먼저 무엇이 행복을 가로막는지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기만 하면"이라고 아쉬워하며 지금 있는 그대로와는 다른 삶을 기대하는 미세한 욕구를 가지고 있음을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이기만 하면"이라는 태도로 삶을 대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특권 의식을 줄이는 첫 단계입니다. 그러면 우리 앞에 놓인 실재를 직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눈앞의 실재를 마주하기 싫을 수 있고, 그 실재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실재와 온전히 함께하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참행복의 실재로 통하는 문을 열어 줄 수 있습니다.


감정에 사로잡힘

우리 안에서 무엇이 행복을 가로막는지 관찰할 때,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이 대단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됩니다. 여러 감정 중에서 특히 분노, 두려움, 절망이 큰 영향을 줍니다. 그런 감정이 열린 가슴의 본성으로 사는 삶에서 우리를 단절시키는 걸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본성이 바로 본질적 행복이 생기는 궁극적 원천인데 말이지요. 삶에 대한 혐오에 뿌리박은 분노는 우리를 남들로부터 분리합니다. 두려움도 다른 사람에게서 분리시키는 감정이며, 우리 삶을 다치지 않으려고 고치처럼 웅크리게 합니다. 절망과 우울은 우리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단절시킬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부터도 단절시킵니다.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생명력을 낭비하는 일입니다. 그것은 단지 폭발하듯이 명백히 드러나는 분노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미세한 분노를 일으키며 에너지를 낭비합니다. 예를 들어 성마름, 조바심, 수동적 공격성, 독선 등은 분노의 여러 가지 모습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걱정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을 때, 생명 에너지는 본래대로 원활히 흐르지 못하고 정체됩니다.


감정 반응에 사로잡혀 있을 때 더 깨어나고 궁극적으로 참행복에 이르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자신이 어디에 어떻게 사로잡혀 있는지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는 자신이 분노한다는 사실조차 모를 때가 있습니다. 특히 조바심이나 약간의 성마름처럼 미세한 분노는 알기 어렵습니다. 또 불안이나 우울이 생겨도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바로 지금 나는 참으로 행복한가?"를 자신에게 묻고, 이어서 "행복을 가로막는 건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스스로 질문하면 자신의 내면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고,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꽤 정확히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딘가에 사로잡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첫째 단계입니다. 하지만 단지 화나거나 불안하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합니다. 더 정확히 관찰해야 합니다.


더 분명하고 정확히 관찰하는 방법은 "이건 참을 수 없어" 혹은 "이건 절대 참아서는 안 돼"같이 가장 부담되는 감정을 일으키는 생각에 이름을 붙이는 것입니다. 이름 붙이기는 조용히 자신에게 "이건 참을 수 없다는 생각을 믿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신념에 이름을 붙임으로써 그것을 분명히 말하고, 자신을 그 신념과 동일시하는 걸 조금 줄이게 됩니다.


잘못된 신념을 인식하고 중단한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단지 지금 있는 것, 감정 자체를 몸으로 체험하는 것입니다. 먼저 우리가 몇 번이고 반복하게 되는 기본 방법으로서, 가슴 중심으로 들어오는 호흡과 함께 머무르기를 배웁니다. 당분간은 무엇이든 연습하면 그만큼 익숙해진다는 것만 기억하십시오.


예컨대 우리는 행복하기를 원한다고 믿지만,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가장 불행하게 하는 감정에 빠져 살고 있습니까? 정직하게 자신을 관찰하면, 감정이 제멋대로 하게 놓아두는 데 익숙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우리가 어디에, 어떻게 사로잡혀 있는지 인식하기를 연습하고 감정에 먹이를 주는 신념을 멈추기를 연습해야 합니다.



행복의 근원: 있는 그대로에 내맡기기

세 가지 질문

평정심의 진정한 행복을 누리려면 두 가지를 해야 합니다. 먼저 행복을 가로막는 장애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다루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행복의 본래 근원을 개발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 둘을 함께 실행할 수 있는 아주 단순하고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소개합니다. 그것은 종종 자신에게 세 가지 단순한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첫째, 바로 지금 나는 참으로 행복한가?

둘째, 행복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인가?

셋째, 지금 있는 그대로에 내맡길 수 있는가?


대체로 나는 참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따금 면역질환이 도져서 욕지기가 나고 몹시 아플 때에도 행복합니다. 이런 상태가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계속될 때에도 대체로 여전히 쾌활합니다. 그 이유는 인생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되어야만 한다는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통이 미래에도 계속된다고 상상하는 두려움에 관심을 두지도 않습니다.


인간관계에서 당신은 어떤 사람과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사이입니다. 어느 날 의견 충돌이 생겼는데, 그 사람이 당신의 명치를 찌르는 듯한 심한 말을 합니다. 당신은 그 비판이 정당하지 못하다고 믿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호합니다. 하지만 곧 분노가 더 커지고, 금방이라도 감정이 폭발할 것 같습니다.


이때 세 가지 질문을 기억하고, 또 대답이 너무 뻔해 보여도 첫 번째 질문을 생략하면 안 된다는 가르침도 떠올립니다. "바로 지금 나는 참으로 행복한가?"그런데 첫 번째 질문을 하니, 아직 불행하다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좀 놀랍니다. 분노가 머릿속을 꽉 채워서 다른 생각이나 감정을 인식할 여지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행복을 가로막는 건 무엇인가?" 두 번째 질문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당신이 매우 화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지금 있는 그대로에 내맡길 수 있는가?"라는 세 번째 질문을 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질문을 할 때 어렴풋이 알게 됩니다. 세 번째 질문을 꺼리는 이유는 자신이 옳기를 원하고 화난 채로 있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에 머무르라는 가르침에 따라, 먼저 가슴 중심으로 몇 번 깊은 숨을 쉽니다. 그러고 나서 열감과 긴장감, 온몸을 흐르는 폭발할 것 같은 에너지, 꽉 움켜쥔 주먹과 굳게 다문 입술 등 구체적인 몸의 감각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상대를 비난하고 자신은 옳다는 생각이 계속 강하게 일어나서 이런 몸의 느낌과 함께 머무를 수가 없습니다. 상대를 비난하는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결연히 거기서 빠져 나와 몸의 물리적 경험에 머무릅니다. 단지 여기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의식하고 경험하며 왜가 아니라 무엇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감정에서 자유로워지기

감정을 다룰 때는 감정이 행복에 장애가 된다는 생각을 반드시 버려야 합니다. 거의 항상 우리는 기분 나쁘게 느껴지는 감정을 정말 나쁘다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기분 나쁜 감정을 정복하고 근절해야 하는 적으로 여깁니다. 적어도 기분 나쁜 감정을 그리 불편하지 않게 느껴지도록 바꾸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수행의 관점에서 보면, 사실 그런 태도는 거꾸로 된 것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은 행복의 장애물이 아니고 우리의 적도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가 의식적으로 다루면 부정적인 감정은 평정의 참행복에 이르는 바로 그 길입니다.


내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은 내가 경험하는 모든 것에 "그래(yes)"라고 말하기입니다. 일어나는 경험을 무조건 좋아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에 흥미를 가지는 것이고, 적극적으로 느끼고자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두려움에게 "그래"라고 말하는 건 두려움을 초대해서, 내 삶에서 일어나는 현재 순간의 경험으로서 느끼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때 두려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분석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감정을 기꺼이 맞아들이고 "그래"라고 말하면 감정을 적으로 여기는 데서 벗어날 수 있고, 실제로 감정과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상당히 기운이 납니다.


분노나 두려움이 일어날 때, "안 돼!"라고 생각하는 대신 "그래"라고 말하기는 단지 지금 있는 그대로 두려움을 기꺼이 맞아들이고, 두려움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궁금해 하고, 두려움에 내맡기는 것입니다. 또한 두려움을 제거하려 애쓰지 않고 두려움이 나와 나의 행위를 지배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적극적으로 두려움을 자유로 향하는 길로 여기는 것입니다.


힘겨운 감정 환영하기를 익히고, 실제로 힘겨운 감정이 내면의 자유로 향하는 길임을 이해하는 것은 단절하는 감정 반응을 다루는 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힘겨운 감정에 머무르려 할 때, 그 순간 우리가 믿고 있는지도 모르는 확고한 신념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감정 반응에 사로잡혀 있을 때는 언제나 틀림없이 우리가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신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신념은 감정에 먹이를 주고, 틀림없이 우리를 감정에 얽매여 있게 합니다. "이건 부당해", "대체 내게 무슨 일이 생길까?" 이런 생각은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감정 반응을 확고히 하는 힘을 과소평가하면 안 됩니다.


때때로 좋았다 나빴다 하는 감정을 수년간 관찰하면, 부정할 수 없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가 고정되고 영원한 자아라고 여기는 관점은 가장 깊이 인이 박힌 환상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나가 모인 복합체라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 삶이 너무 버겁고, 도무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굳게 믿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분 후에는 모든 게 잘되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느 날 불안하고 언짢은 기분으로 잠을 깨고 그런 나가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을 온통 물들입니다. 하지만 조금 후에는 이전의 나 대신 똑같이 사실이고 진짜 같아 보이는 다른 나가 등장합니다. 우리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은 그중 어떤 나가 등장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한 걸음 물러나기를 배울 수 있습니다.



행복을 개발하기: 가슴에서 우러난 베풀기

가슴에서 우러나온 관대함

주로 자신을 위해 무엇을 얻으려고 사는 것이 불행의 가장 큰 근원입니다. 그 대신 가슴에서 우러나온 관대함으로 베푸는 삶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굶거나 아프거나 가난한 사람에게 진심으로 베풀 때, 깨어난 가슴으로 사는 관대함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근본적 유대감으로 행동한 성취감을 느낍니다. 이와 달리 대가를 기대하고 베풀 때는 즉각 실망이나 분노, 즉 불행으로 이끄는 반응이 일어납니다.


자신을 돌보는 데 그치지 않고 남의 행복도 보살피는 사랑의 태도로 살 때 가장 깊은 행복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남을 위해 무엇을 할 때 더 행복하다는 걸 알지만, 연구 결과를 보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과 이타적인 것 중에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기적인 쪽을 선택합니다. 이 연구가 보여주듯이, 슬프지만 우리가 항상 행복해지는 길을 따르지는 않습니다. 남에게 베풀 때 가장 깊은 행복이 오지만, 대개 이기적으로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므로 계속 소외되고, 상대가 방어하는 느낌을 받고, 분명히 불행해집니다.


베푸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자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사회 활동이나 정치 활동으로 베풀 수도 있습니다. 또 직장에서, 인간관계에서, 일상생활의 여러 상황에서 진심으로 베푸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든 베푸는 방법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가슴에서 우러나온 관대함으로 살기 시작할 때 필연적으로 마음속에 일어나는 많은 장벽들을 끊임없이 다루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돕고 싶은 본능적 욕구가 일어나겠지만, 순식간에 머릿속 생각이 일어나서 가슴에서 우러난 자연스러운 관대함을 압도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혹은 "그 일에 관여할 수 없어" 같은 두려움에 갇힌 머릿속 생각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겁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싶은 마음이 두려움과 자기 방어 탓에 굳게 닫혀 버리기 십상입니다. 맡은 일을 제대로 못 하거나 거절당하는 걸 두려워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익숙한 편안함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게으름이 베풀고 싶은 욕구를 가로막을 수도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보답을 바라는 마음 탓에 본래 타고난 베풀려는 소망이 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보답을 기대하고 베풀기는 피상적으로 기분이 좋을 수 있고, 처음으로 그 일을 하는 동기가 될 수 있지만, 결코 참만족을 주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기적인 태도 없이 베풀 때 생기는 자연스러운 행복을 놓치게 됩니다. 일생 동안 행복해지는 진정한 열쇠는 왼손도 모르게 오른손이 일하는 것처럼 진심으로 베푸는 것입니다. 진심으로 관대할 때, 우리는 지금 일어나는 일 속에 스며들어 그 일과 하나가 됩니다. 이는 숨겨진 동기나 자만심 없이 베푼다는 의미입니다.


용서하기

아마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얽매여 있는 곳, 그래서 가장 행복을 방해하는 것은 분한 마음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가슴이 비통함으로 꼭 닫히고 참행복의 평정을 결코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저절로 용서하지 못합니다. 용서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누군가 우리에게 나쁜 짓을 했다고 느낄 때, 우리가 얼마나 끈질기게 억울하다는 생각에 매달리는지 돌아보세요. 심지어 그런 태도가 분명히 자신을 불행하게 할 때도 억울한 생각을 그만두지 못합니다.


용서 수행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원한을 내려놓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과소평가하면 절대 안 된다는 것입니다. 분한 마음이 우리 가슴을 꽁꽁 닫아걸고 우리를 해치는 걸 알면서도,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완고하게 원한에 집착하기도 합니다.


용서하기가 왜 그리 어려울까요? 그 이유는 누군가 말이나 행동으로 우리를 해칠 때 일어나는 일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일어난 사건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 사건이 불러일으킨 과거의 고통에 더 크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고통을 느낄 때 흔히 자신의 가장 깊은 습성에 다가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무력감이나 가치 없는 존재라는 느낌이 일어나고, 당연히 방어 기재는 자칫 겪기 쉬운 고통을 회피하려고 되받아 공격하기를 원합니다.


이렇게 되면 대개 상대를 비난합니다. 우리가 옳다고 주장하고, 상대를 깎아내리고 자신을 높이려 합니다. 그리고 상대를 비난해서 분노에 먹이를 주면, 분노는 점차 원한과 비통함으로 변합니다. 원통함에 집착할 때 삶은 잔뜩 오그라지고, 끊임없이 닫힌 가슴으로 살아가는 불행을 경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용서 수행의 첫 단계는 가슴과 본성을 거스른 것을 후회하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 원한에 집착한 탓에 상대가 우리를 해치는 것보다 우리가 자신을 더 해치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 이해가 전환점이 될 때 실제로 용서의 과정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언젠가 잘 아는 사람이 공개적으로 나를 공격했습니다. 나의 첫 반응은 격한 분노였고, 곧이어 그를 판단하고 비난했습니다. 나를 공격한 사람의 단점을 찾아내기는 쉬웠고, 그의 행동을 이용해서 나의 분노를 정당화하고 독선적으로 나를 더 우위에 두기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내가 분노와 독선적 방어에 몰두해서 나 자신의 길을 잃었던 것입니다.


그런 격렬하고 혼란스러운 경험을 할 때가 바로 용서 수행이 가장 필요한 순간이며, 동시에 용서하기가 가장 어려운 때입니다. 그 일이 일어났을 때 원한을 품는 어둠의 길을 선택한 걸 후회하는 경험을 한 후, 나는 제일 먼저 비난하기를 그만두었습니다. 내 마음이 그 사람을 깎아내려서 자신의 정당함을 주장할 때마다 나 자신에게 글자 그대로 "그러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순간의 분노의 경험에 머무르고 내맡기자 강렬한 몸의 느낌이 조금 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주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수년 동안 수행을 했지만, 내 안의 무언가는 여전히 원한에 집착하고자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 때 용서 명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게 등 돌린 그 친구의 모습을 가슴속으로 호흡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에는 저항이 심했습니다. 여전히 내 마음은 상대의 잘못을 찾아내고, 얼마나 억울한지 강조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데 저항이 점차 누그러지면서 의식의 표면 아래 숨겨져 있던 다른 감정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상처의 층이 있었고, 그 아래에 슬픔과 상실의 경험이 이어졌습니다. 그보다 더 밑에는 무력감의 두려움이 있었고, 더 깊은 곳에는 더 심한 단절의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 경험 안에 머무르며 가슴 중심으로 물리적 감각을 호흡할 때, 나는 점차 가슴의 치유력을 느꼈습니다.


아무리 사소해도 원한에 사로잡혀 있는 한 평정심의 깊은 행복으로 살아가는 능력은 가로막힐 것입니다. 용서는 바로 그 가로막힌 곳으로 우리를 이끌어서, 원한을 낳은 감정의 고통을 다룰 수 있게 해 줍니다. 용서를 하면 다른 무엇보다도 자신의 가슴과 다시 연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용서를 하는 유일한 길은 꾸준히 수행하는 것입니다. 몇 번이고 거듭해서 자신의 경험으로 되돌아오고, 그 과정에서 겹겹이 쌓인 분노와 두려움을 하나씩 사라지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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