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마주서는 용기

   
로버트 스티븐 캐플런(역: 이은경)
ǻ
비즈니스북스
   
13800
2015�� 01��



■ 책 소개

 

불확실한 세상, 나를 지켜내는 힘!
22년간 골드만삭스를 이끈 최고의 경영철학, 10년 연속 하버드를 감동시킨 원숙한 인생론

골드만삭스 부회장에서 하버드대 명교수가 된 로버트 스티븐 캐플런의 인생철학을 바탕으로 한 오랜 강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 그는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좋은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전문직에 종사해 많은 돈을 버는 것만이 ‘옳은 길’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한 번도 자신의 삶에서 이탈해본 적이 없었고 언제나 완벽을 추구했으며 그는 언제나 최고의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그는 늘 사람들의 이목에 신경이 쓰였고 자신이 가진 것들을 내려놓는 순간‘인생’이라는 게임에서‘지는 것’이라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어느 날 그는 스스로에게 삶의 방향을 바꾸게 될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가?’,‘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사는 나는 왜 공허한 걸까?’결국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삶이 타인의 나침반에 기대어왔다는 것을 깨닫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그리고 자신이 찾아낸 것을 바탕으로 비슷한 고민에 빠진 이들이 각자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하버드대로 돌아갈 것을 결심한다. 캐플런 교수가 자신만의 인생 경험과 진심을 담아 진행하는 강의는 10년 연속 ‘가장 감동적인 강의’라는 평가와 ‘나와 마주서는 용기’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인생철학이라는 인정을 받고 있다.

 

■ 저자 로버트 스티븐 캐플런
캔자스 주립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 학위(MBA)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졸업생 상위 5퍼센트에게 수여하는 베이커 스콜라(Baker Scholar)를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인재였으며, 1990년에 골드만삭스에 입사해 골드만삭스 투자은행 글로벌 공동 대표, 아시아 태평양 지부장 등을 거쳐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국제 금융 시장을 주도하는 골드만삭스에서 리더십과 투자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쌓으며 경영의 최전선에서 활약한 능력을 인정받아, 2005년 하버드 대학교의 교수로 임용되었다. 현재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 실무 및 리더십 과정을 가르치고 있으며, 글로벌 벤처 사회공헌 기업인 드레이퍼 리처드 캐플런 재단(the Draper Richards Kaplan Foundation)의 공동 회장 겸, 하버드 대학교 지속가능성사무소(Sustainability at Harvard) 집행위원회의 공동 회장과 하버드 의대 및 하버드 자산운용회사의 이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로버트 스티븐 캐플런은 학생은 물론 많은 현직 리더들에게 영감을 주는 주제로 집필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는데, 그가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너 자신을 알라.’이다. 실제 저자 역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살아 오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걸어온 길에 문득 회의감이 들며 삶의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그후,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나와 마주서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하버드대로 돌아가 강의를 시작했고 10년째 명강의로 꼽힌 이 주제를 바탕으로 책을 쓰게 되었다.

 

■ 역자 이은경
연세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과 심리학을 공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영문 에디터로 근무하며 바른번역 아카데미를 수료한 후 바른번역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는가』『스노든의 위험한 폭로』『적응력이 실력이다』『거대권력의 종말』『리버스 이노베이션』『값싼 중국의 종말』『보수는 어떻게 국민을 속이는가』『미국쇠망론』(공역) 등이 있다.

 

■ 차례
서문 - 나를 안다는 것의 힘

 

제1장 이제는 나를 들여다봐야 할 때다
제2장 냉철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봐라
제3장 꿈을 꿔라. 그래야 나아갈 수 있다
제4장 과거의 ‘나’와 솔직한 대화를 나눠라
제5장 기회를 잡는 것도 능력이다
제6장 관리자를 넘어 리더가 되어라
제7장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비밀
제8장 당신이 정말로 해야 할 일

 

감사의 글 




나와 마주서는 용기


이제는 나를 들여다봐야 할 때다

누가 당신의 기준을 세우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가정환경의 지대한 영향을 받으며 성장하지만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사회규범 역시 우리에게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고백하건대 나는 무척 평범하게 자랐다. 텔레비전을 많이 봤고 유행하는 잡지들도 많이 읽었다. 이처럼 나는 언론매체에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승자들’을 찬양했다.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그 당시 승자의 기준 역시 돈을 많이 벌고 부와 권력 그리고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로 그려졌다. 내가 봐온 수많은 광고와 잡지 표지에는 늘 ‘성공’한 사람들의 웃는 얼굴이 등장했다.


학창 시절 나는 정기적으로 시험을 치르고, 평가받고, 등급이 매겨짐으로써 ‘객관적’ 척도에 따라 측정 받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현재의 학업 성적과 성취가 내가 앞으로 들어가게 될 대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후 직업을 결정할 때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이런 믿음의 결과, 나는 궁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나는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일단 그건 접어두고 당장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진로를 선택해야 할 때가 왔을 때 나는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당시 나는 다양한 종류의 직업들이 어떤 요소를 수반하고 있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고 따라서 내가 진짜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 결과 대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직종으로 이끌려 갔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특정 직종에서 그토록 일하고 싶어 하는 데에는 그만큼 그 일이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기준, 성취 그리고 이정표 등의 측면에서 성공을 꿈꾸도록 어릴 때부터 교육받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우리는 이런 중대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오명을 두려워하도록 교육받는다. 일을 향한 열정, 지적 자극, 친밀한 관계 같은 내적 동기요인이 아니라 돈, 지위, 직함 등 눈에 띄게 드러나는 외적 동기요인에 집중하라는 부추김을 받는 것이다.


나는 내 자신이면 된다

사람들은 보통 경력을 쌓기 시작한 초기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의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새로운 습관을 개발하고 선택할 기회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후반 단계에 이르러(이때도 너무 늦은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 딜레마에 부딪히게 된다. 즉, 남들이 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자신의 진짜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거나 내면에 감춰진 뜨거운 열정과 욕망을 충족하지 못한 채 인생을 한숨에 완주해 버린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들은 자신이 타고난 기량을 갈고닦기 위해 혹은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그에 맞는 기량을 새로 개발하기에는 너무 늦어 버렸다고 후회한다.


나와 마주서기 위한 다섯 가지 원칙

① 자신만의 신념을 가져라 : 만약 당신의 잠재력에 궁극적으로 도달하고 싶다면 당신은 기꺼이 자신이 믿는 신념들을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녀야만 한다. 비록 어떤 특정한 시점에 정의가 승리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해도 결국 언젠가는 정의가 승리할 것이라고 일단은 믿어야 한다. 그러면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기량을 높일 수 있을 것이고 궁극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②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마라 : 일반적 통념이란 간단하게 말해 널리 퍼져 있는 타인의 관점이다. 일반적 통념은 시대에 뒤진 회고적 경향을 띠며 개인의 독특한 자질과 경험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다. 내 경험상 사람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을 때나, 어떤 직업에 종사할 때 동년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일반적 통념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높다. 일반적 통념의 오류에 주의하라.


③ 내 삶의 주인답게 행동하라 : 자신의 인생과 경력을 꾸려 나가는 일은 100퍼센트 본인의 책임이다. 당신은 그에 걸맞게 행동하는가. 자신의 삶의 수동적인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삶의 주인답게 행동한다는 것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열정을 알아내는 일에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이는 당신이 욕망을 관철시킬 수 있도록 힘써 줄 조력자들에게 자신의 욕망을 알리는 일도 포함된다. 이로써 당신은 자신의 운명을 좌우할 힘을 지니게 된다.


④ 현실을 직시하고 때로는 타협하라 : 현실을 직시하려면 복합적인 시간의 틀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즉, 당장의 위기를 처리하는 동시에 후일 시간적,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겼을 때 당신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미리 씨앗을 심어둬야 한다.


⑤ 공부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믿어라 :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언제든 학습에 적극적으로 임할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필요한 순간에는 좀처럼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보통 사람들은 타인에게 피드백을 구하려는 노력을 꺼리며 심지어 딱히 조언을 원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다수의 과제를 해결하려면 배우고자 하는 의욕이 필수다.



꿈을 꿔라. 그래야 나아갈 수 있다

‘돈’이 목적이라면 버틸 줄도 알아야 한다

열정이라는 화제를 논할 때 예외 없이 상충 문제로 이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열정을 좇는 것과 돈벌이가 되는 직업을 추구하는 것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곤 한다. 지금 당장은 돈 버는 일에 집중하고, 열정은 나중에 추구하겠다는 식으로 경력 진로를 계획하는 학생들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 이들의 문제점은 열정이 직업적인 성공과 뛰어난 성과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 번 특정 직업 경로로 들어서면 훗날 다른 직업으로 완전히 바꾸는 일이 굉장히 힘들다는 사실 또한 간과하고 있다.


내 경험상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충분한 열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물론 그 일에 즐겁지 않은 요소도 분명히 있지만 최대한 오랫동안 뛰어난 성과를 올리고 싶다면 당신이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업무에 몸담고 있어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벼락부자가 되지 않는 한 금전적 보상은 당신이 뛰어난 성과를 일정 기간 동안 올린 이후에야 찾아온다. 당신이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 중 하나가 돈이라면 당신은 오랫동안 꾸준하게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나는 재산, 지위, 권력 그리고 직위를 극대화하길 열렬하게 원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만나왔다. ‘외적 동기’라고 불리는 이런 욕망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적 동기’를 무시하는 근본적인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내적 동기에는 학습, 목적에 대한 열정, 관계, 기량 발전, 문화, 소속감, 동료 관계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무형 요소가 포함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하면서 여러 가지 내적 동기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당신은 필히 경력 초기에 자신이 이 같은 내적 동기를 충분히 갖췄는지부터 평가해 봐야 한다. 또한 때때로 외적 동기의 성취를 뒤로 미룰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제품의 상품화, 새로운 산업 발전, 글로벌 경제 변화 등 한층 더 폭넓은 변수로 인해 외적 동기 중 일부가 아예 실현되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에도 대비해 둬야 한다. 반면 당신이 꽤 특출나다면 크게 돈벌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일에서 큰 물질적 보상을 받게 될 수 있다.


간혹 주변에서 자신의 발전과 개발을 위해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들이 이렇듯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근면성을 타고났기 때문일까? 아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큰 열정을 지녔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능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근면성이다. 근면은 열정에서 나온다. 나는 이 열정으로부터 근면성을 발휘할 에너지와 동기를 얻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당신은 변함없이 근면성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자신의 일에 열정을 지니고 있는가? 당신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답해 보라.


‘어떻게’가 아니라 ‘무엇’에 대한 꿈을 꿔라

열정을 온전히 불러내기 위해서는 두려움과 불안함을 잠재우고 희망과 꿈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지금 당장 어떤 행동을 취할지 결정하거나 당신의 꿈이 현실적인지 아닌지 판단할 필요는 없다.


이 작업은 브레인스토밍과 유사하다. 자유로운 발상을 미리 묵살시킬 필요는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하기 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집중해서 생각하라. 이 연습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인식이다.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때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질 것이다.


내가 제시한 훈련 방법은 대부분 꾸준한 연습을 요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만약 당신이 조직을 관리하는 입장이라면 조직 구성원들에게 이 같은 훈련을 권해도 좋을 것이다. 내 경우에도 이 훈련 덕분에 수많은 동료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이 작업을 통해 업무 책임을 재편하거나 회사 내에서 그들이 지닌 열정에 좀 더 잘 맞는 다른 업무를 찾아주었다.


마지막으로 이 훈련을 본인이 직접 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이 작업을 돕는 편이 효율적일 때가 종종 있다. 운 좋게 당신의 열정을 찾는 과정을 도울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라. 이들은 당신이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고, 당신이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능력을 향상시켜 줄 것이다. 그리고 매너리즘에 빠진 당신의 커리어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결정적 공헌을 할 것이다.



기회를 잡는 것도 능력이다

때론 실패가 더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어느 날 자신이 승진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전 동료의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의 상사는 비록 올해에는 상무이사로 승진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승진 가능성이 높다며 그를 위로했다. 낙심한 그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논의하려고 내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승진 탈락 소식에 자신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도 설명했다. “너무 화가 나서 그만 상사에게 소리를 지르고 사무실을 뛰쳐나왔어요. 저는 승진을 위해 그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아내는 제가 올해에 승진하면 작은 칵테일파티를 열 계획이었다고요! 이제 아내는 부끄럽게도 친구들에게 파티가 취소됐다고 말해야 합니다. 아, 정말 끔찍해요!”


나는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당신은 여전히 그 일이 즐겁습니까? 여전히 회사를 좋아하나요? 그리고 여전히 윗사람들을 신뢰합니까?” 그는 무척 화가 난 상태였지만 이 모든 질문에 침착하게 그렇다고 답했다. 나는 당장 상사에게 전화하라고 그에게 조언했다.


“우선 그에게 감정적으로 반응한 점을 사과하세요. 그리고 가능하면 직접 만나서 말하세요. 그렇게 못하겠다면 그렇게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노력하세요. 둘째, 내일 반드시 출근하고 냉정을 유지하세요. 그리고 일에 집중하십시오. 심란한 기분이 들겠지만 최대한 프로답게 행동하고 좋은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세요. 내년의 승진 인사는 금방 다가올 테고 회사 측에 당신이 이런 일에 프로답게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줘야 합니다.”


나는 그가 순간적으로 화를 못 참고 저지른 실수 때문에 지금까지의 탁월한 경력에 오점이 남게 될까 봐 걱정했다. 그가 승진하지 못한 것은 본인의 잘못이 아니었지만 승진 누락 소식을 듣고 그가 보인 반응에 대한 책임은 분명 그의 몫이었다.


사실 나 역시도 때때로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곤 하기 때문에 동질감을 느꼈다. 지난 수년간 나는 비판을 받을 때면 종종 방어적으로 반응하는 실수를 저지르곤 했다. 이는 내가 다소 일에 지친 데다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상대방의 말이 내 평판을 악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랬을 수도 있다. 아니면 비판 자체가 그저 당황스러웠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결국에는 내가 왜 그때 마음을 진정시키고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으며, 비판의 본질에 초점을 맞춘 채 냉정을 유지하지 못 했었나 후회하곤 한다.


나는 오랜 시간 동안 퇴보 자체보다 퇴보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결과적으로 더 큰 손해를 끼치는 경우를 수없이 많이 봐 왔다. 최악의 상황일수록 품위를 지키면 상대방에게 오히려 깊은 긍정적 인상을 남긴다. 반대로 발끈해서 노발대발하는 모습을 보이면 당신은 동료들에게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기억되며 앞으로 또다시 그런 반응을 보일 사람으로 낙인 찍히게 된다.


이 이야기의 요점은 다시 말하지만 경력을 쌓는 것은 단거리 전력 질주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이라는 사실이다. 창피를 당하거나,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나쁜 일을 단 한 번도 겪지 않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 나갈 요량이라면 이는 불가능한 꿈이다. 성공적인 커리어의 비결은 이런 퇴보를 피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퇴보에 적절히 대처하는 법을 얼마나 더 많이 배우는가에 달려 있다.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비밀

사람 사이에도 휴식이 필요하다

최근 동업자와 함께 벤처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지인 한 명이 나를 찾아왔다. 그녀와 동업자는 지난 5년 동안 훌륭한 소매 기업을 확립했고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좋은 평판을 받으며 든든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회사 경영을 그만두고 대학원으로 돌아가 박사 학위를 딸 것인지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 중이었다.


나는 그녀가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척 놀랐다. 특히 그녀는 뛰어난 패션 디자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사업을 경영 궤도에 올려놓기까지 여러 해 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고 현재 사업도 꽤 번창 중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계획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게 물었다. 나는 그녀가 사업을 포기할 것이라는 말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무슨 공부를 할 계획이냐고 물으니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흥미를 끌 만한 몇몇 분야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남편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요? 나는 당신이 이 일을 무척 좋아하고 사업도 정말 잘되고 있는 줄 알았는데요.” 그녀는 ‘내가 놀랐다’는 사실에 놀랐다. “만약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어떤 일을 하고 싶나요?”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냥 떠오르는 대로 대답하자면 지금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사업, 그게 지금 제가 제일 하고 싶은 일이겠네요.” “그렇다면 대체 뭐가 문제인가요?”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동업자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중요한 결정 때마다 점점 더 빈번하게 의견차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 결과 업무 스트레스가 점점 가중됐고 급기야 그녀는 출근을 꺼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최근 힘들어진 경제 여건으로 인해 그들은 결정을 내릴 때마다 더욱 빈번히 어려움을 겪었고 껄끄러운 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할 때 이는 앞으로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 뻔했다.


그녀는 내게 이렇게 고백했다. “저는 조화와 안심을 추구하는 사람이에요. 갈등을 도무지 견딜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제가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그 일을 할 수 없다는 이유 따위는 듣고 싶지 않아요. 저는 그 일을 저와 끝까지 건설적으로 함께할 사람을 원합니다. 현재 이 관계에서는 제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하나도 얻지 못하고 있어요.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일을 그만둘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당신은 이 모든 사항을 동업자와 함께 논의한 적이 없나요?” 그녀는 동업자에게 아직 이 문제에 대해 단 한 번도 논의한 적이 없다고 인정했다. 그동안 두 사람은 20년 동안 절친한 친구로 지냈고 눈빛만 봐도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그들은 결정적인 순간에는 한 걸음 물러서서 새로운 맥락에서 서로를 다시 알아가기 위한 시간을 갖지 않았다.


나는 그녀에게 내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당신이 그동안 열심히 쌓아 온,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이 훌륭한 사업을 다 날릴 셈인가요? 그 전에 당신의 동업자와 당신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노력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녀에게 자기 노출의 과정을 설명하고 이 방법을 시도해 보라고 추천했다. “그런 후에 그 동업자 분이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관해 먼저 질문하고 서로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언을 주고받으세요.”


그녀는 몇 주 후에 다시 소식을 알려 왔다. 그들은 몇 차례에 걸쳐 아주 중요한 논의를 했고 다행히 둘 다 그 과정을 충분히 즐겼다. 이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그녀는 애초에 지금의 동업자와 함께 사업을 시작하게 된 초심을 상기할 수 있었다. 그동안 너무 오랜 세월 함께해 오면서 개별적인 욕구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됐고 더 이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게 된 것이다.


결국 그들은 서로의 책임을 별도로 나누기로 합의했다. 지금까지 그들은 너무 많은 업무를 함께해 왔으며 이런 방식이 업무상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에 마찰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분기별로 ‘중간 휴식’이라는 새로운 업무를 만들어 조직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상대방에게 노출하고 서로 질문하며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현재 그들은 다시 함께 일하고 있으며 예전처럼 잘 지내고 있다.


인간관계는 시간에 따라 변한다

관계를 맺을 때 특히 어려운 문제는 모든 것은 항상 변한다는 것이다. 당신의 업무와 직업이 변하고, 당신 자신도 변하고, 당신의 관계도 변하고, 당신의 욕구도 변한다. 때문에 관계 개발은 결코 정적이거나 일회적인 활동일 수 없다. 자신이 지닌 잠재력에 도달하고 싶다면 당신은 끊임없이 관계를 개발해야 한다. 관계 개발은 당신이 평생 연마해야 할 기량이다.


대단히 성공한 한 브랜드 매니저가 인사이동 때문에 가족과 함께 런던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이사했다. 그는 일단 런던에 있는 집을 그대로 두고 프랑크푸르트에 월세 아파트를 빌렸으며 두 명의 자녀는 국제학교에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개인적인 일을 의논하기 위해 나를 찾아왔다. 나는 그에게 독일에서의 안부를 물었다. “그리 좋지 않습니다. 아내는 독일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고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직장에서 몇 명의 친구를 사귀기는 했지만 다소 피상적인 관계입니다. 주말에는 대부분 런던에 가서 아내의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있어서 독일에서의 사교생활은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몇 쌍의 독일 부부들이 우리에게 함께 식사를 하러 오라고 초대했지만 그마저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평일에는 거의 회사에만 있어서 이웃 사람들 얼굴조차 몰라요. 또 주말은 대부분 런던 집이나 교회에서 보내다 보니 프랑크푸르트 사람들과 친해질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앞으로 프랑크푸르트에서 3년 동안 더 일해야 하는데 제대로 마칠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솔직히 나는 그가 관계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명백한 사실 외에는 별로 해 줄 말이 없었다. 관계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것은 주말을 프랑크푸르트에서 보내고, 그의 아내와 그리고 자녀들이 프랑크푸르트 지역사회의 일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해외 근무는 새로운 관계 개발과 지원 집단의 유지라는 측면에서 특히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는 다른 도시 혹은 다른 나라로 이사할 때나 직업을 바꿀 때 모든 사람이 일반적으로 직면하는 어려움에 불과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관계 개발에 몰두하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하다. 관계 개발은 우리의 영원한 숙제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