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상에서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앨리슨 레빈(역: 장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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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북스
   
16000
2014�� 12��



■ 책 소개

역사에 남을 산악인이자 모험가가 말해주는, 삶을 이끄는 방법!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11가지 의미 있는 충고

 

미국 최초의 여성 등반대 대장이자 탐험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산악인 앨리슨 레빈이 생생한 리더십을 소개한다. 사실 저자는 전문 산악인이 아니었다. 그녀의 탐험가 그랜드슬램은 경영대학원을 다니며, 골드만 삭스에 입사해서 월스트리트에서 평범한 회사원으로서 근무하며 이루어낸 성과였다. 새벽에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일하며, 주말에는 에베레스트를 오르고자 훈련했고, 등반대 후원금을 모금해야 했다.

 

그리고 그녀는 성공적으로 등정을 마친다. 희박한 산소, 영하 40도의 날씨, 멈추는 순간 찾아오는 죽음. 에베레스트 정상과 같은 극한의 상황에서는 조금 다른 판단이 필요했다. 그런 판단력을 우리 모두는 갖추어야 한다. 왜냐하면 급박히 상황이 바뀌는 현대는 마치 에베레스트 정상과 같은 극한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목표를 실제 이루느냐 마느냐보다는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느냐에 주안점을 두’고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산 정상을 밟느냐 못 밟느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상을 밟지 못했더라도 그 사람 자체가 능력이 안 되거나, 정상을 밟은 사람에 비해 못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에베레스트에서는 이런 일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정상으로 가기 위해 때로는 후퇴하는 것도 진보라는 것을 알아야 진정한 리더라고 할 수 있다.

 

■ 저자 앨리슨 레빈
역사에 남을 극지 탐험가이자 등반가로, 영하의 추위와 허리케인 급의 강풍, 느닷없는 눈사태 속에서 살아남았고 월 스트리트에서 직장도 다닌 사람이다. 최초의 미국 여성 에베레스트 등반대의 팀장으로 활약했고, 7대륙 최고봉(각 대륙의 최고봉을 뜻함)을 모두 등정한 것은 물론, 북극점과 남극점을 스키를 타고 다녀옴으로써 탐험가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특히 앨리슨 레빈은 세 번의 심장 수술을 받았으며 레이노드 병을(날씨가 추워지면 손가락과 발가락의 혈관이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병) 앓고 있어서 동상에 걸릴 위험이 아주 높기 때문에 그녀의 성공이 더욱 놀랍기만 하다.

 

앨리슨 레빈은 웨스트 포인트 미 육군 사관 학교의 행동과학리더십과(Department of Behavioral Sciences and Leadership)에서 부교수로 3년간 근무했다. 리더십 계발 분야에서 인기 많은 컨설턴트이며 기조 연설가인 그녀는 포춘 500대 기업,다보스 세계 경제 포럼 등의 청중에게 연설을 해 왔다. 뿐만 아니라 CNBC의 <지성과의 만남: 리더십의 미래> 프로그램에 전 NATO 연합군 최고 사령관인 웨슬리 클라크(퇴역) 장군, 전 재무 장관인 헨리 폴슨,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CEO 겸 회장인 로버트 크래프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출연했다.

 

애리조나 주의 토박이인 앨리슨 레빈은 애리조나 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고 듀크 대학에서 MBA을 취득했다. 어디 먼 곳으로 등반을 떠나거나 순회 강연을 떠나지 않는 때에는 파트너인 패트와, 둘이서 키우는 개 트루퍼와 함께 고향인 피닉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낸다.

 

■ 역자 장정인
세종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관광안내원 자격증을 취득한 뒤 통번역 활동에 종사하고 있다. 수년간 기업체, 관공서에서 영어 통번역 업무를 담당한 뒤,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우리 아기가 궁금해요』『강아지와 대화하기』가 있다.

 

■ 차례
서문
접근법

 

1. 철두철미한 준비 - 이것이 때로는 상처를 준다
2. 돌아가, 잭, 다시 해 봐 - 되돌아 가는 것이 옳은 방향일 때가 많은 이유
3. 팀 고르는 방법 - 경험, 전문성, 그리고 에고
4. 고지에서 만난 친구들 - 인맥을 이용하라
5. 안주하면 죽는다 - 행동에 들어가라
6. 부족한 점 - 약점을 발판 삼아
7. 갖고 와 - 더 많은 수확을 거두고 싶다면
8. 난 특별하지 않다 - 신뢰와 충성심을 얻는 방법
9. 규칙은 무시하자 - 양심적으로 행동하자, 항상
10. 세 단어만 말하겠습니다 - 당신의 만트라는 무엇인가
11. 실패를 껴안다 - 그래, 나 실패했다. 실패여, 다음에 꼭 복수해 주리라

 

끝마치며

 




내가 정상에서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철두철미한 준비 - 이것이 때로는 상처를 준다

1975년 5월 16일, 타베이 준코는 에베레스트 산의 정상에 오름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정상에 우뚝 선 최초의 여성이 되었다. 타베이는 150센티미터도 안 되는 키에 나이는 35세요, 당시 두 살배기 딸을 도쿄의 집에 두고 온 상태였다. 그런데 타베이가 에베레스트 산의 정상을 밟기까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알고 나면 매우 놀랍다. 정상을 밟기 12일 전에 타베이와 팀원 4명은(전원이 일본 여성 탐험대 소속이었음) 2번 캠프에서 눈사태를 맞아 완전히 파묻혔다. 이들을 눈 속에서 끄집어내는 데 여섯 명의 셰르파가 필요할 정도였다. 전원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었다. 그러나 몸은 멍들고 상처를 입었으며 마음에도 상처를 입었다. 타베이 또한 눈사태 직후 너무나 심한 고통을 느낀 나머지 서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그런데 무엇인가가 타베이를 에베레스트 정상으로 이끌었다.


타베이는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 “기술과 능력만으론 정상에 오를 수 없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투지예요. 투지는 돈을 주고 살 수도 다른 사람이 나누어 줄 수도 없는 것이죠. 투지는 가슴속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것만으로 충분하지만 나는 다음과 같은 말로 보충하고 싶다. “투지는 정상에 오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여러분과 여러분의 팀이 무사히 하산하고 싶다면 기술과 능력도 갖추어야 합니다.”


정상에 오르는 것은 단지 절반의 성공이라는 것을 잊는 사람이 많다. 높은 산에서 발생하는 사망 사고 대다수는 정상에 오른 후에 발생한다. 정상에 오르는 데 에너지를 모두 소비해 버려서 에너지 하나 없는 몸으로 산을 내려오기 때문이다.


에베레스트 산 정상이 있는 산등성이를 내려오는 일은 악몽 자체다. 길의 한 편은 300미터 낭떠러지이고 반대편은 250미터의 낭떠러지이니 상상해 보라. 악명 높은 힐러리 스텝을 내려와야 하는데 여기는 12미터가량 돌출되어 있으며 8,760미터 상공에 바위와 얼음 덩어리가 거의 수직으로 서 있는 곳이다. 이곳을 지나 8,016미터의 사우스 콜로 내려가야 한다. 에너지를 많이 비축해 놓는 편이 좋은 이유다. 산소 탱크에 남아 있는 산소의 양도 충분해야 하고 체내에 에너지도 충분히 남아 있어야 한다. 안 그럴 경우? 죽는다.


지난 수년간 다수의 탐험이 실패로 돌아갔는데 준비성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었다. 아슬아슬하고 큰 모험을 떠날 계획이라면, 그것이 산으로 가는 것이든, 사업을 하는 것이든, 아니면 일상과 관련된 일이든 어떻든 간에 여러분이 성공할 수도 있고 성공 못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그러나 실패를 염두에 두고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절대로 실패하고 싶지는 않을 테고 준비만 잘한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인지 궁금할 것이다.


환경적 요인 때문에 가던 길을 멈춘다면 실망감은 들겠지만, 여러분 자신이나 능력을 탓하지는 않는다. 환경이란 여러분이 손을 쓸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지 힘이 부족하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돌아온다면, 스스로를 자책하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훈련을 더 받았어야 했나? 더 세게 훈련했어야 했나? 좀 더 머리를 써서 훈련했어야 했나? 전심전력을 다했던가? 충분히 정신을 집중했던가?


이런 질문이라면 답할 수 있다. 여러분과 팀이 성공할 수 있도록 인간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는 기분을 느끼며 등반해야 한다. 일단 산에 오르면 모든 것이 생각과는 거꾸로 가기 때문이다. 추위, 바람, 고도, 체력 저하, 정신적 고통, 이 밖에 여분으로 가져온 화장지를 팀원이 훔쳐가는 일 등등 모든 상황이 그렇다. 최상이 아닌 상태로 나타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본인에게 불리하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팀 전체가 불리해진다는 것이다. 리더는 전쟁을 치를 준비를 마치고 나타나야 한다. 사람들이 다른 누구보다 리더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리더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기대 이상으로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수백 만의 미국인들이 1996년 에베레스트에서 발생한 사고를 잊지 않고 있다. 잘못한 점에 대해 책 한 권을 쓸 수 있을 정도다. 저 에베레스트 위에서 무시무시한 폭풍이 칠 때 팀 리더들이 자리에 없자, 팀원 가운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이들은 리더가 지시하는 대로 할 줄만 알았지 리더 역할은 어떻게 하는지 알지 못했다. 각본에 짜인 대로 상황이 돌아가지 않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이런 게 인생이다.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리더십을 발휘하게 해서 강력한 팀으로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다른 이들에게 자율권을 주어 책임을 맡게 하고 재임 기간이나 경험 수준에 상관없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08년에 나는 극지 탐험가들로 구성된 국제 팀에 들어갔는데, 이 팀은 남극 대륙 서쪽을 스키를 타고 횡당해서 6주 만에 남극점에 도착했다. 우리는 스키를 타고서 꽁꽁 얼어붙은 지역을 거의 960킬로미터나 이동해야 했는데 갖고 간 장비와 보급품 일체를 썰매에 싣고는 각자의 허리에 연결해 끌고 갔다. 구조대가 얼음 위를 달려서 실수 하나라도 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구조대가 얼음 위를 달려서 도착하기까지 수일, 수주, 때로는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으므로, 우리 팀은 스스로 살아남을 채비를 해야 했다.


우리 팀의 리더인 에릭 필립스는 팀원 전원에게 돌아가며 리더의 역할을 맡게 했는데, 얼음으로 뒤덮인 지역을 지날 때 우리더러 길을 찾으며 나아가게 한 것이다. 우리는 맨 앞줄에 번갈아 섰고 그림자와 나침반, GPS를 이용해 길을 찾았다. 연습하면서 점점 이 일에 능숙해졌다. 에릭한테 무슨 일이 생겨도 우리 팀이 얼음 위에서 몽땅 죽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했다. 이것이 우리 팀이 성공을 거둔 한 가지 요인이다.


훌륭한 리더는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리더십을 계발하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큰 책임을 정례적으로 팀원들에게 맡게 해서 팀원 스스로 리더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다. 이렇게 하면 팀 전체의 능률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극한의 환경에서는 그런 일이 없지 않으므로.



안주하면 죽는다 - 행동에 들어가라

쿰부 아이스폴은 네팔 쪽 에베레스트 산에 있는 베이스캠프와 1번 캠프 사이에 자리한다. 에베레스트에서 악명이 자자한 곳이다. 아이스폴의 높이는 600미터로, SF 영화에 나오는 장애물 코스와 유사하다. 이곳 전체가 세락(seracs)이라는 거대한 얼음 탑으로 이루어졌는데, 탑 하나의 크기가 스쿨버스 한 대 크기다. 쿰부 아이스폴은 거대한 빙하의 일부로, 항상 이동하고 있으며 하루에 약 1.2미터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해가 뜨면 얼음이 부드러워지면서 집채만 한 얼음 덩어리들이 이리저리 이동하기 시작한다. 이따금 이 얼음 덩어리 하나 이상이 루트 위로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이곳을 지나는 등반가들은 조금이나마 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 이른 아침에 출발하는 것이 보통이다. 새벽 3시에 출발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데 이렇게 하면 쿰부 아이스폴을 다 통과해도(혹은 대부분을 통과했어도) 아직은 얼음이 꽝꽝 얼어붙어 있다. 날이 밝아 서서히 기온이 오르면 쿰부 아이스폴은 불안정한 상태에 놓임으로써 더 큰 위험을 불러온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는 도처에 크레바스가 널려 있어서 무사히 통과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이 까다롭고 위험하다. 각 등반 시즌이 시작될 즈음, ‘아이스폴 닥터’로 활동하는 셰르파들이 이곳에 널린 크레바스 중 크기가 가장 큰 크레바스 위로 흔들리는 알루미늄 사다리를 걸쳐 놓는데, 이렇게 하면 등반가들이 도중에 추락하여 숨지는 일 없이 무사히 크레바스를 건널 수 있다. 사다리를 건널 때는 이곳의 고도가 해발 5,400~5,800미터임을 명심해야 한다.


안전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아이스폴 전체에 로프 고정선이 묶여 있는데 등반가들이 이 고정선에 몸을 클립으로 고정해서 혹시라도 사다리가 부러져 추락할 경우를 대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사다리를 지탱하고 있는 땅이 무너져 내리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눈사태와 추락하는 사다리에 깔릴 위험성에 계속 노출되어 있으며 이를 막을 도리도 없지만, 고정된 안전선에 클립을 끼워 놓으면 크레바스로 추락하거나 사다리 위해서 몸의 균형을 잃었을 때 실제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매 시즌 에베레스트에서 수개월을 보내며 에베레스트를 자기 집처럼 여기고 에베레스트의 경사지를 외지에서 온 등반가들보다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셰르파들도 이 쿰부 아이스폴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말해둘 것이 있다. 이 까다로운 지형을 통과하는 데 매우 자신이 있는 등반가와 셰르파가 안전조치를 취하는 데 항상 만전을 기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난 2012년의 등반 시즌에서는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으며 이 중 첫 번째 희생자는 남기알 트셰링 셰르파였다. 쿰부 아이스폴을 지날 때 크레바스에 빠져 사망하고 말았다. 고정선에 클립만 끼웠어도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남기알 셰르파는 경험 많은 등반가로, 2010년과 2011년 에베레스트 정상에 두 번이나 올랐다. 쿰부 아이스폴에서 안전조치만 제대로 취했어도 정상을 세 번째 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계속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자만에 빠지기 쉽다. 쿰부 아이스폴을 그토록 쉽게, 날듯이 지나가는 셰르파들이므로 로프에 클립을 끼우는 가장 중요한 단계조차 건너뛰는 이들이 있다. 몇 초면 충분한 일인데도 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안전조치 없이 일을 50번 했다고 치자. 이후에도 안전조치 없이 계속해 나갈 것이다. 그런데 가끔은 51번째에 이 방법이 먹히지 않는 경우가 더러 발생한다.


나는 쿰부 아이스폴을 통해 산행과 비즈니스, 리더십, 그리고 인생에 관하여 공부를 아주 많이 했다. ‘두려워하는 건 괜찮다. 자만에만 빠지지 마라. 죽을 수도 있으니까.’


무엇이 두렵거나 무서울 때 스스로를 책망해서는 안 된다. 무섭다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 상태로, 주변을 경계하고 의식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생존 본능이다. 그러나 이 두려움 때문에 도전을 포기하면 안 된다. 주변 세계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반응하지 못한다면 그때 정말 위험한 일을 겪는다. 이를테면, 사다리가 부서진다든지, 갑자기 눈사태가 일어난다든지, 산업 규제에 변화가 생긴다든지, 소비자 행동에 변화가 생긴다든지, 경쟁이 심화된다든지, 저마다 몸담고 있는 전문 분야에서 발전이 일어나 이를 따라가야 한다든지 등의 변화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업무뿐만 아니라, 산을 등반할 때도 자만은 파멸을 부를 수 있으며 생계와 삶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생존의 열쇠다.



난 특별하지 않다 - 신뢰와 충성심을 얻는 방법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날 나타나는 성과만이 중요하고 의의가 있다고.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날마다 하는 일이 모두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식도 중요한데, 이야말로 우리가 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분야다. 어떤 환경에 처하여도 말이다.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절대로 타인에 대한 예의와 연민을 잃어선 안 된다. 특히 힘든 상황일수록 더하다. 다른 말로, 우리는 상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좋은 사람이 아닌데도 성과를 올리는 사람은 정말, 정말이지 자기 일을 아주 뛰어나게 하는 사람들이다. 더럽게 일 잘하는 사람 말이다.


남들보다 특출한 재능이 있는 사람은 성격 문제나 지독한 괴벽이 있어도 너그럽게 봐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슈퍼스타가 아니라면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편이 좋다. 그러지 않으면 모든 사람이 곁을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참 간단하지 않은가. 특출하게 잘하는 것이 없는데 사람이 좋거나, 일을 특출하게 잘하는데 성격은 더럽거나. 그러나 특출하지도 않으면서 성격도 더럽다면 곤란하다.


타인을 존중하고 친절로 대하는 것을 얕잡아 봐서는 안 된다. 어떤 등반가가 있었는데 에베레스트 탐험을 떠났다가 도중에 일찍 그만두고 말았다. 그만둔 이유는 아파서도 아니고 부상을 당해서도,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도 아니었다. 그가 등반하는 데에 곤란을 겪어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한 가이드가 이번 시즌에 등반을 계속 할 수 없겠다고 만류했기 때문이다. 그는 등반을 조기에 그만 두어야 했다.


이 이야기가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라는 말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바로 이것이다. ‘그 등반가는 소속된 그룹에서 체력이 가장 모자라 탈락한 것이 아니었다. 또 의지력도 매우 강한 사람이었다. 문제는 그의 태도였던 것이다.’ 극한의 상황에 처했을 때 태도가 나쁘면 위험을 맞닥뜨릴 수 있다. 비단 도덕적 관념에서 좋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사람 자신의 생명, 한술 더 떠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도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지극히 중요한 장비나 의복을 뒤에 남겨놓고 오기가 일쑤인데 무거운 짐을 더 지고 싶지 않아서다. 당연히 다음 캠프에 도착했을 때 이 사람은 필요한 장비나 의복을 갖고 오지 않았으므로 그가 속한 팀원이나 가이드가 그의 안전을 걱정해서 자기가 갖고 온 의복이나 장비를 빌려주게 된다. 이 사람은 이를 ‘어쩌다’ 잊어먹은 것이 아니다. 그저 자기 배낭의 무게를 더 늘리고 싶지 않아서 갖고 오지 않았을 뿐이고 이런 느슨한 준비를 다른 사람들이 보완해 주리라 기대했던 것이다.


그 등반가는 여러 가지 곤란을 겪었으며 이를 바로 잡아줄 방법에 대해 굉장히 많은 지도를 받고 제언도 꾸준히 받았으나, 도통 고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사람이 속한 그룹의 사람들이 계속하여 호의를 베풀었지만(이 사람을 대신해 무거운 물건도 날라 주고 장비도 빌려 주었건만) 감사하는 마음을 표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결국 등반을 그만 두었다. 탐험의 3분의 2를 다 온 상태였는데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다. 가이드들이 이 사람더러 짐 싸서 떠나라고 말했던 것이다. 에베레스트에서는 허가권자의 말을 들어야 하며(이 경우엔 가이드), 가이드가 에베레스트의 상부로 올라가는 것을 허가한다. 이들은 준비가 덜 된 사람이나 안전하게 등반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집으로 돌려보낸다.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안전까지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사람도 집으로 돌려보낸다.


그러나 이것이 그 사람을 탐험 도중에 돌려보내야 했던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아마도 다른 팀원들과 끊임없이 마찰을 일으켰던 게(그 사람을 돕고자 최선을 다했음에도) 그를 도중에 돌려보내야 했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그는 지시를 따를 수 없었으며 누가 충고라도 할라치면 화를 내며 싸우기 시작했다. 이렇게 계속 사나온 태도를 보이다가 탐험 도중에 방출되었을 것이 뻔하다.


내 생각에, 만약 이 등반가가 자신이 계속 저지르는 실수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조금만 더 기울였다면, 등반을 계속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사람들이 해주는 건설적인 충고를 귀담아 듣고 실행에 옮기며,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화를 내기보다 도와준 팀원들을 좀 더 예의 바르게 대했더라면 아마도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이 결정할 일이지만,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이것이 돌아와 거꾸로 우리를 칠 수가 있다.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잘 대해주면 사람들은 자기한테 신경을 써 주는구나 하고 생각하여 그 보답으로 상대방을 잘 대해준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등반의 에티켓 같은 것을 소개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소속된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방법을 소개하려는 것뿐이다. 바로 이 때문에 ‘사람들에게 친절히 대해야’ 한다.


관심을 갖고 신경을 써 준다고 팀원들이 생각하게 되면 충성과 신뢰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도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되긴 하나, 능력 있다는 소리는 들어도 팀원들로부터 신뢰는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최고의 성과를 얻으려면 (여러분이 어떠한 직종에 있든)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우리가 탐험대를 이끌든,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이끌고 있든, 우리가 팀원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팀원이 알게끔 해야 한다. 그렇다면 팀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그들에게 어떻게 알게 할 수 있을까? 방법 하나는, 팀원 개개인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 친해지는 것이다. 그 사람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알아야 한다. 가족, 취미 생활, 업무 외의 다른 호기심, 미래의 꿈 등등. 이러한 것들을 알면 그 사람과의 유대가 끈끈해진다. 질문을 던져 보라. 어려운 일도 아니다. 


다른 말로 정리하면, 우리 어머니가 해준 말은 틀렸다. ‘우리는 특별하지 않다.’ 뛰어난 능력을 지녔고 똑똑하고 유능하다고 해도 우리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또한 특별한 사람인 척 행동해서도 안 되는데, 팀원으로부터 존경과 충성심을 얻고 싶다면 우리가 팀원을 이해하고 있다는 걸 그들이 알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그들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으며 그들의 입장을 전혀 모른다는 인상을 주면, 팀원과 한 몸이 되었다는 느낌을 얻기란 요원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들과 함께 팔짱을 끼고 함께 일한다면 이 사람들은 우리를 신뢰라는 데 그치지 않고 존경심도 보내 올 것이다.



실패를 껴안다 - 그래, 나 실패했다. 실패여, 다음에 꼭 복수해 주리라

2010년에 나는 마지막으로 꼭 가봐야 할 곳이라 생각했던 네팔로 향했다. 지난 2002년에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KO패를 당했던 그 거산을 다시 한 번 올라갈 준비를 하면서 말이다. 이 산에 다시 돌아오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 장담했었는데, 도대체 내 마음에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 내 친구 메그 때문이다.


메그 버트 오웬은 내가 2002년 에베레스트를 등반한 후 돌아와 처음 만난 사람 중 하나다. 나와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너무나도 좋은 친구였다. 어느 날 우리는 뉴욕 시에 있는 커피숍에 들어가 몇 시간이나 함께 앉아서 내가 겪은 일들을 이야기했다. “그럼 언제 다시 돌아가 도전할 생각이에요?”라고 메그가 물었다. “어…… 다시는 도전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에베레스트 등반 경험은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러자 메그는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내 말을 못 믿겠다는 투로 말했다. “왜 이래요, 잘할 수 있으면서. 다시 에베레스트로 갈 거죠?” “같이 가겠다면요.”


사실, 메그는 등반가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만나 본 사람 중에서 운동 능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었다. 축구 선수로 뛰어난 활약을 했으며 하버드에서는 팀 주장도 맡았다. 메그는 이십대 때 림프종에 두 번이나 걸렸지만 모두 이겨냈다. 그러나 이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화학 요법, 방사선 요법, 줄기세포 이식 등) 폐에 손상을 입었다. 축구 선수로 뛸 수 없게 되었지만 메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병을 치료하느라 폐 기능이 손상되었건만 메그는 자전거를 아주 잘 탔다. 그래서 스포츠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사이클에 쏟아붓기 시작했다. 사이클에 엄청난 열과 성을 다한 결과 2006년에는 랜스 암스트롱과 함께 샌디에이고에서 워싱턴 DC까지 사이클로 국토종단을 하는 이십 명에 뽑히기도 했다.


그리고 2009년, 메그는 37세의 나이로 사망하고 말았는데 ‘감기’ 후유증으로 그만 이렇게 되고 말았다. 감기를 앓다가 폐로 전염이 됐는데 예전에 림프종을 치료하면서 폐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회복을 하지 못했다. 메그가 사망하자 친구들이 그녀를 기리는 행동에 착수했다. 일본과 유럽 등지에 있는 친구들은 메그를 기리는 사이클 경주와 철인 3종 경기를 벌였고, 미국에서는 친구 한 무리가 메그를 기리기 위해 뉴욕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나 또한 내 친구를 기리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물론 산을 오르는 일이었다. 그래서 2010년 봄에 다시 에베레스트에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다. 이번 등반에서 메그가 항상 나와 함께 하도록 피켈에 그녀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우리는 저지른 실패에 책임을 져야 한다. 나 때문이 아니고 외적인 요인으로 실패했더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게 있어야 한다. 이 방법을 통해 우리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 열심히 노력하여 무엇을 이루어 냈다면 다시 고민하고 분석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팀을 이루어 경기하는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녹화 테이프를 보면서 어떠한 행동이 경기에서 이기는 데, 혹은 지는 데 기여했는가를 살펴본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의 모든 순간들을 비디오로 녹화할 수는 없겠지만,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혹은 한 주를 보내고 나서 우리가 했던 행동들을 하나하나 반추하며 무엇을 고쳐야 할지를 생각해 볼 수는 있다.


테이어 리더 계발 그룹(Thayer Leader Development Group : TLDG)의 이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군사비즈니스 방면에서 미국 최고로 평가되는 리더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같은 이사회 회원 중에 피트 도킨스 여단장(퇴역)이 있는데, 일생을 사는 동안 이렇게 많은 것을 이루어낸 사람을 나는 이제까지 보지 못했다.


정리하면, 그는 어려서는 소아마비를 이겨냈으며, 미 육관사관학교를 다녔고, 사관학교에서는 제1생도 대장(웨스트 포인트 사관 생도들 가운데 최고의 생도)이었다. 또 미식축구팀 주장으로도 활동했으며 고학년 때는 무적의 힘으로 통했다고 한다. 그는 이밖에도 야구와 하키도 했지만 자신의 모든 능력을 쏟아부은 것은 미식축구였다. 1958년에는 하이즈만 트로피도 받았다.


피트 씨는 로즈 장학금(Rhodes scholarship,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하는 미국독일영연방 공화국 출신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장학금)을 받고 옥스퍼드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나중에 프린스턴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보병, 낙하산 부대, 유격대 훈련까지 모두 마쳤다. 베트남어를 배워 베트남에서 복무하기도 했다. 계급도 계속 높아져, 그 유명한 82 공수사단에서 중대를 지휘했고, 한국에서는 포병 대대를 지휘했다. 여단도 2개 지휘했는데 그중 하나가 101 공수여단(공중 강습)으로, 훈장을 많이 받은 유명한 여단이다. 군에서 주는 상도 수없이 받았으며, 영웅적 행위를 한 사람한테 수여하는 청동성장도 두 개나 받았다.


피트는 대위로 복무할 당시에 자신이 쓴 기사 한 편을 내게 보내 주었다. 1965년 「보병대 매거진」 9~10월호에 실렸던 것으로 보이며, 제목은 ‘실패할 자유’였다. 피트는 이 기사에서 완벽에 대한 강박 관념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 적었는데 이러한 강박 관념으로 말미암아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용납하지 않게 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매사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행동하는 사람을 우러러 떠받드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패를 해본 사람이야말로 자기 자신을 정말 끝까지 밀어붙여 본 사람이며, 다른 사람들이 나 대신 성공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면서 앞으로 나아간 사람이다. 이렇게 실패를 감수하는 사람은 실패를 거울삼아 발전할 수가 있다. 한 번도 실패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공교롭게도 자기 자신을 힘껏 밀어붙여 본 일이 없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피트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재능이 얼마나 많든 얼마나 영특하든 관계없이 완벽한 사람은 없다. 순응하고 묵인하는 데 머물지 않고 담대하고 활발한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면 때로는 실패도 겪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실패할 자유를 얻을 수만 있다면 언젠가는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실패에 관대하지 않다. 우리나라가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아이러니하다. 실패에 관대하지 않으면 진보와 창의성이 일어날 수 없다.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위험 감수를 주저한다.


나를 한 번 믿어보라. 피트 도킨스도 실패했는데 우리라고 그렇게 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산을 오르는 일이든, 새로운 기술과 힘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므로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회피하는 편이 항상 쉬운 선택이다. 전에 실패해본 적이 없는 사람한테는 말이다. 지난날의 실패를 거울삼아 다시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려는 사람한테는 뭔가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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