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빛나는 이유

   
안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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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맵
   
13000
2013�� 05��



■ 책 소개
꿈으로 끝나지 않을 인생을 위해 지금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우리 시대의 스타들은 고된 연습과 기약 없는 기다림,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 무서울정도로 파고드는 끈기와 열정, 명확한 목표 하에 누구보다 열심히 인생을 개척한 진정한 승리자들이다. 
그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가르쳐온 저자 안혁모는 그들에게서 오늘의 모습을 이룰 핵심적인자질과 성품을 확인했고, 그런 요소를 바탕으로 향후 더더욱 성장해나갈 수 있음을 확신했다. 수많은 경쟁을 뚫고 꿈을 이뤄낸 스타들의 실제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해볼 기회를 선사한다. 또한 치열한 현실을 사는 우리들에게 신나게 꿈을 꾸는 이들의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마음껏 울고 웃지 못하는 이 시대의 청춘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

이제부터 환하게 밝혀진 조명의 뒤편에 숨겨져 있던 그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그것을 이루어간 과정의 이야기를읽고, 당신의 삶에도 화려한 ‘조명’을 켤 준비를 하라. 

■ 저자 안혁모&nbsp&&nbsp&&nbsp&&nbsp&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졸업후 경기도립극단에서 수석 연기단원으로 약 1천500여 회 공연에서 열연했다. 1997년부터 방송과 영화에서 활동 중인 100여 명의 연기자 실기및 인성교육을 지도해왔다. 현재 sidusHQ 연기자 책임지도와 C.A.S.T. by iHQ 연기 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함께하는연기자로는 김기방, 김선아, 김소현, 마동석, 박민영, 박시후, 백도빈, 선우선, 성유리, 송종호, 송중기, 양진우, 윤계상, 이상엽, 장혁,전지현, 정겨운, 조윤희, 조인성, 최민호, 최시원, 최원영, 황찬성 등 다수가 있다. 그 외 삼성SDS멀티캠퍼스, 삼성생명, 삼성증권, KT,LG전자, SK C&C, 두산중공업, 현대하이스코, 보건복지부, 크레듀, 하나은행, 대신증권, 매일경제신문, 카페베네, 망고식스 등 다수기업에서 액팅 프레젠테이션, 브리핑, 교수법, 스피치, 리더십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 차례
PART 1 꿈은 아무도 빌려주지 않는다
 
타인의 꿈,타인의 삶은 버려라 
꿈들의 진실게임 
너는 이미 아홉 개나 가졌는걸 
경계, 밖으로 
PART 2 내 꿈의 무대를 연출하라 
‘꿈같은이야기’는 필요 없다 
꿈이 쓰다, 꿈을 쓰다 
빨리 가지 못해도, 잘못 가지 않는다면 
세상이 나에게 맞춰주기를 바라지 마라

PART 3 스타가 빛나는 이유
스마트한 쓴소리 사용법 
지금 머물러 있는 곳을 더욱 사랑하라 
소나무의 열정으로, 버드나무의 유연함으로
소의 걸음으로 느리지만 우직하게 
산에 일찍 오른다고 산삼 캐랴 
잠든 나를 깨우는 것은 기적이 아니야 
멀리 봐, 너는날아갈 것이다 
뭘 해야 행복한지, 그걸 생각해야지 
빠르면 좋지만, 늦어도 이룰 수 있는 
‘원석’이 ‘보석’이 되기 위해필요한 것 
책임감이란 ‘이름값’을 한다는 것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약속 
‘열탕과 냉탕 사이’의 시간 
놀아라,즐겨라, 미쳐라 
지금 빛나는 것은 오래 타올랐기 때문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뺀질이도 꿈을 꾸니 달라졌다

+one _ Another Story 
나는 다만느리게 가고 있을 뿐이다 | 나의 무대는 내가 만들어야 한다
마치며





스타가 빛나는 이유


PART 1 꿈은 아무도 빌려주지 않는다

타인의 꿈, 타인의 삶은 버려라

화려하고 빛나는 스타의 자리라도 자기 꿈이 아니라면 그것은 한때의 추억에 불과하다. 그 때문에 톱스타라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유리에겐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 먼저였다. 참된 나를 알아야 무엇이든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법이다. 자기 정체성을 찾는 과정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 그것을 이루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좌절하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면서 인생이 그리 만만하지 않구나 하고 씁쓸하게 웃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운이 좋아서 그냥 이뤄지는 꿈은 없다. 스타가 된 후에도 그게 제 몫이 아니라고, 과분하다고 느꼈던 유리는 이십대가 되어서야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배우로서 단단한 입지를 쌓아가고 있지만, 핑클로 활동하던 당시 그녀가 맞닥뜨렸던 문제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숙제다.


나는 유리처럼 이게 자신의 길인지 아닌지를 고민하는, 자신이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찾지 못해 방황하는 청년들을 많이 봐왔다. 오랫동안 그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스타이건 아니면 자아를 찾기 전까지는 꿈을 찾을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꿈을 찾기 전에는 그들 모두가 무명이라는 사실이다.


지금의 아이돌은 명문 대학에 들어가려고 머리 싸매고 공부하는 수험생 못잖게, 아니 그보다 몇 배의 열정과 노력으로 자신의 미래를 준비해가고 있다. 그럼 그들은 왜 자신을 그토록 채찍질하면서까지 스타라는 꿈을 놓지 않는 걸까? 부모가 시켜서도, 소속사가 강요해서도 아니다. 그런 강압이라면 한두 달은 버틸 수 있어도 몇 년을 참아낼 순 없다.


그들의 인내와 기다림의 이유는, 다른 누구의 꿈도 아닌 바로 자신의 꿈이기 때문이다. 다른 무엇보다 하고 싶었던 일이자, 잘할 수 있는 일이어서다. 스타를 진짜 빛나게 하는 것은 그들을 비추는 무대 위 화려한 조명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기다리며 고된 훈련을 버텨낼 수 있게 한, 그들만의 꿈이었다.


세상은 꿈을 꾸라고 말하지만 꿈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너도 나도 꿈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어떤 게 꿈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이제 남의 꿈 빌려 쓰면서 생색내는 일도 그만, 그 꿈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남 탓하는 일도 그만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어떤 일을 하든, 무엇이 되고 싶든, 그 꿈이 스스로 간절히 바라는 자신의 꿈인지부터 점검해보자. 만약 그것이 남의 꿈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면, 그것은 자신의 인생이 아닌 남의 인생을 사는 것이다. 내가 왜 그 일을 하고 싶은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곧 나의 정체성을 찾고 지금의 자리가 나의 무대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그러한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야말로 꿈의 지도를 그리기 위한 여정의 시작이다.


너는 이미 아홉 개나 가졌는걸

나는 얼마 전 거울의 방(TV조선에서 방송된 교양 프로그램으로, 거울의 방에서 고민을 털어놓고 해결하는 스튜디오 휴먼다큐멘터리다.)이란 프로그램에 출연을 했다. 그날은 탈모로 고민하다가 결국 배우의 꿈을 접었다는 이십대 배우지망생이 재도전을 위해 오디션을 보는 내용이었다.


내가 실내에서 모자를 쓴 것을 지적하자 그는 시술을 한 상태지만 탈모가 심해 모자를 썼다고 말했다. 그리고 잠시 망설이다 어렵게 모자를 벗었다. 그때부터 그의 몸이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준비한 연기를 보여달라는 심사위원들의 요청에도 그는 아무 반응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오랜 꿈이었던 배우의 길을 접을 만큼 탈모가 중요한 문제였을까? 자신의 간절한 꿈이라면 탈모가 걸림돌이 될지라도 꿈을 접지 말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동안 배우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왔는지 물었지만 그는 그것조차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오로지 탈모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할 뿐이었다.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그런 류의 대답을 했던가. 나와 함께 오디션 심사에 참가한 선생이 질문했다.


"탈모 때문에 꿈을 접을 만큼 본인의 꿈은 아무것도 아닌가요?"


우리 주변에도 나 자신, 혹은 내 환경이 가진 단점을 탓하며 모든 것을 놓고 있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영어를 못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거나, 사교능력이 제로인 탓으로 인맥이 없어 원하는 일을 얻을 수 없다거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어학연수나 유학을 못 다녀와서 대기업에 들어갈 수 없다는 등 각양각색의 사연들이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항변할 것이다. 할 수조차 없었다, 기회조차 오지 않았다고.


하지만 "넌 뭘 할 수 있니? 뭐가 가능해?" 하고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안 되는 일만을 생각하다가 정작 잘하는 일은 잊어버리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그래서 안 돼는 하나의 약점을 극복하고 다양한 강점을 계발하지 않은 자신의 게으름에 대한 변명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야 한다. 어디엔가 틈새가 보일 것이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남들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들 중에 자신에게 없는 한 가지가 아니라, 꾸준히 노력해서 장점을 부각시킬 실력을 쌓는 일이다.



PART 2 내 꿈의 무대를 연출하라

빨리 가지 못해도, 잘못 가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되도록 빨리 결승점에 가기를 원한다. 그래서 때론 반칙을 하고, 아니면 좋은 전략을 세워서 과정을 단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생에서 꿈을 이루는 과정은 어떨까. 마음만 영악하게 먹으면 꿈에 이르는 과정을 단축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릇된 방법이나 반칙으로 꿈에 이르렀을 때, 과연 행복할까? 아마도 이건 내 진짜 꿈이 아닌가 봐하고 실망할 가능성이 더 클 것이다.


꿈은 남들이 평가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향한 만족감, 스스로 열심히 해서 이뤄냈다는 성취감이 함께 작용할 때 비로소 다다를 수 있는 지점이다. 꿈을 이루고 싶은 욕망보다 그 꿈을 꾸게 된 이유, 그리고 이뤄가는 과정과 목적이 아름답기 때문에 꿈을 꾸는 사람 또한 아름다운 것이다.


정정당당하게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한 가지 답은, 바로 실패 연습이다. 가슴 뛰는 일이지만 진짜 하고 싶은지, 잘할 수 있을지 몰라서 망설여진다고? 한 가지 일을 망설이는 사람은 다른 어떤 일에서도 마찬가지로 망설이게 된다. 그럴 땐 망설이기보다 그 일과 부딪쳐 자주 실패를 경험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실패를 경험하란 말은 아니다. 이것도 실패, 저것도 실패, 손을 대는 것마다 실패한다면 주변사람들은 물론이고 자신조차도 스스로의 꿈을 비하하게 될 것이다.


실패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적인 실패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서 그린 꿈을 찾는 여행의 루트를 따라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 일이 나의 소명인지 알기 위해 반복적으로 실패를 맛보라. 여러 번의 실패와 좌절을 경험한 후에도 그 일이 좋다면 다시 시도할 만큼의 무모한 자신감도 고갈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아무리 전략적인 실패라고 하더라도 거듭된 실패를 경험하면 몸이 움츠러들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몇 번의 낙방을 맛보아도 그 일을 포기할 수 없다면, 당신은 지금 자신의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니까. 무명 시절 수 없는 거절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자주 듣는다. 아, 그래서 저렇게 연기를, 노래를 잘하는구나 감탄하면서도 막상 내게 닥치면 한 번의 거절에도 흔들릴 만큼 우리는 나약하다. 그때마다 시작한 그 지점을 생각해보자. 왜 자신이 여기까지 와 있는지 확인하고, 다시 점검해보자.


고비가 닥쳐올 때마다 처음 그 길에 들어섰을 때의 순수함을 찾아야 한다. 잦은 실패나 다른 사람들의 비평보다는 목적에 닿겠다는 순수한 열정과 다시 일어나는 힘이 필요하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다. 거듭 오디션에 탈락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이라면 될 때까지 도전해야 한다. 실제로 톱스타 장혁은 119번이나 오디션에 탈락했지만 배우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고, 우리는 추노의 이대길을 만날 수 있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실패를 피할 수는 없다. 실패가 반복된다고 해서 그 일에 소질이 없거나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실패를 경험 삼아 다음 일을 계획하는 침착함과 실패했음에도 다시 도전하는 열정,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라면 아무리 실패해도 끝까지 하겠다는 순수한 끈기가 꿈을 이루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


세상이 나에게 맞춰주기를 바라지 마라

"준비는 빌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모든 운동에 준비 체조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어떤 능수능란한 선수라도 운동을 하기 전에 반드시 준비 체조를 한다. 이는 운동뿐 아니라 모든 일에 적용된다.


배우들은 연기와 생활이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연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더불어 앞으로 맡을 역할을 미리 분석하고 연습하는 일을 꾸준히 해야 하는데, 문제는 언제일지 모르는 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회는 정해진 시간에 찾아오지 않는다. 정말 열심히 한 사람에게도, 뜨뜻미지근했던 사람에게도 기회는 찾아온다. 누구나 오디션에 참가할 수 있고 경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기회를 잡는 데 결정적인 것은 그가 준비되어 있는가이다.


그럼 이렇게 중요한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서 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내 꿈에 대한 준비 역시 같다. 무슨 일이든 가장 먼저 할 일은 기본기를 닦는 것이다. 그러고 난 다음은 특기를 만들어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다. 어떤 역할을 맡고 싶다고 막연히 기대하지 말고 그 역할에 맞는 실력을 갖춰라.


준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끝까지 나를 믿고 지지하는 존재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인간관계의 연속이다.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다면 그 길을 응원해줄 지지자를 만나야 한다. 나를 믿고 지지하는 존재를 만드는 것 또한 준비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에겐 매니저가 필요하다. 특히, 재능을 발견하고 끝까지 함께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매니저는 배우를 춤추게 한다. 멈추지 않고 연습하게 한다. 또한 친구와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다만 안 된다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과감하게 정리하라. 마음에서 우러나온 충언이라면 모르겠지만,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과는 되도록 어울리지 않는 것이 좋다. 반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나의 재능을 발견해주는 사람과 함께 지낸다면 어떤 어려운 일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PART 3 스타가 빛나는 이유

지금 머물러 있는 곳을 더욱 사랑하라

첫 책을 출간하고 특강을 할 때였다. 마침 배우 김기방이 함께했는데, 한 친구가 달려와 그에게 사인을 부탁했다. 김기방이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했다. 왜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김기방은 스타가 아닙니다. 나처럼 보통사람 같아요. 잘생기지도 않고 키도 크지 않아요, 나처럼. 그런데 그런 그가 배우가 되어 제 역할을 잘해내는 걸 보니, 나도 노력하면 될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생겼어요. 기방 씨 보면서 나도 김기방 같은 배우가 되겠다고 매일 생각합니다. 당신처럼 좋은 감초배우가 되고 싶어요."


처음 매니저가 기방이와 함께 나를 찾아 왔을 때, 나는 후배 매니저를 데려온 줄 알았다. 외모보다 실력이 중요하다고는 말하지만 현실에서의 나는 외모에 대한 고정관념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나는 네가 항상 웃는 게 보기 좋다. 그런데 싫은 소리 하고 상처 주는 사람들한테도 곧잘 웃더라. 쉽지 않은 일일 텐데 넌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 거니?"


나의 질문에 기방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선생님, 처음 제가 연기 배우겠다고 찾아왔을 때 기억하세요? 저 그때 엄청 용기내서 온 거였어요. 이전에 개그맨 하겠다고 그랬던 거 아시죠? 저처럼 재미있게 생긴 사람은 배우는 꿈도 못 꿀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막상 연기를 배워보겠다고 이곳까지 오긴 했지만 제가 하려는 일에 가장 큰 걸림돌이 제 생각이더라고요. 저 스스로 배우는 이렇게 생겨야 한다고 정답을 정해놓고 탑을 쌓았어요. 두려움은 점점 그 탑만큼 높아져갔고요. 그런데 막상 이곳에 와서 진짜 연기를 해보니까 다른 사람들 이야기는 오히려 관심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제일 두려운 것은 나 자신이 만든 부정적인 생각이지 다른 사람의 말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안 좋은 소리라도 다 저한테 관심이 있으니까 말하는 거잖아요. 제가 인상을 쓰거나 기분 나빠 하면 상대방이 저 때문에 불편해지는 게 싫었어요. 저로 인해 사람들이 웃고 기분이 좋아졌으면 해요. 많은 사람들이 저를 편하게 생각하고 저와 이야기하고 싶어 하면 좋겠어요."


기방이의 이런 태도는 일을 할 때 진가를 발휘했다. 처음부터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건 아니었지만 꾸준히 배역을 맡았고, 조금씩 분량을 확장해갔다. 기방이가 자신의 얼굴을 본격적으로 알린 것은 뿌리 깊은 나무에서 강채윤(장혁 분)의 친구 초탁을 연기하면서부터다. 연이어 골든타임에서 맛깔 나는 연기를 선보이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평가도 받았다.


기방이는 잘생긴 배우들에게 자신을 비춰보거나 자신의 외모에 콤플렉스를 갖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사랑하고 간직하며 최선을 다했다. 그것이 그를 가장 돋보이게 만든 달란트였다.


배우가 한 단계씩 성장할 때는 최적의 역할과 좋은 작품을 만났을 때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로 나는 확신하게 된다. 중증 외상환자의 생존이 결정되는 한 시간이 골든타임이라면, 우리 인생을 결정짓는 순간 또한 골든타임이다. 나는 제자들에게 묻곤 한다. 너희 인생의 골든타임은 언제냐고. 센스가 좋은 친구들은 그것이 언제를 말하는지 금세 알아차린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인생의 골든타임이라는 걸.


놀아라, 즐겨라, 미쳐라

전지혁은 장혁과 함께 나의 첫 제자다. 처음 만났을 때 지현이는 중학교 3학년이었다. 잡지모델로 활동하다가 배우의 길로 이제 막 들어서려던 참이었고, 나도 막 가르치는 일을 시작할 때였다.


나는 처음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온 앳된 여중생이 차츰 깊이 있는 여배우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지현이는 순간적인 고도의 집중력으로 아주 짧은 시간에 감정을 표출해냈다.


드라마 해피투게더에서 청순하고 씩씩한 이미지로 등장한 지현이는 그때의 인기를 CF로 이어갔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현이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흥행과 동시에 톱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연이은 CF에서 보여준 강렬한 이미지가 다음 영화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계속되는 흥행 참패로 인해 비주얼만 내세우는 배우라는 뒷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현이는 그런 반응에 흔들리지 않고 있었다. 그녀는 헤매는 시간조차 배우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일 아침 7시부터 운동을 했고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배웠다.


배우는 쉬지 않고 배우는 일이라고 했던가? 지현이는 모든 순간을 성장의 과정이라 여기고 그저 열심히 배우고 익혔다.


"선생님, 저는 다작 배우가 목표예요."


활동이 주춤했던 시기에도 지현이는 앞으로 더 많은 작품들을 촬영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다짐이 요즘 나온 작품들에서 확인되고 있다. 화려한 출연진이 돋보였던 영화 도둑들에서 예니콜 역을 맡은 지현이는 날렵한 몸매와 액션을 과시하며 그 누구보다 주목받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벌써 10년도 더 전에 선보였던 엽기적인 그녀에서의 재기발랄함과 아름다움이 여전한, 아니 훨씬 숙성된 모습으로 명불허전, 역시 전지현이다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그 열기가 식기도 전에,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영화 베를린이 개봉했다. 이 작품에서 지현이는 도둑들에서와 달리 튀지 않으면서 편안한 연기를 선보였다.


사람마다 걸어가는 삶의 과정은 다르다. 지현이는 처음부터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톱스타의 자리에 올랐지만 제 몸에 맞는 배역을 만나기 위해 잠시 길을 돌았다. 결승점까지 곧바로 가는 사람이 있고, 거의 평생 주변만 맴돌다가 마지막에 결승점에 다다르는 사람도 있고, 지현이처럼 잠시 숨을 고르고 자기 길을 찾아나서는 사람도 있다.


당신 잘못이 아니야. 내가 꿈을 잘못 샀어.

도둑들에서 씹던껌의 대사


운이 좋아서 바로 제 몸에 맞는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는 행운아다. 하지만 세상 일이 다 그렇듯, 한 번에 꼭 맞는 것을 얻기란 쉽지 않다. 몇 번의 시행착오와 연습 과정을 거쳐 진짜 자신과 어울리는 역할을 맡게 될 때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영화 도둑들 속 씹던껌(김해숙 분)의 대사처럼 다른 사람의 꿈을 잘못 사서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그 꿈은 버려라. 그리고 진짜 내 몸에 맞는 나를 위한 꿈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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