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루한 대화습관 탈출하기

   
우테 라우터바흐(역자: 박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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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사람들
   
16000
2012�� 07��



■ 책 소개
이 책은 말이 통하지않는다는 같은 이유로, 세 명의 여자 친구에게 차인 휴고가 트레이너 로티에게 대화 트레이닝을 받는 과정으로 출발한다. 마치 독자가 트레이닝을받는 것처럼 트레이닝 과정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대화의 문제점을 찾는, 타인의 대화 관찰하기부터, 인간이 생각 없이 말을 하게 되는 과정 등을 통해 올바른 커뮤니케이션 모델을세우고, 이를 직접 트레이닝을 통해 실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총 14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단계를하나하나 거치며,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하나하나 짚고 수정해 나간다. 


■ 저자 우테 라흐터바흐(Ute Lauterbach) 
철학과 영문학을 전공한 후 철학을 통한 치료법 분야에 뛰어들었다. 심리및 에너지 연구소를 설립했고 현재 심리, 대화, 철학 등의 내용으로 강연과 세미나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개인 및 그룹 트레이닝도 맡고 있다.또한 국내외 TV, 라디오에도 출연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간 만들기 책』『얼마나 적은 것이 더 많은 것인가?』『한탄의 해피엔딩』『부담없이실패하자』『온전히 그리고 다르게 살기』『생각의 회전목마에서 내려오라』『행복의 방해꾼』등이 있다.

■ 역자 박여명 
현직 아나운서. 한국외국어대학교독일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독일에서 7년간 김나지움 과정 수료. 책 번역과 영상 번역 등의 경력을 두루 갖추고있으며, 자기계발과 인문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관심있게 번역하고 있다.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푸마리턴』『나를 일깨우는글쓰기』,트렌드와 시나리오』『두려움 없는 글쓰기』『저리가 짜증송아지』『으르렁쟁이 꼬마사자』『스피드매니지먼트』(출간 예정),『비네타의 조개』(출간예정),『세계의전래동화』(출간 예정),『그 누가 인간을 이해하리』(출간 예정),『손님찾기』(출간 예정)『완두콩공주』(출간 예정),『함께지만외로운』(출간 예정) 등이 있다, 

■차례
프롤로그

제1장고루한 대화습관에서 살아있는 대화습관으로
1. 고루한 대화습관을 가진 ‘휴고’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 영혼을자유롭게 하라

2. 자유로운 대화를 위한 내 상태체크하기
- 인식 스펙트럼 활용하기

3. 고루한대화습관에서 삶의 대화로
- 다르게 말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

제2장 고루한 대화습관을 탈출하는 14단계 
1. 나는 왜 대화를 하다 흥분할까?
- 나자신 잃지 않기

2. 서로 죽이는 언어를 자꾸 쓰는이유?
- 새로운 언어로 고루한 뇌 경로 바꾸기

3. 대체 왜 자신의 스토리를 줄줄 늘어놓게 되나? 
- 이야기하기, 그러나 다르게

- 견해의 배경을 명백하게드러내기


5. 이미 결론이 정해진 대화를 누가 하려고 하겠는가?
- 단호한표현도 다시 한 번 생각하기

6. 틀린 말은 아닌데재수가 없는 대화?
- 매서운 심리학자처럼 굴지 않기

7. 뒷담화의 가장 큰 희생자는?
- 죄 없는 앞사람에게 제3자 이야기 하지 않기

- 연상작용, 지식자랑,불필요한 의견에 신중하라

9. 우리가 온라인 대화에 자꾸의지하는 이유?
- 당신의 퍼스트 라이프를 보여주기 위해 용기를 내라!

10. 자신을 모면하거나 내세우고 싶은 사람들이 남발하는 것?
- 격언, 외래어 남발하는 습관, 과감하게 떨치기

11. 어떤 말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
-당신의 진짜 상태를 인식하고 표현하라 

12. 복잡하게얽힌 일상이 어떻게 대화에너지를 뺏어갈까?
- 일상의 문제를 처리하고 표현하기

13. 진정한 대화의 고수가 되고 싶다면?
- 농담하기, 상상하기, 장난하기

- 본질적인 질문을 서로교환하라

에필로그
한눈에 보는 트레이닝포인트





고루한 대화습관 탈출하기


고루한 대화습관에서 살아있는 대화습관으로

고루한 대화습관을 가진 휴고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 영혼을 자유롭게 하라

머릿속이 자유로울수록 커뮤니케이션은 더 풍성해진다

즉흥적으로 말해온 휴고

휴고의 전전전 여자 친구는 물론이고 전전 여자 친구, 전 여자 친구도 그랬다. 휴고의 전 애인들은 하나같이 휴고는 착한 사람이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공통으로 지적하는 점이 있었다. 휴고와는 도무지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세 여자 친구 모두 같은 이유로 휴고를 떠났다. 휴고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와는 대화가 안 된다니, 그게 대체 무슨 어이없는 소린가! 휴고는 말하는 것을 좋아할뿐더러, 말을 많이 하는 편에 속했다. 정말이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뭔가 잘못된 것이 분명했다.


‣ 휴고의 말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아니, 어쩌면 말이 아닌 그의 생각에 문제가 있는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지금 휴고는 벼랑 끝에 몰린 거나 다름없었다. 결국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배우고 말겠노라 결심했다. 그래서 잠시 일을 쉬기로 하고 로티를 찾아갔다. 로티, 그의 트레이너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되었다. 로티는 서론을 소개하면서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인생의 전부임을 강조했다. "에너지는 당신의 생각이 머무는 바로 그곳에 존재해요. 예컨대 대화 도중 이기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생각한다면 진정한 교제는 이뤄질 수 없어요. 미래나 과거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당신의 에너지는 당신이 존재하는 지금 이 순간에 있는 거니까요."


휴고는 과거의 애인들이 자신의 어떤 모습을 싫어했던 것인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아니었다. 일부러 그런 생각을 하거나, 그런 말을 했던 게 아니었으니까. 그냥 자동으로 튀어나왔을 뿐이다. 스웨덴에서의 휴가 이야기든, 정맥류성 종양 이야기든, 흡인 펌프 이야기든 간에 말이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흘러나오는 말들

이어서 로티는 언어와 정신적 활동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휴고에게 정말 말하고 싶었던 것이 스웨덴에서의 휴가나 정맥류성 종양, 흡인 펌프 이야기가 맞느냐고 물었다. 휴고는 대답했다.


"네. 스웨덴에서 휴가는 보내는 동안 정말 비가 많이 왔거든요. 그래서 우비를……."

"그만!"


로티가 외쳤다.


"그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죠. 아마도 방금 그 문장 때문에 여자 친구가 떠난 것 같네요."


이런! 휴고는 뜨끔했다. 심지어 질문이 뭐였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로티는 질문을 상기시켜주며 지금 그의 관심이 온통 자기 자신과 스웨덴에서의 휴가에 쏠려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 때문에 정말 대화 상대는 자신이 관심 밖에 있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었다. 휴고는 또 한 번 뜨끔했다. 사실 그도 그냥 나오든 대로 아무렇게나 말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 그런 생각들이 떠오르는 걸 막을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 로티가 말했다.


"그래서 이 트레이닝이 필요한 거예요. 말은 생각에 비해 눈에 띄게 드러날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제부터 당신은 관계와 현재성을 촉진하는 훈련을 할 거예요. 그러다 보면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도 보너스로 배우게 되죠. 이렇게 하면 당신도 머잖아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게 될 거예요!"

그리고 과제를 주었다.


"우선 현재 당신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세요. 아마도 의지와는 상관없이 말이 저절로 툭 튀어나올 거예요. 한 주 혹은 두 주 정도의 시간을 두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마다 상대와의 관계, 실제적인 교류, 현재성, 거리, 활기 등이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의도적으로 관찰해보세요. 시사하는 바가 아주 많을 거예요."


나의 내면 상태는 제로인가? 충만인가? - 인식 스펙트럼 활용하기

자유로운 대화를 위해 나의 상태를 체크하자!

대화하기 10분 전

어떤 사람과의 약속이 있다면 딱 10분 전에 도착해 보자. 그리고 상대가 도착하기 전 내 마음 상태가 어떠한지 살펴보자. 내 마음의 상태가 상대방을 충분히 존중하고 아낄 수 있는 상태인지, 내 머릿속이 나와 상대가 만날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으며 지금의 대화를 충분히 즐기고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자유로운지, 내 트라우마나 내 불편한 감정의 찌꺼기 때문에 불시에 예상치도 못한 말들이 튀어나오려고 할 때 차분히 그것을 제어할 수 있는지 나를 들여다보자.


그리고 마음속 깊이 그와 나를 위해 빌어보자. 우리의 대화가 늘 현재에 머물기를, 어떠한 가면도 없이 진솔한 내 모습이길, 내뱉어 내어지는 말이 상대의 삶을 더욱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길, 서로의 내면 안에 머물렀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한 모든 가능성의 에너지들이 오늘의 대화를 통해 한껏 활기차게 일어나기를……. 그리고 그를 위해 옷매무새도 가다듬고 그를 위해 환하게 웃을 준비를 해보자.


우리의 감정 상태가 충만으로 가는 길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제로로 가져가는 방법과 충만으로 가져가는 방법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휴고처럼 음악을 듣는다든지, 또 어떤 사람은 누군가를 도울 때, 또 누군가는 여행을 갈 때, 또 누군가는 인정받을 때, 누군가는 감정을 나눌 때인 것처럼 우리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어떨 때 내면의 상태가 충만해지는지 알 수 있다. 그것을 알 수 있다면 그 충만한 상태를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것을 알 수 없다면 우리는 현재 이 순간에 집중하고, 이 순간은 즐기고 느끼면 된다. 왜냐하면 이 순간은 내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 순간을 즐겁고 충만하게 보내느냐, 우울하게 보내느냐는 지금 바로 내가 선택하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항은 우리 마음 상태는 우리의 의식적인 노력에 의해서 변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결국 우리 대화를, 또 우리 인생을 달라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기 10분 전 내 마음 상태가 엉망이라면 대화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 그런 대화나 약속을 하지 않은 것만 못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정중히 사과하고 자신이 지금 어떠한 일로 당신을 충분히 존중하고 아낄 수 있는 마음 상태가 아니며 지금 온전히 대화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솔직히 고백하자. 그리고 지금의 마음을 충만으로 전환시켜줄 무언가를 생각해내지 못했다면 약속을 다음으로 미루라. 아니면 대화가 필요 없는 시원한 영화 한 편을 보고 헤어지는 것도 괜찮겠다.



고루한 대화습관을 탈출하는 14단계

나는 왜 대화를 하다 흥분할까? - 나 자신 잃지 않기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 감정의 본질과 대면하라

먼저 가장 우선시되는 포인트로 트레이닝을 시작해 보자. 바로, 나 자신 잃지 않기이다. 나를 잃는다는 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그 반대의 케이스, 즉 나를 잃지 않았을 때를 먼저 떠올려 보는 게 도움이 된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사람, 어찌나 화가 났는지, 제정신이 아니더라고."


이는 그 사람이 분별력을 잃어 본래의 모습을 잊을 정도로 자신을 쥐고 흔드는 감정의 노예가 되었다는 뜻이다. 대화는 감정 속에서 허우적대는 대신, 그 감정이 어디에서 오며 그 감정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식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


첫 번째 트레이닝 포인트는 감정과 정서를 구분하는 데 있다. 감정을 정서로 바꿔 정서가 날개를 펼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감정은 특정한 인격의 구성 요소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을 때 나타난다. 분노는 성취가 흔들릴 때, 질투는 자아에 대한 가치 판단이 확고하지 않을 때, 타인과의 일치에 대한 중독은 적당한 수준의 건강한 고집이 없을 때 생긴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상황에서 인격의 구성 요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안타깝게도 고장 난 인격의 조각들은 어떤 이유에서건 계속해서 수리를 거부한다. 이를 흔히 자기 방어 기제라고 하는데, 말하자면 그 무엇보다 치유를 필요로 하는 그 요소가 도리어 저항적인 성격을 띠게 되는 것을 말한다. 안타깝지 않은가. 결국은 수리-즉 활동하지 못하는 인격의 핵심 능력을 통합시키거나 고무-하려고만 하면 내면의 저항이 일어난다는 소리다. 그리고 바로 그 저항이 일으키는 게 감정이다.


그럴 때 나 자신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보자.


* 혹 이 감정이 어떠한 유사한 상황에서 늘 반복되어 일어나는 감정인가?

* 어떠한 고장난 인격의 눈속임에 속아 이 감정이 일어났는가?-나의 내면 바라보기

* 이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 나에게 정말로 유익한 것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인가?

* 감정을 정서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즉, 나를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체 왜 자신의 스토리를 줄줄 늘어놓게 되나? - 이야기하기, 그러나 다르게

관련 없는 이야기는 생략하라!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이번 트레이닝 포인트를 적용하려면 언어 습관이 진화하는 과정을 마치 운동을 통해 근육량이 늘어가는 과정처럼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 성과에 집착해 잔뜩 긴장하고 있는 것보다 백배는 더 좋은 방법이다. 스토리를 풀어놓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한 모습을 관찰하는 것은 매우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동으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는 자신의, 혹은 타인의 모습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랄 때도 있을 것이다.


다음 단계는 만들어 내는 스토리 가운데 관련 없는 이야기들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는 것이다. 이때는 "이번에는 스토리 하나를(두 개 혹은 세 개를) 생략하겠어."라고 다짐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토리를 생략했다면 그때 찾아오는 정서에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마도 두 개의 상반된 정서가 부딪칠 것이다. 인간의 에고는 무용담, 영웅담과 같은 스토리를 늘어놓는 방식으로 영양분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이 인간의 성향 중 하나다. 그러나 누구의 것이 되었든 간에 스토리 자체를 지겨워하는 또 하나의 성향이 있다. 가령 누군가가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고 해보자. 4년 전 노루를 칠 뻔했다는 뭐, 대충 그런 내용인데, 세 문장 정도를 들으니 이야기를 하기 위한 이야기일 뿐임을 알 수 있다. 이럴 때는 예전의 네가 아니라 지금의 당신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분명하게 말하는 게 좋다.


틀린 말은 아닌데 재수가 없는 대화? - 매서운 심리학자처럼 굴지 않기

사람은 평가보다는 이해받고 싶어 한다. 심리학적 접근을 이해심으로 대체하라!

이번 트레이닝 포인트에서는 상대의 마음에 깊게 공감할 줄 아는 심리적 능력과, 이해나 진심도 없는 허울뿐인 심리학적 접근을 구분하고 그 차이를 배워보고자 한다. 타인의 처지가 되어 공감할 수 있는 심리적 유연성을 가진 사람은 상대의 문제에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은 심리학적 지식에만 사로잡혀 상대의 감정 따위는 무시해 버리기 쉽다. 이해심 없는 심리학적 접근은 타인의 상처 중에서도 가장 아픈 부분을 간과한다.


감정적 공감이 들어서야 할 자리에 객관적인 설명만 가득한 것이다. 이와 같은 심리학적 접근 속에서는 진정한 이해와 교제가 절대 싹틀 리 없다. 우리는 모든 정성을 다해 머리와 마음으로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기본 전제는 언제나 자신의 정서를 인지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마음과 마음이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짧게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분석보다 공감이 먼저다


이해심은 상대에게 여지를 주는 역할을 한다. 이해심이 생기면 상대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자신이 이해한 바가 맞는지를 물어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 어떤 분석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공감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불평이나 불만, 감정을 쏟아 놓은 사람은 상대가 그 원인을 알아내서 분석한 뒤 해결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 공감하고 지지받아 위로 받고 싶다는 욕구의 다른 표현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이해심만 가지면 만사가 다 해결된다는 뜻은 아니다. 깨어있는 인식, 공감하는 마음과 함께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머리도 있어야 한다. 즉, 머리는 뱀과 같고, 마음은 비둘기 같아야 하는 것이다! 분석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제 해결은 날카로운 분석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충분히 표현하고 이해받은 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 생겼을 때 가능한 것이다. 그 과정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나면 우리는 상대의 표현 뒤에 숨겨진 욕구나 의도 등을 분석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그 표현의 이면에 숨겨진 욕구를 되묻기만 하면 상대는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의지나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러니 너무 감정적으로 치우치거나 그와 반대로 날카로운 심리학적 분석에만 몰두하면 균형이 깨져 자신을 잃게 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일단 행동을 멈추고 크게 호흡을 한 뒤, 겉으로 드러난 것 이면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내면에 일어나는 정서가 위로든, 분노든, 두려움이든 그것을 인식하고 표현한다면 자신과의 거리는 물론 상대방의 거리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우리는 왜 자꾸 내가 아는 것을 자랑하고 싶을까? - 연상작용, 지식자랑, 불필요한 의견에 신중하라

내가 선택하지 않은 반사적인 생각 꾸러미들을 의식적으로 내가 선택한 것으로 대체한다

인간의 머리는 경험, 기억, 지식, 고정관념, 틀에 박힌 표현들로 가득 차 있다. 여기에서 예외일 수 없는 사람은 없다. 이렇듯 셀 수 없이 많은 대화의 소재들이 머릿속에 가득하니 사실 특정한 자극이 주어졌을 때 관련된 이야기가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바꿔 말하면, 이는 두뇌가 우리를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온다는 건 결국 두뇌 속 잡동사니들이 자립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우리만 두뇌를 이용하는 게 아니다. 우리의 두뇌 역시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시키지도 않은 일을 자처해서 나서곤 한다.


이는 결국 현재성, 새로운 것에 대한 오픈 마인드, 자유로움, 정신적인 자정 능력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때 두뇌는 필연적인 서로 연결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생각의 고리, 즉 연상 작용을 통해 우리가 가진 지식과 사고의 상자, 그리고 그 밖에 과거에서 수집해온 수많은 잡동사니가 들어차 있는 창고에 접근하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두뇌가 강요하는 대로 살 수는 없는 일! 인식을 통해 두뇌에 맞서자. 방법은 이렇다. 의식적으로 대화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연상 작용으로 인해 툭 튀어나오던 말과 사고를 생략하라는 뜻이다. 연상 작용은 결국 표면적인 것에 불과해서 이를 이미 알고 있는 본인에게는 지루할 뿐이며, 대화 상대에게도 과거의 컨테이너에서 꺼낸 퇴적 덩어리 정도로밖에 인식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진정한 교제를 원한다면 유용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연상 작용은 그만 접어두기를 바란다.


거꾸로 보자면 이렇다. 교제, 현재성, 정신적인 성장을 원치 않는다면 말의 조정키는 연상 작용에 맡겨라. 무언가를 전달하지도 못하고 상대와 관련이 있지도 않은 말을 지루하게 늘어놓는 것이 목표라면 적극 추천한다. 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저 연상되는 주제들 사이에서 어슬렁거리다 상황에 따라 아무거나 선택해 그 생각의 찌꺼기에 의존하면 그만이니까.


어떤 말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 - 당신의 진짜 상태를 인식하고 표현하라

나의 현 상태는 어제도, 내일도 느낄 수 없다. 나 자신을 제대로 인식한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만 가능하다. 그래서 상태를 표현하는 말은 나와 현재, 나와 나 자신, 나와 타인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더욱이 멋진 것은 현 상태가 늘 변한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끊임없는 대화의 소재가 나오기 때문이다. 침묵을 어색해 하고 두려워하는 이유는 대화의 소재를 사건이나 정보들로 채우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현재 정서나 감정 상태, 상대의 현재 감정이나 상태에 집중하면 침묵은 자신과 상대의 상태를 관찰하고 느끼는 여백의 시간으로 전환되어 오히려 꼭 필요한 요소가 된다. 뿐만 아니라 현 상태를 인식하는 것은 관계와 현재성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나를 붙들어 주는 닻의 역할을 한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현재 나를 사로잡고 있는 진짜 정서와 느낌-즉, 상태-그리고 나를 흔들고 있는 감정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 트레이닝 팁

분노, 짜증, 질투는 격앙된 감정이 표면화된 것이다. 따라서 그 이면에는 일차적인 감정이 숨어 있다. 겉으로 드러난 2차 감정과 1차 감정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자신의 상태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보다 정확하게 분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격앙된 감정은 관계의 독이다. 감정의 해일이 밀려와 자신조차 제대로 인식할 수 없는 상태에 빠져 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극한의 감정에 휩싸인 상태에서 자신의 상태를 표현해야 할 때는 일단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 전쟁의 한복판으로 뛰어 들어가 말로 싸우지 말고, 멀찌감치 서서 전쟁을 묘사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과 타인을 인식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


감정에 일차적인 감정과 이차적인 감정이 있듯, 말도 감정과 똑같다. 일차적인 말은 일차적인 감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자신 내면의 가장 깊은 곳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상대의 공감을 얻는다. 반면 이차적인 말은 상처를 통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거꾸로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다. 이 경우 상대는 대부분 처음의 상처에 대한 책임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상처를 주는 말-불편, 분노, 비꼼, 의도적인 왜곡, 악의적인 말, 불손한 말 등 관계를 망가뜨리는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분풀이용으로 던진 말의 일차적인 원인을 고민한다는 것이 매우 힘들고 절망적인 일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한 일이다. 내면의 원인을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으면 타인을 향한 오랜 상처도 치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그건 대부분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의 다른 표현일 때가 많다.


행복한 사람은 타인의 행복도 중요하게 여길 줄 안다. 주로 상처를 주는 쪽이든 상대가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경우이든 그 원인은 상대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의 내면 안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 내면의 원인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찾아낸다면 우리는 시간이 갈수록 더 자유로워질 것이고, 나빴던 기분도 금세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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