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습관

   
이홍
ǻ
더숲
   
13500
2010�� 04��



 책 소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과 초고속의 진화를 매일거듭하는 IT의 눈부신 발전, 도요타 같은 국제 초우량기업의 몰락 등을 매일 접하게 되는 현 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는 앞을 종잡을 수 없는위기의 시대이다. 그 속에서 "창조"는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 책은 방대한 양의 자료를 검토하고 창조적인 사람들을 만나면서 얻은정보들을 녹여 변화와 위기의 시대에 개인과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생존전략으로 창조의 습관화를 설명하면서, 그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과 방법론을보여준다. 


창조의 대명사 스티브 잡스로부터 시작해서 고 정주영 회장, BBQ 윤홍근회장,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스팀청소기 사업가로 성공한 한경희 씨, 아픈 아들이 쉽게 빨 수 있도록 주름져 구부러지는 빨대를 만들어낸 어느어머니, 설거지하는 며느리를 보면서 ‘발로 조절하는 수도꼭지’를 만들어낸 78세의 할머니 사장님 등에 이르기까지, 책 안에는 수없이 많은창조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처럼 모두에게 적용되는 수십 개의 구체적인 사례들과 저자의 학문적 이론, 저자의 사회현상에 대한 이해와 분석은읽는 이들에게 창조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창조습관의 필요성을 제시할 것이다. 


■size=2> 저자이홍
국내 최고의 창조멘토이자 변화전도사로 불리는 이홍 교수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KAIST 경영과학과에서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미 미시건 대학의 교환교수를 역임하였다. 한국인사조직학회 편집위원장, 한국인사관리학회 부회장, 한국지식경영학회 회장을역임하는 등 활발한 학회활동을 한 중견학자이며 삼성인력개발원 자문교수, 정부혁신관리 위원회 위원장, 금융감독선진화위원, 한국증권거래소지식경영자문위원, 외교통상부 외교정보화 추진위원회 위원, 한국생산성대상 및 신경영혁신대상 심사위원 등 사회적 활동도 활발히 하였다.광운대학교에서는 경영대학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광운대학교 경영대 교수로 있으면서 한국전력 자문교수(열린경영위원회), 서울지방노동위원회차별시정위원, 지식경제부 및 국토해양부의 자체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자기창조조직』 『지식과 창의성, 그리고 뇌』 『지식점프』『한국기업을 위한 지식경영』 등이 있다.


■size=2>차례
제1장 창조는 습관이다
창조습관을 가진 사람들
일상습관 고리와창조습관 고리


제2장 창조습관을 가져야 하는이유
창조습관이 필요한 이유
선도국가로의 진입
네비게이터 성장의 한계
사회적 까다로움
게임 종류의변화

제3장 5가지 창조습관 - 개관
창조적인 사람들의 5가지 습관


제4장 창조에 쉽게 다가가는 습관 - 창조습관 1 : 창조동기만들기
창조와 인생의 기회
습관이 만들어지는 이유
창조동기 만들기
지식에 대한 염려덜기


제5장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습관 1 - 창조습관 2 :인위적 상상의 기술
창조와 상상
인위적 상황 속에 나를 집어넣기
인위적 상상에 능한 사람들
인위적 상황설정하기


제6장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습관 2 - 창조습관 2 :현상을 다르게 보는 기술
창조의 3단계
익숙한 현상에 대해 문제 인식하기
질문을 통해 호기심 갖기
어떻게활용할 것인가 고민하기


제7장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습관 3 - 창조습관 2 :관찰을 깊게 하는 마음의 기술
삶의 지배자 바꾸기
심리적 주인의식 갖기


제8장 고착에서 빠져나오는 습관 1 - 창조습관 3 :이미지(의미) 해체와 원점회귀 사고
고착
이미지(의미) 해체
원점회귀 사고


제9장 고착에서 빠져나오는 습관 2 - 창조습관 3 : 관점을전환하는 생각의 기술
여집합 사고
모순 발상
데칼코마니 사고


제10장 영감창고를 활용하는 습관 - 창조습관 4 : 영감을얻는 맥 찾기
영감창고 활용하기
영감창고를 활용하는 사람들
영감창고 활용시 주의사항


제11장 벼랑 끝에 서는 습관 - 창조습관 5 : 벼랑 끝에서얻는 창조의 기술
한계상황과 한계경험
한계경험의 작동원리
한계경험을 창조에 활용하는 사람들
한계상황만들기
한계상황과 광기


제12장 창조로 다가서는사람들에게
안주하는 습관에서 벗어나자
창조적 설득을 생각하자
창조동기를 폭넓게 생각하자
왜라는 질문을 할때는 조심하자




창조습관


창조는 습관이다

창조습관을 가진 사람들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떤 시각에서 보아야 하는 것일까? 라비(Isidor Isaac Rabi)라는 물리학자가 있다. 원자시계의 개념과 핵의 자기공명 현상을 발견한 학자다. 194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사람이기도 하다. 기자들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어머니의 질문이 오늘날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대답했다. 자신이 어린 시절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머니는 항상 "오늘은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무엇을 질문했니?"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 물음이 오늘날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창조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창조란 개인의 특성으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습관에 의한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라비는 어머니의 질문을 학교에서 돌아올 때마다 매번 들었다. 어린아이의 마음에 지겨웠을 법도 하다. 그래서 적당히 거짓말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끈질기게 동일한 질문을 하였고, 그러다 보니 거짓말 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하는 수없이 매번 학교에 갈 때마다 질문거리 하나씩을 가지고 갔을 것이다. 그렇게 밴 습관이 창조적 물리학자를 키워낸 것이다.


일상습관 고리와 창조습관 고리

창조력의 원천을 개인의 특성이 아닌 습관으로 본다는 것은 창조를 일종의 행동적 관점에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습관이란 일련의 반복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누구나 습관만 바꾸면 창조적일 수 있다는 말과 통한다.


습관적인 현상을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본다.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왜 담배를 끊지 못하느냐고 물어보면 습관이 되어서라고 대답한다. 어떤 사람들은 꼭두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한다. 왜 그렇게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느냐고 물어보면 습관이라고 말한다.


창조도 마찬가지다. 왜 어떤 사람들은 창조에 지속적으로 몰입할까? 습관 때문이다. 이들 역시 창조를 안 하면 몸이 근질거려서 못 견딘다. 습관이 돼서 그렇다. 인간은 습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습관이 생기는 이유는 그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같은 방법을 계속 사용하면 힘들이지 않고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일을 처리할 때도 쉽게 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습관 고리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면서 습관으로 가득 찬 일상의 세계로 들어간다. 여느 날과 똑같이 세면과 아침식사를 하고 집을 나선다. 항상 타던 버스나 지하철 또는 승용차를 이용하여 근무지로 향한다. 거기서 늘 하던 일들을 반복한다. 일이 끝나면 사람들과 항상 그랬던 방식으로 어울리며, 집으로 돌아와서는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 휴식을 취하고 내일을 맞는다. 이런 삶의 고리가 일상습관 고리다.


하지만 창조적인 사람들은 또 다른 삶의 고리를 하나 더 가지고 있다. 창조습관 고리라는 것이다. 창조습관 고리란 창조가 일상화되어 있는 습관 고리를 말한다. 이들에게는 창조행위가 습관의 일부이다. 그러니까 창조가 그렇게 쉬울 수가 없다. 그래서 늘 하던 일을 하는 것처럼 창조가 술술 이루어진다.

창조에 쉽게 다가가는 습관 : 창조동기 만들기

지식에 대한 염려 덜기

창조동기도 강하고 창조도 해보고 싶지만 여전히 창조에 마음을 열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가 있다. 막상 창조에 나서려고 하니 내 능력이 따라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심리적 장벽 때문이다.


나는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을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라고 한다. 이 믿음이 약하면 창조에 다가서기 어렵다. 가장 큰 원인은 창조에 필요한 지식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창조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창조에 필요한 지식을 가지고 있든 없든 개의치 않는 습성이 있다.


스팀청소기는 이제 가전제품의 주요 품목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대기업들도 이 제품을 좇아 출시할 만큼 시장규모도 커졌다. 한경희 스팀청소기가 이런 시장을 만들어냈다. 어느 날 한 대표는 걸레질을 하다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파 걸레질만 안 해도 살 것 같다는 넋두리를 하게 되었고, 그런 넋두리가 촉매가 되어 스팀청소기를 개발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한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교육 공무원이요, 가정주부였다. 우리 주위의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한 대표가 스팀청소기에 대한 사전지식이 깊었던 것도 아니다. 전공도 공학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경영학이다.


전기장치나 기계장치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이런 것들을 개발할 수 있었을까? 그 비밀은 통로원리(Corridor Principle)에 있다. 통로원리란 통로 밖에서는 통로 안을 잘 볼 수 없지만 일단 통로에 들어가보면 속을 잘 볼 수 있다는 이론이다. 사업 기회는 밖에서 보아서는 발견하기 어렵지만 사업에 뛰어들어가 보면 예상치 못한 기회를 접할 수 있음을 이론화한 것이다. 이 이론은 창조를 설명할 때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사람들을 설득하는 기술 중 발부터 들여놓기 기술(Foot-in-the-Door-Technique)이 있다. 큰 요구를 하기 전 작은 요구에 응하게 하여 차츰 큰 요구로 이행해가는 설득전략을 말한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일단 발부터 들여놓는 습관이 있다. 창조를 하고 싶으면 이들의 일단 발부터 들여놓는 전략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가장 간단한 행동부터 해보는 것이다. 창조기회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본다든지, 유사한 제품을 사서 뜯어본다든지, 아니면 주변에 도움을 받을 만한 사람을 찾아보는 것이다. 책을 사서 보아도 좋다. 이렇게 움직이다 보면 작은 실마리를 잡게 된다. 이것이 보이면 다음 단계로 조금 더 진입해보자.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창조의 세계로 빠져들어가 보는 것이다.


뉴턴은 자신의 업적에 대하여 질문을 받으면서 자신을 거인 위에 올라탄 난쟁이로 비유한 적이 있다. 앞선 사람들의 수많은 지식이 없었다면 그런 일들을 할 수 없었음을 표현한 말이다. 거인 위에 올라탄 난쟁이의 비유는 비단 뉴턴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창조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한다. 창조를 하기 위해 모든 지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들의 지식 위에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쌓으면 된다. 창조에 필요한 지식은 찾아보면 매우 많다. 이것을 결합하고 재조합하는 것이 창조다. 결론은 창조를 하는 데 필요한 지식 걱정은 조금 뒤로 미루자는 얘기다.


창조로 들어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조와 나와의 관계를 인식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인생의 목표가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을 성취하는 데 창조행위를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이 창조로 들어가는 첫 단계다.


다음으로는 일단 한 발 들여놓는 것이다. 창조를 하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지식을 갖추고 창조를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하면서 지식이 늘어난다. 처음에는 조금 어렵지만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고 문제해결력도 생긴다. 일단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일단 저질러보는 습성이 강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습관 : 현상을 다르게 보는 기술

익숙한 현상에서 문제 인식하기

현상을 통한 창조는 관찰에서 시작된다. 어떤 경우에는 관찰만으로도 창조적 기회와 해결책을 동시에 얻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보고 있다고 해서 정말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면서 문제를 인식해야만 진짜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현상에서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환경에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불편한 것에 익숙해지면 그것도 삶의 일부로 인식된다. 이렇게 되면 현실에서 보이는 모든 것이 당연하게 여겨져 문제를 인식하기가 어려워진다.


2008년 인도네시아 대형 마트 서열 4위였던 매크로 인도네시아가 롯데마트에 인수되었다. 인수 후 1년 만에 매출이 전년 대비 19.6퍼센트 수직 상승하였다. 이에 비해 1위 업체인 까르푸의 매출은 4퍼센트가 줄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여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던 것을 짚어내 해결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직원들이 현장 점검을 위해 자카르타에 있는 매크로점을 찾았을 때 매장에는 파리가 떼로 날아다녔다. 생활용품 코너에서는 비둘기도 날아올랐다. 직원들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손님들을 맞았다. 이런 사정은 매크로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인도네시아 최대의 대형 마트인 까르푸점에서도 과일이나 생선 판매대 주위로 수십 마리의 파리 떼가 날아다녔고 수족관에는 죽은 생선과 살아 있는 생선이 뒤섞여 있었다. 왜 당연히 해결됐어야 할 문제가 방치되고 있었을까? 이런 일들이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했기 때문이다. 어딜 가나 파리가 있으니 대형 마트에 파리가 날아다니는 것쯤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던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났더니 매출이 쉽게 올랐다. 이제 매크로는 자카르타 시내에서 파리가 없는 거의 유일한 대형 마트가 되었다.


롯데는 매크로를 인수하자마자 직원들의 생각을 바꾸는 일부터 착수했다. 우선 인수소식이 전해지면서 제출된 241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롯데마트에 매크로가 인수된다는 소문으로 직원 2400명 가운데 10퍼센트 정도가 사표를 냈다고 한다. 한국 기업은 스파르타식이라고 알려져 미리 겁을 먹고 그만둔 것이다. 이들 중에는 핵심인력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롯데는 이들의 사표를 모두 수리했다. 기존의 사고방식과 시스템을 바꾸려면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했다.


그런 다음 불결한 것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을 바꾸면서 위생개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직원들에게 매장에 파리가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시킨 것이다. 낡은 수족관을 보수하고 죽은 생선은 즉시 걸러내도록 교육했다. 최대 난제는 파리 제거작업이었다. 처음에는 파리채를 들고 나섰지만 근원적인 개선이 되지 못했다. 문제는 매장과 연결된 창고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이 지저분한 데 있었다. 결국 창고를 포함한 점포 전체를 수차례 소독한 다음에야 파리를 없앨 수 있었다.


이런 일들이 인도네시아에서만 일어날까? 아니다. 우리에겐 너무 익숙하여 문제로 보이지 않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면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많다.



고착에서 빠져나오는 습관 : 이미지(의미) 해체와 원점회귀 사고

이미지(의미) 해체

LA 어느 은행에 한 사람이 들어와 파리로 갑자기 여행을 떠나게 되었으니 5000달러를 2주 동안 빌리고 싶다고 했다. 은행 직원이 담보가 있어야 한다고 하니까 그 사람은 밖에 주차해놓은 페라리 자동차를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시가 25만 달러가 넘는 차를 담보로 연리 12퍼센트의 높은 이자를 받으니 은행은 마다할 리가 없었다. 돈 5000달러를 받은 차 주인은 열쇠를 넘겨주었다.


은행 직원은 페라리를 은행의 지하 담보물 저장소에 안전하게 주차하였다. 2주 후 차 주인이 나타나 그 동안의 이자를 포함해 빚을 모두 갚았다. 이 사람이 엄청난 부자임을 알게 된 은행 직원이 당신 같은 부자가 어떻게 5000달러가 없어 돈을 꾸었냐고 물었다. 대답은 이러했다. 2주 동안 내 차를 안전하고 싸게 주차할 곳이 은행담보물 보관소보다 더 좋은 곳이 없었다고. 은행 직원과 차 주인의 사고에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은행 직원은 은행담보물 보관소를 의미 그대로 담보물 보관소로 생각하였고 차 주인은 이것을 해체하여 주차장으로 의미를 변경한 것이다.


어떻게 이미지(의미) 해체를 잘할 수 있을까? 이것을 할 수 있는 강력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왜라는 질문으로 의도적 도발을 하는 것이다. 의자를 예로 이미지(의미) 해체를 위한 도발을 해보자. "왜 의자는 의자이어야 하지?" "왜 의자는 앉기만 해야 하는 거지?" "왜 의자는 네 개의 다리가 있어야 하지?" "왜 의자는 다리가 위로 향하면 안 되는 거지?" 이런 것들이 의자를 대상으로 한 도발적 질문이다. 의자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용도나 이미지 또는 형상에 격한 도전을 하는 것이 도발적 질문이다.


처음의 질문은 의자 자체에 대한 도발적 질문이다. 두 번째 질문은 의자=앉도록 해주는 것이라는 이미지(의미) 연합에 도전하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통해 의자는 다른 용도로 탄생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판이 동그란 의자를 여러 개 이어놓고 말처럼 타는 흉내를 내는 TV 광고를 본 적이 있다. 의자의 용도가 말로 변경된 것이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질문은 형상이나 사용위치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에 도발을 하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하면 다리가 하나이거나 다리를 없앤 의자, 또는 의자를 거꾸로 들어 위로 향하게 하는 예술작품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왜를 통한 이미지(의미) 해체를 통하여 MP3의 대세를 뒤집은 사람이 애플의 스티브 잡스다. 아이팟의 최소 버전은 페델이 만든 MP3다.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살 기업을 방문하던 중 잡스의 눈에 띄어 연구원으로 채용되었다. 이후 페델의 MP3를 개량해 나온 것이 아이팟이다. MP3에 머물던 최초의 버전이 잡스의 안목과 결합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기기로 탄생한 것이다.


그는 기존의 MP3를 보면서 왜 MP3를 음악을 듣는 기기로만 여길까?라고 생각하였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MP3는 왜 꼭 이렇게 만들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하였다고 한다. 이 두 가지 생각이 오늘날의 아이팟을 있게 한 동기다. 기존의 MP3가 가지지 못한 심플하면서도 매력 있는 디자인과 음악을 듣는 것 이외의 다양한 기능을 가진 디지털 기기 아이팟이 만들어진 것이다. 잡스의 이미지(의미) 해체 능력은 어디서 왔을까? 무엇을 보든 습관적으로 던지는 왜라는 도발적 질문에서 출발하고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의도적 부정이다. "이것은 ○○이 아니다"라고 사물이나 현상을 아예 부정해버리는 것이다. 부정의 핵심은 사물이나 현상에 결부된 이미지(의미)다. 앞에서 예로 든 의자를 보다 강력한 방법으로 이미지(의미)를 해체하는 방법은 "이것은 의자가 아니다"라고 부정하는 것이다. 의자가 가지고 있는 총체적인 이미지(의미)를 거부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렇게 하면 기존의 것에 새로운 이미지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왜를 통한 이미지(의미) 해체가 세세한 부분을 변화시킬 때 효과적이라고 한다면, 의도적 부정은 전체의 이미지(의미)를 통째로 바꿀 때 효과적이다.



영감창고를 활용하는 습관 : 영감을 얻는 맥 찾기

영감창고 활용하기

2009년 미국의 유명 IT전문 매체 「씨넷(Cnet)」이 한국의 한 휴대폰을 극찬했다. LG전자가 만든 크리스탈폰이었다. 키패드가 투명하게 만들어져 속이 다 보이는 폰이다. 전자제품의 특성상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투명 디자인이 실현되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것을 개발한 사람은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의 김영호 전문위원이다. 이 폰은 매우 우연한 동기로 만들어졌다. 그는 5년 전 베니스로 출장을 가면서 유리 공예로 유명한 무라노 섬에 들렀다고 한다. 공방에서 뽑아지는 투명한 유리를 보게 되었고 거기서 투명 키패드 휴대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던 것이다. 창조기회는 이처럼 예상치 못한 영감을 통해 불쑥 찾아올 수 있다.


창조적 영감은 창조기회를 얻을 때만 오는 것은 아니다. 문제를 해결할 때도 찾아온다. 배드민턴은 19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기존의 배틀도어(battledore)라는 인기 있는 게임의 나무라켓을 망이 달린 라켓으로 바꿔 시작한 것이 배드민턴이다. 공에도 변화가 있었다. 처음에는 양모로 만든 공을 사용하다 차츰 새 깃털로 만든 오늘날의 배드민턴 공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새 깃털 공에 있었다. 이 공의 가격이 너무 비쌌고, 게다가 한 번 치고 나면 깃털이 망가져 다시 쓰기 어려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인기 있는 게임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공이 비싼 이유는 깃털의 재료에 있었다. 배드민턴 공은 16개의 거위 깃털을 이용하여 만든다. 이 공 하나를 만드는 데 세 마리의 거위가 필요했다. 뿐만 아니라 뽑은 털을 선별하여 깨끗하게 세척하고 다듬어야 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했다. 자연스럽게 가격이 올라갔다.


이런 상황을 눈여겨보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 칼톤(Bill Carton)이라는 영국의 스포츠용품 회사 경영자였다. 칼톤은 수년간 배드민턴 공을 싸게 만드는 방법에 대하여 생각해보았지만 별다른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신문에서 플라스틱의 등장으로 생활필수품이 매우 저렴해지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칼톤은 이 기사를 읽자마자 거위 깃털이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든 깃털 모양의 배드민턴 공을 떠올리게 된다. 그 이후로 배드민턴은 서민들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발전했다.

이런 영감은 그냥 불쑥 찾아오는 것일까? 아니면 적극적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창조적인 사람들은 영감을 적극적으로 찾는 방법을 알고 있다. 다시 말해 이들은 영감을 캐는 장소를 알고 있다. 이곳을 나는 영감창고라고 부른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영감을 막연히 기다리지 않는다. 이들은 영감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그 맥을 안다. 그것을 찾아내는 곳이 영감창고다.


영감창고 활용시 주의사항

영감창고를 사용할 때 주의사항이 있다. 단순히 영감을 얻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거나 이것저것을 뒤져보는 것은 그리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내 아내의 지론이 하나 있다. 옷은 필요한 시점에 급하게 사면 실패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려면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아내의 생각이다. 그래서 평소 길거리나 백화점의 옷가게를 지나면서 디자인이나 색상 그리고 코디를 눈여겨본다고 한다. 그러다가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곳이 발견되면 그때 구매를 해야 후회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실패하지 않고 옷을 사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영감창고를 활용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생각을 모을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영감창고를 뒤져야 한다. 주제는 하고 싶은 것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사물이 될 수도 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면 그것도 좋다. 이때 주제를 너무 좁게 정의하면 다른 생각들이 새나갈 가능성이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부산에서 창업한 닭 잡는 파로라는 체인점이 있다. 이곳의 대표는 백종옥이다. 경쟁이 이보다 심한 곳이 없을 텐데도 닭요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가 개발한 것은 기존의 프라이드나 양념치킨이 아닌 닭쌈과 닭쌈밥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음식이다. 이것을 개발할 때 백 대표 역시 영감창고를 활용하였다. 새 메뉴 아이디어를 고민하던 중 돼지고기 보쌈집에 갔다가 왜 닭고기 보쌈은 없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단다. 여기서 영감을 얻어 닭고기 보쌈을 개발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20여 년간 닭고기 유통업에 종사했다고 한다. 그러니 닭고기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주제를 가지고 그는 영감창고를 이용했다.


온라인에서 패션몰을 경영하면서 꽤 많은 월매출을 올리는 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있다. 자신이 다른 몰보다 옷을 많이 팔 수 있었던 비결은 지하철을 잘 이용하기 때문이란다. 그는 지하철을 타면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옮겨다닌다. 이때 지하철 한 칸을 기준으로 20대와 30대의 여성 중 스커트를 입은 사람의 수, 레깅스(몸에 붙는 바지)를 입은 사람의 수, 청바지를 입은 사람의 수를 센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이 주로 입는 옷의 색상이나 디자인이 무엇인지도 관찰한다. 귀로도 정보를 수집한다. 이들이 주로 어떤 대화를 하는지 귀담아 들었다가 기록해두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얻은 정보로 유행의 흐름을 타는 옷들을 선별하고 판매하는 것이 비결이란다. 그는 단순히 지하철을 타지 않는다. 어떤 곳을 팔 것인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이 그의 영감창고인 셈이다.


나 역시 영감창고를 이용할 때는 일정한 주제를 활용한다. 리더십, 기업경영, 자기성공과 같은 키워드를 가지고 여기에 부합하는 신문이나 TV 자료를 활용한다. 이 주제들은 다양한 생각을 포괄할 정도로 충분히 다양하면서도 방향성을 제공한다. 이렇게 영감창고를 활용해야 너무 넓지 않으면서도 좁지 않은 생각 그리고 방향이 있는 생각을 유도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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