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대화로 이끄는 유머

   
김진배
ǻ
경향미디어
   
12000
2009�� 09��



■ 책 소개
삶의 여유 속에 빛나는유머! 

 


요즘 일상생활뿐 아니라 인간관계, 리더십, 마케팅 등에서 유머는 중요한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유머강사 1호’라는 타이틀 아래 유쾌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실용적인 유머화법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유머형 인간’이란 어떤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그 긍정의 힘을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비판하는 법, 같은 말이라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유머화술, 리더십으로 발휘되는 유머 등직장생활,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해주는 비법들을 전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유머는 여유에서 비롯된다. 남의 잘못도 너그럽게 바라볼 수있는 여유, 고정관념을 피해 멀리 돌아가 사고할 줄 아는 여유가 유머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여유가 웃음을 만들고, 웃음이 여유를 준다고 말하는저자에게 유쾌한 대화를 주도하는 ‘유머형 인간’이 되는 방법을 전해 듣는다. 


■ 저자 대한민국 유머 강사 1호 김진배
어린 시절 내성적인 성격이 사춘기에 접어들며 잠재된 끼가 발동, 환골탈태해 마이크 잡는 일을 제일 즐거워하고, 대학시절판토마임 배우를 하면서 청중들이 웃는 모습을 보고 한없는 쾌감을 느꼈다는 저자는 삶 자체가 웃음이었다. 대학원 졸업 논문을 ‘유머’로 쓰면서자신의 장기를 평생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해 ‘유머강사’라는 고유명사를 창조한 장본인이 되었다. 


저자는 웃음이 삶에 얼마나 큰 효력이 있는지 설파하기 위해 장소불문 쉼 없이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사회교육원, 삼성그룹 차장과정, 경주힐튼호텔 리더십과정 등 1,000여 개에 달하는 업체의 출강 경력이있으며, 전국 방방곡곡 어떤 곳에서라도 강의 초빙을 받으면 신나게 달려간다. KBS <아침마당&&, MBC <느낌표&& 길거리특강, SBS <인생 대역전&&의 방송활동과 더불어 <여성동아&& 등 지면을 통한 기고활동까지 활발히 하고 있다.


현재, 유머개발원 원장이자 연세대, 광운대 등 최고경영자과정 초빙교수로있으며, 교통방송 칼럼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살맛 나는 유머』『결정적 순간의 유머』『유머가 인생을 바꾼다』『웃기는 리더가성공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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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or119@naver.com
상담전화02) 473-5378 


■ 차례
프롤로그 


CHAPTER 01. 행복한 인생 웃으며 살자
긍정의 눈을 떠라 
바닥은 희망의 자리 
야망의 크기가 성공의 크기다 
자신의 진정한 재산을 찾아라
나빠도 더 나쁜 것보다는 좋다 
마음을 편히 다스려라 
속단하지 말라 
종합적인 시각을 키워라 
첫마디는 부담 없게


CHAPTER 02. 끌리는 유머로 자신감을높여라 
노익장을 발휘하라 
효험 있는 면접화법 
논점을 다른 방향으로 돌려라 
귀인(貴人)을 보는 안목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라 
거절 공포는 유머로 날려라 
나만의 장점을 찾아라 


CHAPTER 03. 고도의 유머화술로 상대를 설득하라
너와 나는 한 운명 
상대가 승복할 논거를 제시하라 
마지막 말이 핵심이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상대의 이익을 언급하라 
쉬운 것부터 설득하라 
효과만점 프러포즈 화법 
상대에게도 약점은 있다 
근거를 들이대라


CHAPTER 04. 즐거운 유머로 삶에 활력을불어넣어라 
믿음은 사람을 날게 만든다 
기다림의 미학 
열등감을 뒤집어라 
부하의 처신 
상대의입장에 서라 
마음을 써라 
주관을 잃지 말라 
인생을 즐겨라 
유머로 스트레스를 지워라 


CHAPTER 05. 유쾌한 대화로 관계를업시켜라 
생각의 각도를 넓혀라 
동음이의어를 활용하라 
비난은 돌려주면 된다 
비유하여 말하라
상대방의 말 속에 답이 있다 
앞의 상황을 활용하라 
흥미를 돋우는 반전기법 


CHAPTER 06. 칭찬받는 리더는 유머로경영한다 
약점을 유머의 도구로 삼아라 
비판에 유머를 첨가하라 
섬기는 사람이 되어라 
용서 리더십을익혀라 
갈등을 유머로 해결하라 
칭찬의 힘을 익혀라 
영양가 있는 회의를 하라 




유쾌한 대화로 이끄는 유머
 
CHAPTER 01. 행복한 인생 웃으며 살자
야망의 크기가 성공의 크기다

옛날 옛적 어느 날, 대한민국 최고 장사꾼 정주영이 허허벌판인 조선소 터 사진만 가지고 영국의 세계적 은행가에게서 돈을 얻어내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 세계인들의 눈에는 우리나라가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대단한 나라는 아니었다. 전쟁, 가난, 불결, 야만, 독재, 후진국.


“헤이, 미스터 정, 일본보다 더 좋은 배를 만들 수 있다는 건 과장 같은데요. 아무래도 일본은 조선업의 선진국이고…….”


말은 끊어졌지만 이어질 말은 이런 것들이었다. ‘그에 비해 한국은 후진국이잖니? 배 만드는 기술도 없고, 당연히 기술자도 없고,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도저히 투자할 마음이 안 생긴다구.’


하지만 야망의 사나이 정주영은 물러서지 않았다. 물러설 의도가 전혀 없었다. 그에겐 숨겨놓은 히든카드 유머가 있었다. 지갑을 뒤져 지폐를 꺼냈다. “여기 거북선 보이죠? 이 배로 일본 배를 이겼어요. 400년 전에.” 폭소가 터졌다. 거북선 유머에 실린 정주영의 지혜와 야망의 리더십을 읽은 투자자들은 군소리 없이 자금을 댔고, 과연 그 후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소들이 한국에서 줄줄이 탄생했다. 정주영은 눈치가 빠르다. 체력도 좋다. 물론 운도 좋다. 그러나 정말 칭찬받아야 할 점은 꺾이지 않는 야망이다.


야망의 크기와 성공은 정비례한다.

큰 야망 = 큰 성공, 작은 야망 = 작은 성취.


부정적 사고방식의 소유자들은 끊임없이 자신과 환경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지, 뭐.” “부모 잘 만난 놈들이야 편하지.” “세상이 다 있는 놈들 위주로 돌아가니.” “나 같은 놈은 노력해도 안 돼요.”


정말 그럴까? 비빌 언덕? 등이 가려워 비빌 언덕을 찾는 소가 여기 있다 치자. 언덕이 없으면 비빌 소나무라도 찾으면 된다. 아니면 등의 벌레를 제거해줄 새라도 사귀면 된다. 부모가 비빌 언덕이 안되자 정주영은 쌀집 주인을 비빌 언덕으로 삼았다. 부모 잘 만난 사람? 내 부모가 비록 가난하더라도 남의 부모와 비교하는 것만큼 못난 짓도 없다. 세상에 갓 태어나 부모 얼굴을 본 망아지는 얼마나 아쉬울 것인가? ‘앗! 우리 부모가 사람이 아니라 말일세.’ 부모가 말이나 소가 아니고 인간인 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인가? 족보 중에 장땡이요, 홈런 중엔 굿바이 만루 홈런의 복을 타고 태어난 줄 알라. 지금 부모를 바꿀 수도 없는 일 아닌가? 나도 모자가정에서 자라났다. 부모가 큰 사업 하는 친구들에 비해 보따리장사 하는 홀어머니가 부끄러웠지만 그 덕에 성공하겠다는 야망은 더욱 자랄 수 있었다. 지구상 수많은 동물 중에 부모 탓하는 나약한 종은 인간밖에 없다. 있는 사람 위주로? 세상은 있는 사람 위주가 아니라 야망 있는 사람, 아이디어 있는 사람 위주로 돌아간다고 이미 빌 게이츠, 피터 드러커 등 여러 선각자들이 입이 닳도록 말했다. 책 좀 읽을 일이다. 노력해도 안 된다고? 어설픈 노력이었겠지. 평발인 박지성은 노력해도 안 되는 신체조건이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서도 그를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축구 명문대에도 가지 못했다. 프로구단에서도 시큰둥했다. 하지만 그는 국대(국가대표)의 야망이 있었다. 무지막지하게 노력한 끝에 한국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었다. 그는 지금도 축구 전술과 영어를 열공(열심히 공부)하는 선수이다.


유머형 인간인 청년 정주영에게 현실의 없음의 고통은 미래의 성취의 희망으로 인해 쉽게 극복되었다. 남들의 눈엔 허허벌판이었지만 그의 머릿속에선 이미 거대한 조선소가 굉음을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자본주의란 인간의 열정과 아이디어로 돌아가는 사회다. 자본금, 학력, 인맥 등은 사실 보조적인 것에 불과하다. 자신의 야망만 확실하다면 그런 것들은 언제라도 얻을 수 있다. 초등학교도 제대로 안 나온 정주영이지만, 그는 명예박사 학위를 수도 없이 받았다. 여기저기에 그에게 돈을 빌려주지 못해 안달이었다. 훗날 결과로 그의 인맥을 보자면, 부하가 한국 대통령, 그의 아들이 세계 최고 조선소 회장, 또 하나는 세계 5위의 자동차 회사 대표다. 야망 하나로 모두 이룬 것이다.


CHAPTER 02. 끌리는 유머로 자신감을 높여라
거절 공포는 유머로 날려라

강사생활 이십여년 처음으로 들어가네
여의도땅 돔형건물 민의전당 국회라네
주차장에 만차라네 담밖에다 세워놓고
10여분을 땀흘리며 뙤약볕에 걸어가네
연수원에 도착하여 얼음물에 땀식히고
강의실에 들어가서 마이크를 잡았다네


“아아. 하나 둘 셋”


“강사님, 넷은 왜 안 해요?”


지방의원 한 분이 따진다. 별꼴이야. 강의 그렇게 오래 수천 번을 했어도 마이크 테스트 넷까지 안 한다는 분 처음. “왜 그러슈?” “나, 내가 이번 선거에 기호 4번이었수.” 그 용기와 배짱을 칭찬한 후 마이크 테스트 넷까지 해드렸다. “아아, 하나 둘 셋 넷.” “하하하.” 청중폭소.

선거에 나서면 누구나 1번을 잡고 싶어 한다. 1번 자랑하는 사람은 많다. “박태환 넘버 원, 박지성 넘버 원, 기호는 1번.” “손도 두 개, 발도 두 개, 기호 2번.” “천안 삼거리, 제주도는 삼다도, 쓰리고는 너무 좋아, 기호 3번.” 2번이나 3번 자랑하는 사람 간혹 있지만, 4번 잡고 저렇게 자부심 넘치고 자기 자랑하는 사람은 첨이다.


정치인, 연예인, 강사, 세일즈맨에서 플레이보이까지 프로들은 자신을 효과적으로 알리려 애쓴다. 하지만 이게 보기보단 그리 만만하지 않다. 남 앞에 서는 순간 내부에서 장애물이 나오는데, 바로 초보자들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거절 공포. “우리 당 싫다고 하면 어쩌지.” “내 연기 밥맛이라고 하면 어쩌지.” “내 강의 졸리다고 하면 어쩌지.” “내 상품 거절하면 어쩌지.”


연애할 때 모든 남자들이 한 번쯤은 경험했으리라. 남자가 여성에게 프러포즈하려는 순간 거절 공포가 생긴다. “거절당하면 어쩌지?” 반면 여자는 승낙 공포가 있다. “승낙했는데 이상한 놈이면 어쩌지?” 그러나 일단 거절하고 튕기며 익었나 곯았나 수박 고르듯 유심히 살피게 된다. 남자는 그것도 모르고 자신이 혐오스런 남자인줄 알고 자꾸 주눅이 들어 버벅대고, 그러니 또 거절당하고……. 공포가 눈덩이처럼 더욱 커지고 끝내 소심한 인간으로 자리매김한다.


연애든 스피치든 거절 공포를 이기는 가장 확실한 길은 자꾸 해보는 거다. 막무가내 정신이나 BJR(배째라) 정신도 필요하다. 역설적이지만 수없이 거절을 당하는 것이야말로 거절을 확실히 이기는 유일한 길이다. 여러 번 거절당하다 보면 사람이 좀 뻔뻔해지며 슬금슬금 유머가 나온다. 유머는 상대의 거절을 극복하고 자신을 알리는 가장 효과 있는 무기다. 유머는 웃음을 만드는 것인데, 웃음만 만들면 그때부턴 인간관계 만사형통이다. 웃음이란 다음과 같은 사인이라고 보면 된다.


‘당신 좋은 사람 같군요.’
‘당신에 대한 긴장이 풀렸어요.’
‘저 사람 말이 무엇인지 들어보고 싶군.’
‘뭔가 내개 도움이 되는 사람 같은데.’


거절 공포를 극복하는 실전 전략
1. 거절을 많이 당하라. 삼진 많이 당한 놈이 홈런왕 되는 법이다.
2.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라. 당신이 아가씨라면 아무에게나 웰컴이라 외치겠는가?
3. 한번 웃겨라. 웃기고 나면 저항이 급격하게 소멸된다.


CHAPTER 03. 고도의 유머화술로 상대를 설득하라
마지막 말이 핵심이다

『탈무드』는 유대인의 율법학자들이 사회의 모든 사실과 현상에 대하여 입으로 전해오는 것을 해결해서 모든 것으로 이스라엘 국민들은 학교나 가정에서 이것을 자녀교육에 철저히 이용하고 있다. 그중에 이러한 대목이 있다.  


유대인 학생들이 학교에서 탈무드를 공부하는 도중에 의문이 하나 생겼다. 그것은 탈무드를 공부하면서 담배를 피워도 괜찮은지, 아니면 절대로 피워서는 안 되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러던 중 한 학생이 랍비에게 가서 물어보았다. “선생님, 탈무드를 공부할 때 담배를 피워도 괜찮습니까?” “안 돼!” 랍비는 한마디로 반대하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 이야기를 들은 다른 학생이 “너는 묻는 방법이 틀렸어. 이번에는 내가 가서 물어보겠다” 하며 랍비에게 달려갔다. “선생님, 담배를 피우는 동안에도 탈무드는 읽어야겠지요?” “그렇지! 그렇고말고.”


앞의 학생 말에서 가지와 이파리를 떼어내면 ‘탈무드-담배’가 된다. 반면 뒤 학생은 ‘담배-탈무드’가 되고. 마지막 말이 핵심이다. 마지막 말을 살펴보면 앞의 학생은 담배요, 뒤의 학생은 탈무드다. 그러므로 학생의 말은 선생에게 이렇게 들렸다. “선생, 나 담배 좀 피겠수다.” “선생님, 전 탈무드 읽는 것이 너무 좋아요.” 당연히 뒤의 학생이 랍비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여러 해 동안 골프를 함께 쳐온 80줄의 두 노인이 있었다. 한 노인이 물었다. “이봐, 천국에서도 골프를 칠 수 있을까?” “그럼! 나는 확신하네.” 다른 노인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말이야, 누가 먼저 죽든 먼저 간 사람이 곧바로 돌아와 사실 여부를 알려주기로 하세”라고 서로 약속했다. 몇 주 후 한 노인이 죽었고, 문상 온 노인은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봐 나야, 나. 자네에게 천국에 대해 말해주려고 다시 돌아왔어.” “그래?”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둘 다 있네. 좋은 소식은 천국에서도 골프를 칠 수 있다는 거야. 페어웨이는 넓고 평평하며, 모든 그린은 크고 부드러워 누구나 파를 잡을 수 있지.” “그럼 나쁜 소식은?” “자네가 다음 주 화요일에 티업이 잡혀 있어.”


희대의 살인마를 검거하지 못해 수사팀 전원이 집에도 못 들어가고 연일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장이 소식을 전한다. “여러분,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이 있다.” “나쁜 소식은요?” “범인 검거가 물 건너갔다.” “좋은 소식은요?” “자수했다.”


노인의 소식은 처음이 제법 좋은 듯하지만 마지막이 나쁘므로 나쁜 소식이다. 반면, 서장의 소식은 처음은 나쁜 소식으로 출발했지만 마지막이 좋으므로 좋은 소식이다.


다음 두 축구팀 감독을 잘 보라.


감독 A: 칭찬 칭찬 칭찬 & 비난
감독 B: 비난 비난 비난 & 칭찬


당신이 선수고 이 두 지도자를 다 경험했다면 어떤 감독에게 호감을 가질까? 당연히 B다. A는 숱한 칭찬을 했음에도 마지막에 비난을 했기에 모욕감을 느낀다. 반면 B는 여러 번 비난을 하고 있지만 마지막 칭찬 때문에 그에게 호감과 감사를 느낀다. 인간은 마지막 말을 기억하기 때문.


CHAPTER 04. 즐거운 유머로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라
마음을 써라

열아홉의 어린 나이에 장원급제를 하여 스무 살에 지방 군수가 된 맹사성은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느 날 그가 한 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선사께서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오?” 그러자 선사가 대답했다. “그건 어렵지 않지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그런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먼 길을 온 내게 해줄 말이 고작 그것뿐이오?” 맹사성은 거만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무명 선사가 녹차나 한 잔 하고 가라며 붙잡았다. 그는 못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스님은 찻물이 넘치도록 그의 찻잔에 자꾸만 차를 따르는 것이 아닌가. “선사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칩니다.” 맹사성이 소리쳤다. 하지만 선사는 태연하게 계속 찻잔이 넘치도록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잔뜩 화가 나 있는 맹사성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면서,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넘쳐’란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귀에 쏙쏙 들어가게 교육하는 선사의 유머센스가 일품이다. 맹사성은 아직 젊은 나이인지 패기가 돋보인다. 후기에 이르면 맹사성은 지혜와 해학, 여유와 인품의 선비로 뭇사람들의 칭찬과 존경을 받게 된다. 아무래도 선사를 만난 게 중요한 인생 터닝 포인트가 된 듯싶다. 지식보다 인품, 머릴 사용하는 것보다 마음 씀씀이가 더욱 중요하다는 진리는 오늘날의 리더들에게도 유용할 듯하다. 칼 좋아하는 사람 칼로 망하듯 머리 굴리기 좋아하는 사람 머리로 망한다. 아래 일본 상인처럼.


일제시대에 함흥 땅에 독학으로 변호사가 되어 개업을 한 한국인이 있었다. 그는 개업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는데, 그것을 몹시 시기하고 질투하는 일본인이 있었다. 그 일본인은 이웃에 살면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늘 ‘어떻게 하면 저 변호사를 골탕먹일 수 있을까?’ 이런 궁리를 하던 참에 변호사의 어린 아들이 길에서 공차기를 하다가 일본인 가게의 유리창을 깨버렸다. ‘옳지, 이 기회에 저 변호사를 난처하게 만들어보자’ 하며 일본인은 즉시 변호사 사무실로 갔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법률에 관해 한 가지 물어볼 일이 있어서…….”


일본인은 처음부터 댁의 아들이 유리창을 깼다고 말하면 워낙 재치가 있는 변호사라 다른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슬쩍 이렇게 돌려서 찾아온 이유를 말했다. “만일에 어린아이가 길에서 놀다가 남의 집 유리창을 깼다면 그것은 누가 변상해야 합니까?” “그야 어린아이는 미성년이라 재산권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그 부모가 변상해야지요.” “그것이 틀림없습니까?” “그야 물론이지요.” 이렇게 단단히 다짐을 받고 나서야 일본인은 마음속으로 기뻐하면서 “사실은 댁의 아이가 조금 전에 우리 가게 유리 한 장을 깨고 말았습니다” 하고 말했다. “네 그랬습니까? 미안하게 됐군요. 얼마를 물어드릴까요?” 변호사가 선뜻 지갑을 꺼내자 일본인은 좀 싱거운 생각이 들었다. ‘딴소리를 하면 골탕을 먹여 한번 혼쭐을 내주려고 했는데, 겨우 유리 값만 받고 물러가다니…….’ “1원 20전이면 되겠습니다.”


일본인은 할 수 없이 유리 한 장 값만 받아가지고 나가려고 하였다. 그때 변호사는 그를 불러 세웠다. “나는 법률에 관한 상담에 응하고 그 수수료를 받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아까 당신이 어린아이가 잘못했을 때 누가 변상하느냐고 법률에 관한 상담을 청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요?” “그 법률 수수료는 당연히 내고 가셔야지요.” “그것이 얼마인데요?” “뭐, 이웃 간에 많이 받을 수야 없지요. 120원만 내시지요.”


지식보다 지혜, 머리보다 마음이 우선임을 아는 사람이 칭찬받는다. 이 원리를 본보기로 보여준 사람이 또 있으니, 일본의 정치계를 한때 주름잡았던 다나카 수상이다.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학력의 전부이면서 정부 최고 관리인 수상에 오르기까지 했다. 언젠가 그가 대장성 장관으로 임명되었을 때의 이야기다. 그가 대장성 장관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했다. 대장성이라면 도쿄대학을 비롯한 일본의 명문대학을 나온 수재들만의 집단으로서, 모두 자신들이 일본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장성 직원들은 다나카가 대장성 장관으로 임명된 데 대하여 하나같이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불만은 다나카가 대장성 직원들 앞에서의 취임인사를 시작한 지 불과 1분 후에 말끔히 씻어졌다. “온 세상이 다 알고 있듯이 여러분은 일본의 수재 중의 수재들이십니다. 그리고 나는 겨우 초등학교를 마친 정도의 학력밖에 없을 뿐 아니라 대장성의 일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입니다. 그러나 대장성의 일은 여러분이 하십시오. 나는 뒤에서 책임만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CHAPTER 05. 유쾌한 대화로 관계를 업시켜라
흥미를 돋우는 반전기법

웃기는가, 졸게 하는가?
시선을 모으는가, 분산시키는가?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과 밋밋한 사람의 차이는 딱 두 글자다. 반전. 이것의 있음과 없음에 따라 스피치의 반응은 정반대로 나타난다. 반전의 원리는 그리 어렵지 않다. 딱 두 가지.


?올리는 듯 내린다(∧)
거울을 보니 감탄이 나온다. 내 얼굴이지만 하나하나 이목구비가 어찌 이리 아름다운지. 배용준의 우수에 젖은 눈, 장동건의 우뚝 태백산맥 코, 조인성의 섹시 입술까지. 근데 얼굴 전체를 동시에 보니 별로다. 위치 선정을 잘못한 거다. 서로서로 협조와 조화가 아쉽다. 박지성의 위치 선정 능력을 내 이목구비도 가졌더라면…….


웃음을 유도할 때 올리는 듯 내리는 역브이자(∧) 기법을 자주 사용한다. 나를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나 그냥 낮추기만 하면 왠지 싱겁다. 반전을 사용하여 일단 올린 후 낮추면 더욱 큰 웃음을 유도할 수 있다.


내 눈, 코, 입술 다 잘났다.(↗)
전체로 보면 별로다.(↘)


?내리는 듯 올린다(∨)
올리는 듯 내리거나 내리는 듯 올려라. 말에 유머적 반전을 주라. 만주나 프랑스 농토지대를 자동차로 여행하다 보면 수 시간째 산도 없이 밋밋한 평야만 펼쳐진 광경을 볼 수 있다. 처음엔 장관이지만 이내 지루해지고 여행객도 지친다. 오르락내리락하는 한국형 경치가 재미로는 최고다. 말도 그렇다. 칭찬하는 듯 공격하고 공격하는 듯 칭찬하는 반전의 기술은 유머기법에서도 아주 핵심적인 능력이다. <개콘>의 비호감 역으로 나오는 “누가 끝이래?”의 윤형빈과 ‘불후의 명곡’ 탁재훈도 이 능력이 탁월하다.


김흥국이 출연했다 치자. 윤형빈은 그날 출연한 김흥국을 모른 체한다.


“누구?”(↘)
“아, 김흥국! 대단하지 ‘호랑나비’ 인기 짱이었지. 아싸~ 호랑나비.”(↗)
“근데 그 후 20년 동안 히트곡이 없어.”(↘)
“그래도 꿋꿋하게 음악활동, 방송활동을 정열적으로 하고 있지.”(↗)
“그래도 난 김흥국보다 국민요정 정경미가 더 좋아.”(↘)


한 고3 학생이 수능시험일을 얼마 남기지 않고 시간이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하늘에 대고 간절히 기도했다.


“하늘이시어. 제발 한 달, 아니 보름이라도 좋으니 시간을 조금만 더 주시옵소서.”
그러자 학생의 간절한 기도에 감동했는지 하늘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너는 그동안 아주 착하게 살아왔구나. 내 너를 불쌍히 여기노라.(↗) 또한 기도가 아주 간절하니 특별히 1년이란 시간을 더 주겠노라.”(↘)


기도에 응답하는 척 수험생을 놀리는 신의 반전 유머센스가 대단하다.


CHAPTER 06. 칭찬받는 리더는 유머로 경영한다
용서 리더십을 익혀라

IBM의 창설자인 톰 왓슨이 회장으로 있을 때 한 간부가 위험부담이 큰 사업을 벌였다가 1천만 달러가 넘는 엄청난 손실을 냈다. 왓슨에게 불려 들어온 간부가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물었다. “물론 저의 사표를 원하시겠죠?” 그러자 왓슨이 당치도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금 농담하는 건가? IBM은 자네의 교육비로 무려 1천만 달러를 투자했다는 말일세.”


물론 이 간부가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면 당장 잘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간부는 천만 불 넘는 투자 권한이 있는 걸로 봐서 평소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회장은 아마 이리 생각했으리. ‘이왕 벌어진 일 교육이라고 생각하자. 내가 만약 이 친구에게 모독과 망신을 주면 지금 당장 화는 좀 풀릴지 모른다. 하지만 사기가 저하되고 충성심이 하락하여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 잃어버린 천만 불은 영원히 물 건너간 것이 된다. 오히려 용서를 통해 그의 자존심을 자극하고 충성심을 극대화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낫다.’ 그의 용서 리더십은 과연 훗날 이 간부로 하여금 손해 금액의 수십 배가 되는 이익을 회사에 가져오는 결과를 낳았다.


이와 비슷한 일이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정주영의 용서도 자못 감동적이다. 피땀 흘려 세운 카센터가 한 번의 방심에 잿더미가 된 것. “사장님 방치한 시너통에서 불이 나 카센터가 타버렸네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흑흑.” 순간적으로 정 사장의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난무했다. ‘뭐야 이 미련한 놈들 같으니.’(비난) ‘아이구, 난 망했다.’(절망)


비난을 선택하면 단합이 깨지고, 절망을 선택하면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 판이다. 긍정적 사고로 무장한 정주영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유머적 용서였다. 그리고 그 선택은 두고두고 그에게 엄청난 이익으로 되돌아왔다. “괜찮아, 그렇잖아도 센터 다시 지으려 했어. 철거 비용 굳었으니 오늘 저녁엔 막걸리 파티나 하세.” 순간 직원들은 정주영 사장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가겠다고 결심한다. 바꿀 수 없다면 즐긴다는 그의 긍정철학이 메가톤급 위력을 발휘한 순간이다.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의 중요함을 깨달은 정회장은 그후 자신의 철학을 액자에 써넣어 전 세계 현다이 사무실마다 걸어놓게 된다. 나도 현대 강의 나가서 무수하게 본 액자 속 바로 그 문장. ‘담담(淡淡)하게 생각합시다.’


유방의 용서 리더십과 항우의 공포 리더십은 그 과정과 결과에서 극명하게 대비된다. 항우는 항복한 진나라 병사 20만을 산 채로 묻었다. 진시황 시절 분서갱유의 아픈 기억이 있는 백성들에게 이 사건은 ‘항우 = 진시황’의 이중대란 이미지를 구축시켰고, 결정적인 순간 민심이 유방 쪽으로 쏠리는 기폭제가 되었다. 결과 항우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유방은 수백 년 한나라 왕조의 창시자가 된 것. 용서의 힘이었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