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새로운 세계, 새로운 비전

   
더브 사이드먼(역자: 권기대, 김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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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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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06��



■ 책 소개
기업과 기업활동을 바라보는원칙적인 태도와 마음가짐을 ‘HOW’라는 단어 속에 집약시킨 책. 이 ‘HOW’에서의 혁신이야말로 21세기 녹색성장의 환경을 목전에 두고 있는기업 및 모든 개인에게 요구되는 궁극적인 성장 동력이라는 것이 이 책의 주제다. 월 스트리트 저널, 아마존 닷컴에서 최우수 경영서적으로선정되었다.

 


이 책은 지금까지의 ‘can do’ 모델이 어째서 더 이상 효율과 성장을약속할 수 없는지를 보여주고, 그 대신 가치와 원칙에 근거를 둔 ‘should do’의 태도가 어떻게 모든 개인에게 활기를 불어넣으며, 강력한문화를 창출하며, 혁신을 뒷받침하며, 영업을 개선함으로써 영속적인 성공을 확보하는지를 설명한다. 


기획, 창조, 생산, 홍보, 영업 등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에서 신뢰, 평판,투명성, 목표의식, 상호존중은 더 이상 추상적인 ‘소프트’ 자산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상업적이며 이윤 극대화에 직결되는 새로운 ‘하드’커런시라는 논리다. ‘HOW’는 새로운 사고의 방식을 열어젖히고, 장점을 활용하는 플레이의 길을 개척해준다.


■ 저자 더브 사이드먼(DovSeidman)
기업 경영에 철학과 윤리의 옷을 입혀주는 ‘HOW’의 전도사. 독특한 비즈니스 비전은, 어떻게 하면기업들이 원칙에 입각한 영업을 하면서도 지속적인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컨설팅회사 LRN의 창립자 겸 CEO이다.아무리 어려운 위기 상황에서도 회사가 좀 더 정석적인 기업경영을 이룩하고, 직원들이 올바른 방식으로 올바른 일을 수행하도록 이끌기 위해서,디즈니, 다우 케미컬, 이베이, 존슨앤드존슨, 3M, 프록터앤갬블 등 수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LRN의 조언을 구하고 있다. 하버드 법대를졸업했고, UCLA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획득했을 뿐 아니라, 옥스퍼드대학은 철학, 정치학 및 경제학 명예학위를 수여한 바도있다.


■ 역자
권기대 -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의 모건은행에서 일했으나, 이내 월스트리트를 떠나 30년간 미국,호주, 인도네시아, 프랑스, 독일, 홍콩 등을 편력, 서양문화를 흡수하고 동양문화를 반추했다. 홍콩에서 영화평론과 예술영화 배급을 했으며, 최근귀국하여 다수의 해외 TV 프로그램을 수입-공급하기도 했다. 


영어 번역서로는 2004년의 베스트셀러 『덩샤오핑 평전』, 2008년 학술원우수도서 『부와 빈곤의 역사』를 위시하여 부커상 수상작인 『화이트 타이거』『우주전쟁』『CEO 트럼프 성공을 품다』 등이 있고, 독일어 서적으로는페터 한트케의 『돈 후안』과 『신비주의자가 신발끈을 묶는 방법』 등을 번역했으며, 불어 서적으로는 최근 앙드레 지드의 소설 『코리동』을완역하기도 했다.


김영옥 - 1964년 생. 연세대 영문학과를졸업했고 번역 및 통역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영어 교사로도 일하고 있다. 한영 번역 저서로 『Hoonbong’s Diary』와 『Journeyto Mount Moriah』 등이 있다.

■ 차례

한글판에 붙이는 저자의 서문
토머스프리드먼의 추천사 
서문
프롤로그: 파도타기


PARTⅠ : 우리는 지금껏 어떠했으며, 어떻게변해왔는가
도입부: 우리 사이의 공간
CHAPTER 1 땅에서 정보로
CHAPTER 2 기술의침투
CHAPTER 3 ‘HOW’로 가는 여정


PART Ⅱ : 우리는 어떻게생각하는가
도입부: 여정의 패러독스
CHAPTER 4 장점을 활용하는 플레이
CHAPTER 5 ‘CAN’에서‘SHOULD’로
CHAPTER 6 게임에 계속 몰두할 것


PART Ⅲ : 우리는 어떻게행동하는가
도입부: 우리는 어떻게 일을 하고 있나
CHAPTER 7 투명하게
CHAPTER 8신뢰
CHAPTER 9 평판, 평판, 그리고 또 평판


PART Ⅳ : 우리는 어떻게 운용하고있는가
도입부: ‘HOW’의 혁신
CHAPTER 10 문화 “하기”
CHAPTER 11 자율적 운영 문화를주장함
CHAPTER 12 리더십 프레임워크


후기
중요한 건 역시 ‘HOW’
감사의말




HOW-새로운 세계, 새로운 비전

우리는 지금껏 어떠했으며, 어떻게 변해왔는가
??HOW??로 가는 여정 - 행동으로 경쟁을 뛰어넘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확실성 간격이 커지거나 줄어들어도, 우리에겐 결코 변하지 않는 속성이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모두 독특해지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으며, 누구나 스스로와 가족과 공동체와 사회를 위해 무언가를 성취하고 싶다는 점이다. 우리는 자신의 능력이 닿는 한 목표와 욕망을 성취할 방법을 찾으려 한다. 인간적 열망과 성취의 표현인 비즈니스도 이와 똑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 비즈니스란 위대해지는 것이요, 무언가를 이뤄내는 것이다. 아니,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갤럽 설문조사에 의하면 사람들이 일에서 얻는 행복은, 얼마의 보수를 받느냐보다 사람들의 인정과 칭찬, 그리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와 더 큰 관련을 맺고 있었다. 「포춘」지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직장 100’에 선정된 회사들은, 직원들이 자기 노력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다른 회사들과 구별된다.


그러나 세계가 점점 더 연결되면서 성공에의 도전도 점점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류대학의 학사 학위가 있으면 좋은 직장을 얻는 데 충분했다. 이제는 스타벅스 바리스타도 석사 혹은 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한동안 엔지니어가 인기 좋은 직종이었으나 인도와 중국의 대학들이 엔지니어를 양산한 결과 엔지니어 자격증은 더 이상 성공의 보증수표로 통용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고객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회사가 그렇지 못한 회사에 비해 더 저렴하게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경쟁우위를 가졌으나 지금은 전 세계 각지의 경쟁사와 경쟁해야 한다. 혼잡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더 지속적인 방법으로 스스로를 경쟁사와 차별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동시에 시장이 복잡해지면서 차별화가 가능한 영역도 줄어들고 있으며, 번영하기 위해 새 세계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개인적 자질에 대해서도 새로운 질문들이 대두하고 있다.


역사상 20세기 자본주의의 기업가들은 ‘무엇을 하느냐’로 자신을 차별화했다. 그들은 발명의 재능이 뛰어났다. 새로운 것을 발명해 특허를 취득하는 사람이 승리했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이삭이라도 주워 살아남아야 했다. 난 그걸 ‘What의 혁신’이라고 부른다. 시장은 ‘What의 혁신’에 커다란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돈과 명예는 ‘What’을 혁신하는 자에게 돌아갔고 정부도 그것을 독려했다. 당시 「포브스」나 「포춘」의 표지를 장식하던 인물 역시 그런 발명가들로 우리는 최고의 ‘What’을 만든 사람들을 칭송했다.


1930년대 말 뉴욕, 체스터 칼슨은 장모가 운영하던 ‘아스토리아’라는 미용실 뒤편의 허름한 연구실에서 검은 곰팡이 포자가 정전기를 일으킨 금속판으로부터 왁스칠을 한 종이로 옮겨 붙는 것을 발견했다. 칼슨은 그 과정에 특허를 취득한 다음, 내로라하는 스무 개 회사에 판매를 시도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1947년 할로이드라는 뉴욕의 작은 촬영제품 제조회사가 연간 수익의(670만 달러 매출에 순익은 10만 달러) 4분의 1을 칼슨의 아이디어에 투자하기로 했다. 1959년 할로이드는 최초로 칼슨의 발명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제록스914’라고 이름 붙였다. 2년 후 판매고는 6천만 달러에 육박했고, 4년 후 Xerox(제록스)는 50억 달러 규모의 기업이 되어 있었다.


1956년 노아와 조셉 맥비커는 원래 벽지 청소용의 부드러운 플라스틱 제품을 발명했다. 그런데 유치원 교사였던 여동생이 아이들이 갖고 노는 진흙이 만지기 불편하다며 대신 그들의 발명품을 선택했다. 이내 그들은 Rainbow Crafts라는 회사를 만들어 그 제품을 장난감용으로 제조하기 시작했다. 이후 Rainbow Crafts를 사들인 Hasbro는 지금까지 20억 통이 넘는 점토완구 플레이도(Play-Doh)를 판매해왔다. 플레이도의 향기는 세계 최고의 다섯 가지 향기 중 하나가 되었고, 고금을 통해 가장 성공적인 장난감 제품이 되었다.


‘What의 혁신’은 21세기 자본주의의 동력이었으나 그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오늘날 맥비커 형제가 점토 제품을 내놓는다면 누군가 그걸 중국에 가져가 일주일 만에 훨씬 싼 가격으로 모방하여 세계시장에 공급할 것이다. 복사기 역시 몇 달 이내에 비슷한 신세가 될 수 있다. 원자재의 세계에서는 지금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어려운데, 오늘날 우리가 처한 현실이 바로 그런 세계다.


GE의 전 회장 잭웰치는 자사의 ‘What’을 지키려는 노력이 부질없다는 생각으로, GE의 사업모델과 전략을 연간보고서에다 꾸준히 공개했다. 한때 GE의 최고교육책임자이자 리더십 개발 부회장이었던 스티브 커는 본사 근처에서 나와 점심을 같이하며 이렇게 말했다. “잭에게 물었지요. 왜 사업모델을 공개해 비밀을 까발리냐고” 스티브는 기업 경영에 있어 선구적 사상가로 인정받는 사람이다. 그는 잭 웰치가 이렇게 대답하더라고 했다. “What에 대한 비밀이란 있을 수 없어요. 비밀은 바로 HOW에 있으니까. 남이 우리 사업모델을 안다 하더라도 우리와 똑같이 실행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어떻게’를 모방할 수는 없거든요.”


웰치의 말이 옳았다. 1980년대 초부터 미국의 기업들은 ‘HOW’ 혁신에 착수했다. 미국 기업들은 내가 ‘What에 대한 HOW’라고 부르는 프로세스 관리에 초점을 맞추었다. 우리는 이제 ‘HOW’에 의해 승부가 판가름 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종합적 품질관리(TQM), 6시그마, 적기재고관리(JIT), 카이젠(kaizen, 개선의 일본식 발음으로 지속적인 공정 개선을 통한 원가절감을 의미), 전사적 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인력정보관리시스템(HRIS), 업무 재설계(process reengineering), 무결점 운동(zero defects), 공급망 관리, 고객 서비스, 안전경영,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 등, 프로세스 중시 풍토가 비즈니스 관행을 지배하게 되었다. 이들은 모두 제품 개발 단계의 비효율을 줄여 수익성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웰치가 지적한 그대로이다. 백 명 가운데 암 치료 방법을 찾아낼 정도의 천재는 딱 한 사람 나올 수 있지만, 나머지 99명은 ‘HOW’에서 승리해야 한다. 수익성에 이르는 과정이 이제 목표 달성만큼이나 중요해진 것이다. 이제 프로세스, 즉 과정이야말로 수익성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 되었다.


물론, 훌륭한 제품과 뛰어난 사업모델은 여전히 필요하다. 훌륭한 ‘What’이 없으면 여전히 성공과 번영을 누릴 수도, 일등이 될 수도, 없다. 그러나 이전에는 ‘What’만으로 경쟁사를 앞서기에 충분했지만, 이제 그것은 게임을 하기 위한 필요조건일 뿐. 번영하려면 무엇인가 더 필요하다. “제로에다 무엇을 곱하든, 결국 제로다.” 스티브 커의 말이다. “쓸모없는 일을 멋지게 해내는 것은, 중요한 일을 비효율적으로 하는 것만큼 무익하다. 어째서 지금에서야 ‘HOW’를 강조하는 걸까? 이제까지 방정식에서 지나치게 과소평가되어 왔기 때문이다. ‘HOW’야말로 당신을 지금까지와 다른 곳으로 데려갈 수 있다.” ‘HOW’가 언제나 ‘What’보다 중요하단 얘기는 아니다. 우리는 A-곱하기-B의 세계에 살고 있으며, ‘HOW’야말로 이 곱셈의 결과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다. ‘HOW’를 잘 운용할수록 노력의 결실도 커질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CAN에서 SHOULD로 - 규칙과 함께 춤을

나는 법의 지배를 믿는다. 나는 규칙과 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야기하고 있는 규칙은, 사회적으로 수용되는 행동의 메인스트림 안에서 행동을 통제하는 규칙이다. 나는 우리 모두가 규칙 속에서 잘 사는 능력을 습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법이 지배하는 사회에 산다. 그리고 공정한 규칙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으므로, 우리는 규칙을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아니, 사실은 규칙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습관은 오히려 우리의 문제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무조건 법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법이 해도 좋다고 말하면 우리는 한다. 우리는 ‘해도 좋다’와 ‘하면 안 된다’의 대립구조에 너무 익숙해져버렸다. 우리 생각은 이런 식에 너무 길들여져 마치 운동과다로 근육이 경직되어 발가락에 손이 닿지 않는, 건장하지만 유연하지 못한 보디빌더처럼 되어버렸다. 규칙을 지나치게 존중한 나머지 법으로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라면 어떤 행동도 서슴지 않는 상황에 빠져버렸다. 우리는 1990년대의 Microsoft(마이크로소프트)가 그랬던 것처럼 문자 그대로의 법을 어기지 않는 한 경쟁자를 짓밟아도 좋다고 믿는다.


미 대법원 포터 스튜어트 판사가 지적했듯이 우리는 법적 허용과 승인을 혼동하고 있다. 규칙과 함께 춤추는 것은 종종 장기적으로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감각을 잃게 만든다. 규칙은 종종 정략적 기회주의에 편승하여 움직이므로 진정한 잣대가 되지 못한다. 특히 물결이 높고 거칠며 변화무쌍할 때는 더욱 그렇다. Microsoft는 독점 때문에 곤경에 빠진 적이 없었다. 사실상 미국에는 독점업체가 되는 것을 금하는 법이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아무도 Microsoft의 독주를 개의치 않지만―우리는 비즈니스의 거물을 좋아하니까― 불량배처럼 구는 것은 참을 수 없다. Microsoft가 실질적 독점자로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불공정하고 호전적인 행동을 일삼자 미 법무부와 유럽공동체가 Microsoft를 기소했다. Microsoft는 자신의 ‘What’이 아니라 ‘HOW’ 때문에 곤경에 빠진 것이다.


우리는 ‘규칙은 어기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전설적인 야구감독 리오 듀로셔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규칙을 믿는다. 그러나 그 규칙이 얼마나 유연한지 시험해볼 권리가 내게 있다는 것 또한 믿는다.” 규칙을 “에둘러” 갈 때 우리는 구속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느끼지만 이건 위험한 착각이다.


규칙에 관련된 나의 고민은 규칙과 우리 사이의 관계의 본질, 즉, 규칙은 우리 바깥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며 규칙과 씨름하고 회피하여 돌아갈 길을 찾거나 창조적으로 그 안에서 살 길을 찾는 것이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문제 해결자이며 수수께끼의 도전을 좋아한다.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허점을 찾을 것이며, 또한 어떠한 규칙도 모든 틈을 다 메워주지는 못한다.


규칙과 춤추며 보내는 시간은 민첩함, 영리함, 기발함이라는 정신의 근육을 ―‘일단 하고 보자’는 식의 근육을― 키운다. 그러나 ‘일단 하고 보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규칙과 춤을 추면 법에 관한 기술인이 되어 끊임없이 법망을 빠져나갈 궁리만 하게 된다. 심지어 모든 규칙을 깨뜨리는 게 창조적 사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규칙을 거스르는 것은, 그저 규칙의 틀 안에서 움직이는 것의 부정적 영역일 따름이다. 규칙이 금하는 것을 하려는 생각은, 규칙이 허용하는 것에 묶여 있는 것만큼이나 제한적이다. 법의 영역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진정 창조적인 사고를 억누른다.


규칙이 지나치게 많으면 우리는 옮음에 대한 인식을 점차 잃어버리고 행동을 지배하는 규정집에 의존한다.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그 회색지대에서는― 맘대로 해도 좋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내 행동이 문제가 된다면 아마 그에 대한 규칙이 이미 있었을 거야’라고 생각한다. 규칙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사람들은 매우 위험한 상황까지 가보자는 유혹을 느낀다. ‘어디까지 가도 될까?’ 우리는 생각한다. 규칙이 정한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은 최대한 멀리까지 가보려 한다. 그러나 바람이 불어 조건이 바뀌면 우리는 곧 값비싼 대가를 치르며 잘못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휴렛패커드의 대표 이사 퍼트리셔 던은 이사회 임원들에 대한 전자감시를 허용한 조치 때문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때 「LA 타임즈」는 이렇게 보도했다: “사내 법무 팀이 그런 감시행위를 감독하고 있었기 때문에, 던은 무언가 불법 행위가 일어나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리더는 진실에 엄격해야 한다. 던과 그녀의 동료들은 ‘해도 좋거나, 할 수 없는 일’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해서는 소홀했던 것이다. 지금의 휴렛패커드를 일군 소위 “HP방식”을 잃어버린 것이다.


인간의 행위는 법이 기술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그 무한한 다양성과 창조성은 결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광대하다. 인간 행위는 열망과 의도, 그리고 서로 주고받는 상호작용에 관한 것이다. 사람 사이의 시냅스는 언제나 쌍방 통행이며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은 역동적이다. 규칙은 언제나 사후 대응으로 만들어지므로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무한한 가능성과 의미를 따라잡기 어렵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된다. 즉,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미리 변화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인간 행위의 통제 방식이 있을까? 민주주의가 가장 나쁜 통치체제라고 했던 처칠의 말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규칙이 아니라 일련의 공통의 가치, 즉 헌법이라는 사회적 계약의 토대 위에 성립했기 때문이다. 헌법은 표현의 자유, 폭력적 지배로부터의 자유, 참정권, 공평, 정의, 행복 추구, 법에 의한 통치 등 국민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원리로 되어 있다는 점에서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핵심적이고 기초적인 가치들은 상황이 변하더라도 다시 해석되고 적용될 수 있다. 내용이 심오할수록 세월의 변화에도 지속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장기적, 지속적 성공의 열쇠는 규칙을 깨뜨리기보다 규칙을 초월하여 가치의 힘을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평판, 평판, 그리고 또 평판 - 와이어드 월드에서의 평판

평판은 신뢰와 같이 모든 사람들이 원하면서도 얻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또 하나의 소프트한 자산이다. 인류가 생긴 이래 평판의 중요성은 설명이 필요 없었다. 소규모의 반 폐쇄적 집단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의 근접성과 친밀성 때문에 스스로 지배적 규율에 따라 행동하도록 사회적 압력을 받았었다. 이후 마을에서 도시로 규모가 커지고 우리의 일상적 공동체도 그 크기가 커졌지만, 우리 행위를 단속했던 폐쇄된 공동체 구조는 대부분 그대로 유지되었다. 그런데 20세기 말에 우리의 근본적 생활구조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부가 증대되고, 교통이 편해졌으며, 다국적기업이 늘어나고, 경제가 제조업 ―농업에서 정보―서비스업으로 이동하면서, 집단의 응집성은 막대한 압력을 받게 되었다. 가족들은 흩어지고, 100년 동안 한결같았던 인근 지역이 새로운 사람들의 이주, 새로운 관습, 그리고 새로운 부의 유입을 보게 되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통신기술의 발달로 사람들 사이의 연결성이 증대되면서 사람들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가능케 했다는 것이다. 새 직장 때문에 당신의 가족이 3대째 살던 곳에서 2천마일 떨어진 곳에서 이사했다 하더라도, 당신은 비교적 저렴하게 “손을 뻗어 어루만질”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평판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던 친밀성과 전통의 결속을 깨뜨렸다. 새 도시나 새 직장에서 자신을 재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체성은 더 유동적이 되어서 변화와 성장의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 동시에, 순응해야 한다는 외적 압력을 어느 정도 없애주기도 했다. 더 많은 것이 가능했기에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다. 지금부터 20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의 배경과 평판을 정확히 알기란 비교적 어려웠다. 그때만 하더라도 원하지 않는 정보는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이제 그 모든 것이 바뀌었다. 비즈니스 세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고, 흩어져 있으며, 더 일시적이고, 유동적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를 서로 연결하여 즉각적이고 값싸게 정보를 전달하는 엄청난 기술이, 역설적이게도 과거 어느 때보다 우리를 더 옥죄고 있다. 그것은 과거에 한 지역에 살던 집단과 마찬가지로(혹은 그보다 더 심하게) 서로에게 의존하는 상황을 낳는다. 어떤 의미에서 전 세계가 이제는 지역적이다. 현대 문화가 만들어 낸 ‘세계지역적(glocal)’이란 말은 지역적이면서 동시에 세계적이라는 뜻이다. 이건 개인과 회사에게 무엇을 의미할까? 평판의 관점에서 보면 옛 것이 다시 새 것이 된다는 말이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평판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성공을 쌓기 위한 당신의 능력에 있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


평판은 당신의 ‘HOW를 모두 합친 값이다. 당신이 표방하는 가치, 사람들이 당신에게 믿고 맡기는 일, 당신이 이루어 온 업적, 당신이 쌓아 온 명성, 사람들이 당신에게 경험하는 것 등을 모두 합쳐 이르는 것이다. 투명한 세계에서는 평판이 중요하다. 당신이 방에 들어가기도 전에 먼저 들어가고, 당신이 방을 떠난 후에도 남아 당신을 빛내주거나 얼룩지게 만드는 것이 평판이다. 평판은 당신의 과거를 기록하면서 동시에 당신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낳기도 한다.


파편화된 세계에서 평판은 또한 지속성을 의미한다. 젊어서 회사에 취직하고, 거기서 은퇴할 때까지 계속 일하리라는 기대가 합당했던 시절에는 공적 평판이 승진과 출세에 도움이 되면서도 경력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회사와 고용의 지속성으로 인해 개인은 회사 바깥의 세상에 자신을 끊임없이 노출시킬 필요가 적었다. ‘난 IBM 직원이야.’ 한 마디는 평판에 관한 한 그의 평생 밑천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그렇지 않다. 회사와 같은 외부 구조는 더 이상 개인의 지속성을 제공하지 않는다. 오직 당신의 평판만이 당신에게 지속성을 부여할 수 있다.


직장인들은 이제 평생 동안 평균 약 10.5개의 회사를 다닌다고 한다. 많은 직장인들이 지식 기반의 직장에서 일하게 되면서, 자신의 경력을 다시 디자인하기가 더 쉬워졌다. 특정 산업이나 전문 분야에서 일했다는 경력은 이제 그 중요성이 감소했다. 따라서 직원 채용 시 개인의 잠재력을 알아보려는 고용주들은 특정 분야의 전문 기술보다 직원 개인의 성격과 평판을 더 따진다. 평판과 롤로덱스(사무용 명함정리기), 그러니까 아는 사람이나 후원자들의 네트워크는, 한 개인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훨씬 중요한 부분이 되어 버렸다. 평판과 롤로덱스는 모두 장기간에 걸친 당신의 ‘HOW’로써 구축되는 것이다.


뒤집어 보면, 이젠 기업들도 자기네 평판이 직원들의 평판을 대체한다고 볼 수 없게 되었다. 투명한 세계에서는 당신이 하는 일의 이면, 즉 당신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를 누구나 볼 수 있으니까. 미묘한 뉘앙스가 드러나고, 그러한 뉘앙스를 세상에 전해 주는 직원들이 있다면, 그 회사는 좋은 평판을 누린다. 세상이 더 긴밀하게 연결될수록 더 많은 책임이 일선 직원들에게 옮겨가고, 더 많은 직원들이 일선에 배치된다. 그들이 회사의 얼굴이 되는 것이다. 그들의 행동은 시장이 회사를 어떻게 경험하는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부분적 평판의 총합이 곧 그 회사이며, 그 평판은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개인들의 행동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한 개인의 위반행위로도 회사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칭찬받을 만한 평판을 가지려면 당신이 훌륭한 리더, 훌륭한 경영자라는 것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신이 끊임없이 창조적이고 믿음직스러운 일꾼이라는 것, 사람들을 공정하게 대우한다는 것, 당신이 정직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사람들이 당신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평판은 일련의 상호 연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판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당신이 만들어 가는 신뢰의 원들이 모인 거라고 생각하라. 당신이 내뿜는 그 신뢰의 원은 회사와 업계 전체, 그리고 당신이 노력하는 여러 분야로 퍼져나간다. 직원, 동료, 고객 등, 당신이 만나는 사람들이 당신을 신뢰한다면 당신은 훌륭한 평판을 쌓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운용하고 있는가
자율적 운영 문화를 주장함 - 작업 현장에서의 자율적 운영

우리가 문화를 통한 운영이란 아이디어를 받아들여야 하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그렇게 할 수 있고, 그렇게 할 책임이 있으며, 그렇게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반드시 해야 한다
문화는 베낄 수 없다.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한 그룹의 집단적인 경험은 그들의 사무실, 복도, 또는 공장에서 살아 숨 쉬는 이야기들이 모여 독특한 설화를 형성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거나 낡은 아이디어를 정제하고, 문제를 풀고,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고 불꽃 튀기며 대응하는 방식은 한 조직을 번영시키거나 반대로 사멸시킬 수도 있는 시냅스를 쌓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두 집단도 이런 경험을 똑같이 할 수는 없다. 각 집단은 마치 가족과도 같이 독특하다. 자녀의 숫자는 같을지 모르지만 그들을 묶는 유대는 항상 독특할 것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문화는 한 집단이나 기업의 집합적 ‘HOW’의 표현으로서, 우리에게 가장 커다란 차별화의 기회를 준다. 예컨대 찰스 햄든―터너는 이렇게 말했다: “문화는 너무나 모방하기 힘든 경쟁적 우위라고 할 수 있어요. 만일 당신에게 특별한 문화가 있다면, 다른 회사가 나타나 특허를 빼앗아 제품을 흉내 낼 수는 있죠. 그러나 당신의 문화는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생생한 것이며, 도저히 흉내는 낼 수 없다는 두 가지의 큰 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건 제품이라기보다 과정이기 때문에, 흔히들 말하듯 비례적으로 증가하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한 가족이 다른 가족을 베낄 수 없다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듯, 한 회사도 다른 회사의 문화를 모방할 수 없다. 나는 똑같은 질문을 (Ferragamo USA) 페라가모의 마씨모 페라가모 회장에게 던진 적이 있다. 이 회사는 이탈리아 Salvatore Ferragamo(살바토레 페라가모)의 자회사로서 Ferragamo 고급 패션 제품의 북미 판매 및 공급을 맡고 있다. 마씨모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가족들이 서로를 베낄 수 있나요?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살바토레와 완다 페라가모의 여섯 자녀 중 막내다.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15세의 나이로 이탈리아에서 가업이 될 제화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했다. 마씨모는 부친의 발자취를 따라 12세에 신발을 상자에 정리해 넣는 일로 가족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그와 그의 어머니, 형제들, 그들의 아이들, 그리고 몇몇 다른 친척들이 이 고급 패션 왕국을 이끌며 세계적으로 200개가 넘는 소매상을 운영하고 있다. 그들이 회사를 상장시키려는 여정을 시작할 즈음, 마씨모는 어떻게 해야 가문의 비즈니스가 새 밀레니엄 시대를 잘 견뎌낼 것인지, 시간을 두고 오래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 그에게 그것은 결국 문화의 이슈로 요약되었다. “문화야말로 모방할 수 없는 것입니다. 베낄 수 없는 것은 가치와 의미심장한 것들이지요. 그러한 가치들은 회사의 역사에서 자연적으로 누군가에 의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확립되는데, 그런 가치와 문화를 받아들이는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 계속 이어집니다. 저는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저희 미국, 일본, 그리고 이탈리아 회사는, 같은 도시 건물에 있는 서로 무관한 두 개의 회사보다 비슷한 문화를 누릴 가능성이 훨씬 크답니다.”


조직은 문화를 통해 승리할 수 있다. ‘HOW’를 제대로 하고, 회사의 모든 일꾼들을 동원하여 창조와 목적의 파도타기를 시작함으로써 승리할 수 있다. 오늘날의 승리는 기대를 뛰어넘을 것을 요구한다. 훌륭한 회사들은 계약을 만족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계약을 넘어선다. 그들은 행동으로 경쟁을 뛰어넘는 것이다. 페라가모의 표현은? “아무도 주지 못하는 경험을 줄 수 있다는 뜻이지요, 그리고 그것은 아주, 아주 도전적입니다. 그것이 무한 차원의 우수성을 의미하기 때문이에요.” 나는 마씨모에게 어떻게 행동으로 경쟁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예를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아주 사랑스러운 아가씨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마침 그녀는 휴가 중이었는데, 아주 분주한 우리 회사 상점 하나를 지나게 되었답니다. 그녀는 소매점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도 그곳에 들어가서 말했답니다, ‘’제가 도와 드릴게요. 그때가 오전 10시 30분이었는데 그녀는 저녁 5시 30분까지 일하였죠. 휴가 중이었는데도 말입니다. 그날 한 고객이 들어와 그녀에게 말했대요, ‘크리스마스 쇼핑을 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급한데요.’ 그녀는 곧 대꾸했어요, ‘쇼핑 목록을 갖고 계신가요?’ 그는 그녀에게 목록을 내주었대요. 요약해서 간략히 말하자면, 그는 음료수를 마시며 앉아 있었고 그녀가 물건들을 하나씩 그에게로 가져다 준거죠. 그는 6~7,000불어치의 구매를 했고, 두말 할 것도 없이 그녀는 손님의 하루를 즐겁게 만들었다, 이런 말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런 헌신의 자세를 그저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닌 스탠더드로서 모방할 수 있을까, 그것이 저의 과제입니다. 어떻게 해야 멋진 게임을 할 수 있는지, 모두가 줄곧 그처럼 신이 나도록 계속하여 점수를 따는 문화를 창조할 것인가, 그겁니다. 바로 그것이 행동으로 경쟁을 뛰어넘는 방법이니까요.”


정보에 근거한 묵인의 문화에서는, 상벌체계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키고 규율을 따를 수는 있지만 누구를 기쁘게 하거나 깜짝 놀라게 할 수는 없다. 자율적 운영은 각자 창조적으로 행동할 자유를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고, 놀라움을 선사하고 환희를 창출할 수 있는 그들의 능력을 꽃피우는 것이다. 당신의 ‘HOW’가 가장 중요한 세상에서는, 문화를 통한 운영이야말로 변화를 가능케 하는 사람의 손에 기대를 뛰어넘을 기회를 선사한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