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하이힐

   
루벤 투리엔소(역자: 권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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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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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06��



■ 책 소개
뉴욕의 글로벌 광고회사‘오즈’를 무대로 펼쳐지는 도로시와 친구들의 이야기인 이 책은 『오즈의 마법사』를 비즈니스 세계로 옮겨 놓은 비즈니스 소설이다. 『오즈의마법사』의 도로시가 마법사 오즈를 찾아 떠난 여행길에서 갖가지 모험을 겪으며 한 단계 성장한 것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도로시도 비즈니스정글에서 위기의 순간을 이겨내고 멋지게 성공한다.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를 변화시킨 도로시의 따뜻한 카리스마와 부드러운 리더십에대해 이야기한다. 

 


■ 저자 루벤 투리엔소(RubenTurienzo) 
스페인 마드리드 콤풀텐세 대학에서 예술사를 전공한 후, 바르셀로나 대학에서 MBA를 취득했으며 심리학과코칭 과정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비즈니스 코칭 강사로 활동하며 자기계발서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민추 고메스(MenchuGomez)와 공저로 『도로를 건너는 암탉(La gallina que cruzo la carretera)』과 『의욕적인 암탉들의 모험(Lasaventuras de la gallina emprendedora)』을 출간했고, 경영 코칭을 다룬 『영화를 감독하며(Dirige decine)』, 위기 경영의 리더십을 위한 『혀를 내밀어라(¡Saca la lengua)』 등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 


■ 역자 권미선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에서 문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스페인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황금세기피카레스크 소설 장르에 관한 연구」「‘돈키호테’에 나타난 소설의 개념과 소설론」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영혼의 집』『달콤 쌉싸름한초콜릿』『소외』『정본 이솝 우화』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나의 사랑하는하이힐들


도로시
회오리바람
환영식
보크와의 만남
도로시, 오스카크라우를 돕다
내가 가야 할 길
티모시 맨을 구하다
라이오넬 코바드와의 만남
성공을 향한 길
약간의 마법
오즈로향하다
노란 엘리베이터의 경비원
몽크의 공격
도로시의 마술
웨스트에 맞서다
보이지 않는 마법사
애드벌룬여행
다시 집으로





오즈의 하이힐

회오리바람
내 이름은 도로시 그림이다. 우수한 성적과 뛰어난 졸업 작품 덕분에, 나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캔자스에서 비교적 큰 광고 마케팅 회사인 ‘헨리 아저씨의 농장’에 취직하는 행운을 누렸다. 헨리 바움이 이상적인 직장 상사라는 것 또한 모든 사람이 아는 사실이다. 그는 출근 첫날부터 나를 기억하고, ‘주근깨 아가씨’라고 불렀다. 헨리 바움은 애정과 이해심으로 직원들을 이끌었다.


나는 헨리 아저씨의 농장에서 근무했던 10년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나는 학교 성적이 우수했음에도 인턴 사원처럼 회사의 거의 모든 부서를 골고루 거쳤다. 내가 그토록 바라던 직책을 얻기까지 영업팀과 제작팀도 거쳤다.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자리였다. 그것은 헨리 아저씨의 뜻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나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어느 날 아침, 헨리 아저씨는 나를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 그는 두 시간 전쯤 오즈 컴퍼니로부터 나의 실력을 묻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그 회사의 대표인 프랭크 위저드가 크리에이티브 팀의 디렉터 자리를 맡을 사람을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헨리 아저씨, 저는 여기서도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나는 그의 말을 약간 거스르며 대답했다.


“나도 알아. 하지만 이건 아주 좋은 기회야. 나는 이제 자네의 능력에 걸맞은 대우를 해줄 수가 없어 자네는 무척 고생했고, 아랫사람들은 자네를 아주 좋게 얘기하지. 그렇지만 나는 자네를 볼 때마다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져. 나는 자네의 능력이 여기서 멈추는 걸 원치 않아. 여기서는 더 이상 자네가 빛을 발할 수 없어. 내 생각에, 자네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만 한다면 오즈 컴퍼니는 자네가 상상하지 못한 최정상의 자리까지 자네를 이끌어줄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일 거야.”


“헨리 아저씨, 솔직히 기분은 좋아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저씨 말이 믿어지지 않아요. 왜 하필 저인가요? 제가 거기서 뭘 하게 된다는 거죠? 저는 어디서 살게 되고, 농장은 어떻게 되는 거죠?”


“도로시, 자네는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가지고 10년 전에 우리 회사에 입사했어. 따라서 이론은 훌륭했지만, 실제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할 수 있어. 자네는 이곳에 와서 다듬어졌고,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어.”


그 방을 나온 순간 모든 것이 확실해졌다. 내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헨리 바움이 엄청난 희생을 치렀으며, 이제부터는 내가 보다 강해져서 그의 말처럼 특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환영식
나는 마침내 광고와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큰 글로벌 기업 중 하나인 뉴욕의 오즈 컴퍼니 건물 앞에 서 있게 되었다. 그 회사의 주인인 프랭크 위저드는 새로운 상품을 찾고, 항상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로 현재와 같은 절대 무적의 제국을 이뤄냈다. 내가 유일하게 알고 있는 사실은 그런 일이 일어나기 훨씬 전에 헨리가 그의 스승이었고, 지금 이 순간 내가 ‘위대함은 단순한 아이디어에 있다’는 그의 유명한 기업 철학이 적힌 위풍당당한 건물의 출입문을 열고 로비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캔자스 출신인 프랭크가 헨리한테서 배워 이 모든 것을 이뤄냈다면, 내가 뉴욕에서 뭔가 큰일을 해낼 가능성 또한 높다는 것일까.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크리에이티브 팀이 왼쪽에 있다는 표지판이 나왔다. 나는 그곳으로 향했고, 뿌연 유리문을 여는 순간 이런 회사에서 근무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씨! 환영합니다!” 사무실에서 한 청년이 반갑게 웃으며 맞이해주었다.


사무실 안에는 열두 명 가량이 있었고, 대부분 내 나이 또래였다. 한눈에 봐도, 그들의 얼굴은 행복해 보였다. 나는 그토록 뜨거운 환영을 받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사무실만 멋진 게 아니라 동료들과 토토 양, 헤이디 노쓰까지 모두 멋졌다. 모든 것이 환상적이었다. 사무실 분위기는 밝고 긍정적이었으며,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고 싶게 만들었다. 더구나 내 월급으로는 구경도 못할 멋진 구두까지 선물로 받았다. 가장 최근에 광고 캠페인을 했던 회사인 무가투 디자인이 광고 작업이 끝나고 감사의 의미로 보내는 선물이었다.


“자.” 내가 환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이제 각 부서의 업무 상황을 알려줄 수 있겠지요?”


이제 일할 시간이 되었다.


보크와의 만남
그로부터 며칠 동안은 비교적 순탄한 일상이 계속되었다. 동료들은 그동안 작업해왔던 광고 캠페인과 각 부서의 업무 상황, 그리고 각자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그들은 무척이나 친절했다. 그들은 내가 이 팀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신이 나 있었으며, 나는 그들이 요구하는 시간을 모두 할애했다.


처음 몇 주 만에 나는 우리 팀이 훌륭한 교육을 받은 데다, 일에 대한 열정은 물론 자세까지도 제대로 갖춘 젊은 그룹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직장 상사가 원하는 우수한 자질을 모두 갖추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말이다.


어느 날 아침, 크리에이티브 팀의 바이러스 마케팅 전문가인 보크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회사는 창조와 혁신, 훌륭한 이미지 위에 세워졌거든요. 회사 이미지 덕분에 항상 예상보다 훨씬 많은 판매 실적을 올렸다는 걸 인정해야 해요. 그런데 지난 몇 달간 오즈 컴퍼니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오즈 컴퍼니에서 예산이 점점 더 큰 중요성을 차지하게 되었고, 우리는 클라이언트 관리보다 회사의 이미지 개발에 중점을 둔 새로운 회사 방침을 따라야 해요.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내가 아는 바로는 앞으로 다른 주에까지 회사를 확장하게 될 거라는 겁니다.


프랭크 위저드라면 그런 방침은 절대 허용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는 정당한 경쟁 체제를 믿고 있거든요. 우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것으로 돈을 벌 생각을 했던 거지, 절대 시장을 장악하려 하지 않았어요. 그는 ‘오즈 컴퍼니는 독창적이고 차별화되고 독특하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가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를 큰 회사로 만들 것이다’라고 항상 말해왔거든요. 프랭크는 회사의 규모가 아니라 광고 캠페인의 독창성과 매출로 인정받기를 원했어요. 그런데 그의 입장과 달리 회사는 새로운 확장이 이뤄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건 프랭크의 비전과도 맞지 않아요. 그는 제국의 힘이 아니라 아이디어의 힘을 믿거든요.”


도로시, 오스카 크라우를 돕다
로비에 있는 토토 양을 만나러 갔다. 그녀는 나를 보자 말했다. “도로시, 여기 당신한테 온 봉투가 있어요. 우리 회사 최고의 클라이언트 중 한 곳이 새로 일을 맡기는 것 같아요. 잠깐만 기다려요. 여기 내 책상에 놔뒀거든요.” 봉투를 열어보니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맡기는 내용이었다.


“현재 우리의 최대 라이벌 기업이 최첨단 디자인과 대외적 신뢰도를 바탕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회사는 운영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버전의 출시를 앞두고 귀하에게 광고 캠페인을 의뢰하고자 합니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우리 회사를 외면해왔던 사용자들의 마음을 되찾고 싶습니다. 사용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으면서도, 우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기분 좋은 느낌을 전달해야 합니다. 또 하나, 우리는 항상 환경문제에 앞장서는 기업입니다. 그래서 전 인류가 안고 있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염두에 두고, 이번 캠페인은 우리 모두 힘을 합하면 이러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 표현했으면 하는 바입니다.“


나는 그 회사에 대한 자료와 신제품 리스트 등을 검토한 다음, 회의를 소집해 직원들에게 이번 프로젝트를 알리고 실무에 들어갔다. 다만 여기서 구체화되지 않은 한 가지 세부 사항이 있었다. 그건 바로 예산이었다. 지난번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캠페인에 예산이 얼마나 소요됐는지 알아본 결과 50만 달러의 비용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는 재무팀에 이메일을 보내, 새로운 프로젝트의 착수와 그동안의 예산 집행,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원하는 기한 등 구체적인 사항을 통보했다. 답신이 도착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프로젝트의 착수를 축하하며 필요한 모든 경비는 재무팀이 지원하겠습니다. 그런데 매우 유감스럽게도 오즈 컴퍼니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확장 정책 때문에 캠페인 비용으로 30만 달러의 예산밖에 지원할 수가 없습니다. - 오즈 컴퍼니 재무팀 팀장 W. 웨스트”


나는 이 일이 절대 쉽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고객에게 제대로 된 감동을 전하려면 지금까지 절대 하지 않았던 뭔가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때 오스카 크라우가 떠올랐다. 그는 위대한 도전을 시도했으며, 연구개발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필요했다. 나는 수화기를 들어 그의 내선 번호를 눌렀다.


“오스카, 우리가 함께 캠페인을 진행한다면 당신 팀의 직원들도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기가 충전될 거예요. 우리가 성공한다면, 당신 팀은 새로운 에너지로 활기가 넘칠 테고, 예전처럼 모두가 당신을 존중하게 될 거예요. 당신이 직원들을 위해 눈에 보이는 작은 성과를 만들다 보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오스카, 직원들에게 성공한 모습을 보여준 지 얼마나 됐지요?”


오스카 크라우가 잠시 침묵을 지키다 대답했다. “도로시,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대답해야겠군요. 당신이 설명했듯이 성과는 창출해내는 거예요. 안 그래요? 그렇다면 우리가 엄청난 성공을 이뤄냅시다. 만에 하나 우리가 그걸 이룬다면, 내 뇌가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보여주는 거겠죠. 우리 언제 만날까요?”


성공을 향한 길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우리가 만들어낸 아이디어는 홍보팀을 설득해 믿음을 주는 게 정말이지 중요했다. 그래서 나는 오스카, 티모시와 함께 홍보팀의 라이오넬 코바드를 찾아가 캠페인에 대해 자세한 사항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라이오넬은 모든 것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조목조목 질문했고, 설명을 들으면서도 그 프로젝트가 효율적인지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각 팀 간의 틈새가 벌어지지 않도록 상호 보완하는 연결 부분도 꼼꼼히 확인했다.


“정말 엄청나요. 오즈 컴퍼니에 크나큰 업적이 될 겁니다. 아이디어는 근사해 보이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나와 홍보팀은 여러분을 도울 수가 없어요. 내가 여러분을 돕는다면 나는 웨스트 씨와 부딪혀야 해요 그리고 그건 공포 그 자체입니다. 그녀는 오즈 컴퍼니를 통틀어 가장 힘이 있는 사람이에요. 내가 이번 프로젝트에 관여한다는 걸 알면 주저 없이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 할 거예요.” 그가 변명했다.


“우리는 당신이 성공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당신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국제 광고상도 여러 번 수상했으니까요. 우리는 당신이 업무를 훌륭하게 처리한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오즈 컴퍼니에서 맡은 50건의 캠페인 중에서 실패한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우리는 당신이 팀과 함께 일하는 사람이고, 당신이 든든한 팀과 함께 있으면 편안해하고, 힘도 얻고, 동기부여도 받는다는 걸 알고 있어요.”


나는 2초 정도 말을 끊은 다음, 그의 눈을 바라보고 손을 내밀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오즈 컴퍼니의 크리에이티브 팀의 디렉터인 도로시 그림입니다. 우리는 당신과 함께하길 바라고 당신을 믿고 훌륭하게 작업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나는 연구개발팀 팀장인 오스카 크라우입니다. 내가 항상 당신을 도왔고, 앞으로도 계속 도울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거예요. 내가 당신의 가능성과 능력을 믿기 때문입니다.” 오스카가 그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나는 제작팀의 팀장인 티모시 맨입니다. 우리 팀 직원들은 당신을 가깝게 느끼고 있습니다. 당신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덕분에 우리 작업이 언제나 큰 성과를 올린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라이오넬이 유리알처럼 반짝이는 두 눈으로 세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정말이지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라이오넬이 우리를 바라보고 말했다. “여러분의 말이 옳아요. 우리 팀은 나를 믿었고, 나는 그들에게 평화를 안겨주었어요. 하지만 우리의 아이디어를 포기하는 조건이었어요. 이제 용기를 내서 절대 포기해선 안 되는 회사의 정신을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우리의 책임과 맞서야 할 때가 된 거예요.”


그 순간 우리는 마음속으로 뭔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 약속의 씨앗이 싹을 틔웠고, 더 크고 강한 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그 씨앗에 물과 영양분을 공급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오즈로 향하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주말 내내 축하 메일이 수백 통이나 쏟아져 들어왔다. 나는 지금 이 순간만을 만끽하며, 월요일에 회사에서 동료들과 함께할 즐거운 시간만을 기다렸다. 그렇지만 뜻밖에도 한 주가 시작되는 첫날 섬뜩하고도 당혹스러운 소식이, 소름이 오싹 끼칠 만큼 걱정스러운 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도 몇몇 신문에서는 지난 수요일의 행사를 높이 평가하는 뉴스를 내보내고 있는 반면, 광고협회 쪽과 몇몇 라디오에서는 오즈 컴퍼니가 다른 주에 있는 마케팅 회사들을 합병해 미국 내에서 가장 막강한 마케팅 기업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소식을 보도했다.


웨스트가 제대로 꼼수를 둔 것이었다. 그녀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캠페인 성공에서 비롯된 엄청난 성과를 이용해 회사들의 합병을 앞당기자며 투자자들을 설득했던 것이다. 그녀가 나의 영광스러운 순간을 짓밟고 넘어선 불쾌함 이전에, 이제는 쉬쉬해야 하는 비밀도 없이 아예 자신의 계략을 만천하에 드러낸 그녀의 야망 때문에 농장의 상황이 걱정스러웠다. 오즈가 캔사스의 회사를 인수 합병하는 걸 막아야 했다.


하지만 나쁜 소식은 절대 혼자 오지 않는 법이다. 메일을 연 순간, 급하다고 표시된 메일이 나를 얼음처럼 얼어붙게 했다. 웨스트가 보낸 그 메일의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나는 두 가지 사실을 깨닫기 위해 메일을 계속해서 읽어봐야 했다. 가장 먼저 그녀가 우리 회사의 성공을 독차지했다는 사실과 두 번째로 그녀가 권력을 장악해 프랭크를 쫓아내기로 작정했다는 것이다. 그녀의 선거 캠페인은 이미 시작되었다. 하지만 거대한 몸집의 재무팀 팀장이 회사를 장악하겠다는 음모를 내가 어떻게 막을 수 있단 말인가.


결국 웨스트와 맞서기 위해 내가 후보로 나서기로 했다. “나는 이렇게 물러설 수 없어요. 프랭크가 후보로 나서지 않는다면 내가 하겠어요.” 내가 말했다. "여러분 또한 각자 해야 할 일을 아셨으면 합니다. 나는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나는 한시라도 빨리 상대 부호의 장단점을 연구해야 하거든요.“


라이오넬이 미소를 지으며 헤이디를 바라보았고, 그녀가 오스카에게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냈다. “미안해요, 빨강 머리 아가씨. 하지만 당신이 또 한 번 착각했군요. 당신 혼자서 해야 할 일은 별로 없어요. 대신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이 많아졌지요. 우리는 당신 편이거든요.”


노란 엘리베이터의 경비원
몇 달 전 이 회사에 입사했을 때, 나는 살아 있으면서도 죽어 있는 수십 명의 사람을 만났다. 그들도 한때는 살아 있었겠지만, 목표와 비전을 포기한 채 희망과 생기를 잃고 사무실을 떠돌며 구천을 헤매는 영혼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외면했으며, 주변의 생동감 있는 모든 것을 억누르고 잠재우려 했다. 살아 있으면서도 죽어 있는 그들은 자신들의 죽은 상태를 일깨우는 생동감으로 충만한 사람들이 나타나면 그들의 생명력을 게걸스럽게 갉아먹으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나를 막지 못했다. 나는 대화를 통해 서로의 삶을 향상시키고자 했으며 동료들을 참여하게 함으로써 책임감을 갖게 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제공했다. 또한 리더십이 필요한 결정을 직접 하게 함으로써 많은 팀이 놀랄 정도로 생명력을 회복해갔다. 오스카와 티모시, 라이오넬은 그러한 원칙에 따라 행동했고, 그러한 생동감과 비전을 직원들한테도 확산시켰다. 우리는 모두 위대한 캠페인에 참여했고, 우리는 회사에 잃어버린 비전을 되돌려주었다. 우리는 살아 있으면서도 죽어 있는 사람들을 부활시켰다.


하지만 그 누구든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나 비전이 없다면, 살아 있으면서도 죽어 있는 거나 다름없다. 오즈 컴퍼니와 개개인을 위한 멋진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다면 그동안의 성과는 플라시보 효과에 불과하다. 웨스트는 자신만의 것을 만들어 발전시켰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그녀가 내 마음에 전혀 들지 않지만, 그녀가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 언젠가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을 때 헨리가 가르쳐준 방법이 떠올랐다.


나는 책상에 앉아 종이를 꺼내 사슬처럼 연결되는 동그라미를 몇 개 그렸다. 그리고 각 동그라미 옆에는 조금 더 큰 고리를 두 개씩 그렸다. 사실이 시작되는 동그라미 안에 나는 오늘이라 적었고, 마지막 동그라미에는 이사회의 투표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적었다. 나는 동그라미의 첫째 칸에서부터 가장 마지막 칸까지 그 안을 하나씩 채워나갈 작정이었다.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답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나는 문장을 완성시키면서 옆으로 연결되는 동그라미를 채워가기 시작했다. 내가 이사회의 투표에서 이기고자 한다면, 내 제안이 훨씬 우수하다는 것을 이사회 임원들에게 납득시켜야 했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며 나머지 동그라미들을 채워갔다. 그러다가 마침내 하나의 동그라미에 이르러서는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훨씬 멋진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적었다.


바로 그 순간 나는 웨스트를 이기기 위해서는 그녀의 게임에 뛰어들어, 그녀의 무기를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나는 프랭크의 기업 철학과 가치를 존중하고 있기에 그에 부합하는 기업의 비전도 제시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투자자들의 새로운 요구와도 맞아떨어져야 했다.


나는 종이를 한 장 더 꺼내 다음 문장을 크게 적었다. "위대함은 단순한 아이디어에 있다. 틈새시장, 알파벳 철자 중에서 모자를 쓰고 있는 ?이 되는 것. 울긋불긋한 동물원에서 백 호랑이가 되는 것. 뭔가 다르고, 독특하고, 규모가 작은 것이 되는 것. 보편적인 생각 = 세계적인 클라이언트들."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자 내 얼굴에 불현듯 미소가 떠올랐다. 나는 드디어 나의 라이거를 찾아냈으며, 이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던 서커스였다. 이제는 내가 그 라이어를 길들이기만 하면 되었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