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의 함정

The Two-Income Trap - Why Middle Class Mothers and Fathers Are Going Broke (2003)

   
엘리자베스 워런 · 아멜리아 워런 티아기(역자 : 주익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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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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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05��



>■ 책 소개
재정파탄으로 내몰리는 중산층가정이 급증하고 있다. 한 세대 전 중산층보다 교육수준도 높아졌고, 연봉도 더 많이 받는다. 게다가 이젠 여자도 일터에 나가 맞벌이를 하는데 왜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이 책의 두 저자는 파산법원, 인구조사국, 노동통계국에 축적된 수십 년간의 데이터와 인터뷰 자료를 바탕으로 중산층가정의 재정 위기를 일으키는 진정한 원인과 관련해 흔히 알려진 바와는 매우 다른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내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제시한다.


이들은 오늘날 중산층의 재정 위기가 과소비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는다. 그보다는쉽게 자금을 얻을 수 있는 신용을 지닌 이들이 자녀교육, 좋은 환경 등을 위해 과도한 자금을 조달하면서 위험부담을 키운 것이 문제라는 것. 이책은 그와 같은 악순환을 막기 위해 정책적인 교육개혁과 금융 재 규제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학군제 폐지, 유아교육의 공교육화, 대학등록금 동결,신용대출 제한 등이 저자들이 제안하는 구체적 방법이다. 개인적으로는 각 가정의 ‘재정 소방훈련’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이와 함께 저자들은 더벌되 무조건 덜 쓰는 것, 무모한 재테크, 아이 안 낳기 등의 근시안적인 대응은 악순환을 지속시킬 뿐이라고 지적한다.


■ 저자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 하버드대학 법대교수로『채무자를 용서하며(As We Forgive Our Debtors)』와『취약한 중산층(The Fragile Middle Class)』을비롯해 파산법과 상법에 관한 여섯 권의 책을 공동 저술했다. 1997년 미국 의회가 설치해 운영한 ‘파산조사위원회’의 고문을 지냈고,1998년에는 「전미 법학저널(National Law Journal)」에 의해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법률가 50인’ 중 한 사람으로선정됐다. 성장한 두 자녀의 어머니이며, 남편과 함께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살고 있다. 


아멜리아 워런 티아기(Amelia WarrenTyagi) - 브라운대학과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와튼스쿨을 나왔다. 학교 졸업 후 맥킨지에서 의료 및 공교육 담당 컨설턴트로일했고, 1999년에는 보험연금 회사인 헬스앨라이스(HealthAllies)의 설립에 참여했다. 남편 및 어린 딸과 함께 로스앤젤레스에서 살고있다.


■&> 역자주익종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성균관대와 경희대 강사 등을지냈고, 현재 서울신용평가정보(주)에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신용평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차례
1장 계획한 그대로 살아도
 
일곱 가정 중 하나가 | 보지 못한 위험 | 엄마들의 이야기 | 자녀를 갖는다는것은 


2장 과소비 신화 
돈은 다 어디에 쓰였나| 자녀들을 위해 | 좋은 학군의 입찰전쟁 | 주택 함정에서 빠져 나오기 | 교육의 가격 | 공립학교 교육에 대한 기대 | 정말로 중요한 대학학위 | 대학 등록금 동결 | 가족자동차 | 과거의 가정과 오늘날의 가정 


3장 엄마라는 다목적 안전망 
중산층 가정의안전망 | 여윳돈은 없다 | 의도는 좋았지만 | 시계를 되돌리려는 것인가 


4장 악덕 채무자 신화 
파산과 수치심 |손쉬운 탈출구론 | 사기와 악용론 | 무엇이 문제였나 | 두 배가 된 위험 | 좋지 않은 타이밍 | 엎친 데 덮친다 | 신의 은총이 없다면 |한 생존자의 사례 | 약간의 예방조처를 | 신화는 폐기돼야 


5장 맞벌이 세상 홀로 가기 
그 어느때보다 좋아졌지만 | 그 어느 때보다 열악해진 편모들 | 갈라서기도 쉽지 않다 | 맞벌이 가정과의 경쟁 | 재혼의 길 | 아빠에게 더 많이지불하게 해야 하나 | 고통분담 모형 | 돈을 다 털린 아빠들 | 이미 갈라서기 전부터 


6장 시멘트 구명정 
규제에서 벗어난 멋진신세계 | 폭증하는 카드 빚과 2차 모기지 | 미래를 저당 잡히고 | 돈이 있는 곳 | 대출업자가 보낸 회수인 | 실현 가능한 대책 한 가지 |귀먹게 하는 침묵 | 다윗을 만난 골리앗 | 가정정치의 교정 


7장 재정 소방훈련 
집에 불이 나기 전에| 이미 불이 났을 때는 | 집에 다시 들어앉아야 하나 | 자녀 안 갖기 해법 | 파산가정의 아이들 | 함정 제거를 위해


역자 후기 - 붉은 여왕의 세계




맞벌이의 함정


계획한 그대로 살아도

보지 못한 위험

지난 한 세대 동안 심각한 재정난에 몰린 미국 가정의 수는 놀라울 정도로 늘어났다. 그렇게 곤경에 처한 가정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의 가정인가? 놀랍게도 그들은 자녀에게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제공하려는 결의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평범한 중산층이다. 해고 통지서가 날아와도 사라지지 않는 지속적인 기준, 즉 대학 진학, 주택 소유, 좋은 직장 근무경력 등과 같은 기준으로 중산층을 정의한다면, 파산한 가정의 90% 이상이 중산층에 속할 것이다. 가계의 대차대조표 외에, 다른 모든 측정치로 볼 때 우리의 연구 대상이 된 파산 가정들은 미국의 어느 누구만큼이나 확실한 중산층이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파산 가정들의 대부분은 부부 양쪽이 다 직장에 다니는 가정이라는 점이다.


보통의 논리대로라면 부부가 다 직장에 나가면 그 가정은 재정적으로 더 안전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추론은 맞벌이 생활의 중요한 사실 하나를 무시하고 있다. 아빠가 해고되면 엄마는 아빠가 다른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직장에 나가 돈을 벌어올 수 있었다. 만약 부부가 이혼하면 가정 밖에서는 일하지 않던 엄마가 취직해 새로운 소득을 벌어와 자녀를 부양할 수 있었다. 전업주부는 가정에서 재난에 대한 안전망, 다시 말해 만능 보험증서의 역할을 했다. 만약 맞벌이 가정이 두 번째 봉급을 저축했더라면 그들은 다른 종류의 안전망, 즉 많은 금액의 은행 예금을 보유하는 것과 같은 종류의 안전망을 갖췄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대신 각 가정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놓고 서로 격렬히 다투는 입찰전쟁에 휩쓸려 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이란 좋은 학군 내 주택이다. 학교 체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자 주택에 대한 입찰전쟁이 격화됐고, 부모들은 아이를 좋은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또는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서도 주택에 대한 입찰전쟁에 나서서 그 가격을 점차 높여갔다. 안성맞춤으로 엄마의 소득이 적시에 생겨나 입찰전쟁에서 경합을 벌일 추가적 실탄을 각 가정에 주게 되어, 그들 모두가 원하는 것들의 가격을 더욱 높였다.



과소비 신화

자녀들을 위해

집 값이 전반적으로 올랐지만, 집 값 상승의 예봉은 주로 유자녀 가정에게로 향했다. 연준의 자료에 따르면 평균적인 무자녀 독신자의 주택 가격 중앙값은 1983~1998년에 23% 상승했다. 단지 15년 사이에 인상적인 상승을 한 셈이다. 반면 유자녀 부부의 주택 가격은 79%나, 즉 세 배 이상 더 빨리 치솟았다. 그간의 이자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월 모기지 비용이 비슷하게 뛰어올랐기 때문에, 이 증가한 비용은 가계에 큰 주름살을 남겼다. 관찰대상 기간을 어떻게 잡더라도 유자녀 부부는 주택에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돈을 쓰고 있다. 왜 부모들이 집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쓰려고 하는가?  "안전"과 "교육"이 바로 그것이다.


최선의 인생 출발은 좋은 학교와 더불어 시작된다. 부동산 중개인은 주택 가격의 세 가지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첫째도 위치, 둘째도 위치, 셋째도 위치"라는 농담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 오늘날 이 말은 "첫째도 학교, 둘째도 학교, 셋째도 학교"로 바뀌어 버렸다. 이런 현상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압력은 상당히 심해졌다. 중산층에서, 그리고 상류 중산층에서도 많은 가정들이 부부와 자녀를 위해 세상과 보조를 맞추라는 거의 위협적인 압력을 받고 있다. 그들은 경제의 전반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려면 주거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부모는 자녀가 어디서 학교에 다닐 것인가를 고려할 때 또 하나의 걱정거리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학교 폭력의 위협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강도, 강간 혹은 흉기 공격과 같은 심각한 폭력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은, 주로 중산층이나 상류층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보다는 빈곤층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에서 세 배나 더 높다. 자녀를 사랑하는 수백만 부모들에게 유일한 해결책은 비용이 얼마나 들건 간에 안전한 지역의 수준 높은 교육 구로 이사하는 것이었다. 많은 중산층 부부들이 더 큰 모기지 대출을 받게 되었고 압도적 다수의 엄마들이 직장에 나가 돈을 벌어 가계지출 중 큰 부분을 담당하게 되었다.


주택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가정이 맞벌이의 주택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가? 가정들을 함정에서 구해내기 위해서는 문제의 심장부로 직행해야 한다. 그것은 곧 공립학교 교육이다. 잘 설계된 바우처 -Voucher.원래는 상품권을 지칭하는 단어이나, 이 책에서는 주 정부가 학부모들에게 제공하는 공립학교 교육 서비스의 이용권을 뜻한다. 주 정부가 각 학부모에게 일정 금액이 쓰인 바우처를 보내면, 학부모는 자녀에게 적합한 학교를 골라 입학 신청을 하고, 학교는 입학을 허가한 뒤 학비를 학부모에게 청구하며, 학부모는 청구된 학비를 바우처로 내는 것이다. 바우처만으로 학비가 충당되지 않는 경우에는 부족한 금액을 학부모가 별도로 부담한다- 제도가 이 문제에 잘 들어맞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바우처의 형태로 주 정부의 자금을 지원 받아 자녀를 학교에 보낸 중산층 부모는 자신이 원하는 지역 또는 자신의 재력에 걸맞은 지역에서 거주할 수도 있다. 물론 공립학교 바우처가 부모들로 하여금 더 좋은 주거지역으로 이사하도록 하는 압력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많은 부모들이 아마도 소수의 좋은 학교들에 집중해 제한된 수의 자리를 놓고 다툴 것이다. 그러나 학교배정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면 각 가정의 주택 선택 범위가 넓어질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특정 지역 단위의 학교 개념은 사라지고, 지리 경계에 관계없이 부모들이 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다양한 학교들이 생길 것이다. 이 변화로 인해 오늘날 가장 경쟁적인 몇몇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꺾이거나 낮아지기도 할 것이며, 주택시장은 정상화되고, 주택의 수요와 공급은 좀 더 균형 잡히고, 가정들은 파멸적인 모기지 채무로부터 해방될 것이다.


교육의 가격

화려한 교육구에 완벽한 주택을 갖고 있는 학부모들도 자녀 교육에 관한 한 전혀 안심할 수 없다. 교육과정의 처음과 끝, 즉 아이가 유치원에 처음 등교하기 전과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는 뒤에 발생하는 모든 비용은 부모가 직접 부담한다. 이제 전형적인 중산층 아동의 학교생활 기간 중 3분의 1이나 그 이상을 차지하는 프리스쿨 -정규 학교 단계 이전의 교육기관을 지칭하며, 단순히 탁아 기능만 담당하는 데이케어 센터(daycare center)와는 다르다.- 과 대학은 거의 전적으로 가정의 부담이다. 오늘날 미국 3~4세 아동의 거의 3분의 2가 프리스쿨에 다닌다. 수요 열기가 더해짐에 따라 양질의 프로그램을 갖춘 프리스쿨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러니 확고한 명성을 지닌 프리스쿨의 대기자 명부가 항상 긴 것도 당연하다. 한 연구 결과, 15개 주에서 도시지역의 보육시설에 네 살짜리 아이를 보내는 데 드는 연간 비용이 대학 등록금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늘의 중산층 가정은 가계예산을 탈탈 털어 가며 자녀에게 현대 교육의 기본단계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공립학교 교육에 대한 기대

해결책은 명백하다. 공립학교 교육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다. 정부가 공공 안전이나 교육에 지출하는 돈은 모든 아동들에게 골고루 편익을 안겨준다. 이와 달리 정부에 의한 보육비 보조는 부모가 둘 다 집 밖에서 일하는 가정의 자녀들에게만 이익이 된다. 그렇다면 보육비에 대한 공적인 지원이 나쁘다는 말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만약 그것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공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패키지의 일부로 시행된다면, 정부의 보육비 보조가 입찰전쟁을 격화시키는 효과는 줄어들 것이다. 더욱이 정부는 전업주부에 대한 세금공제를 병행하는 등 혼자 버는 가정들에게 보육비 보조에 상응하는 지원을 동시에 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은 혼자 버는 가정과 맞벌이 가정의 경쟁 여건을 공평하게 해줄 것이다. 또한 공적인 보육비 지원은 사회 전체로 아주 크고 실질적인 편익을 가져올 것이며, 그중 가장 큰 편익은 현재 부모들이 일터에 나가 있는 동안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수백만 아동들의 보육 수준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악덕 채무자 신화

두 배가 된 위험

거의 모든 재정파탄에는 각 가정별로 특이한 점이 있지만, 유자녀 파산가정의 열 중 아홉은 실직, 이혼, 의료문제 등 이 세 가지를 공통적으로 손꼽는다. 엄마가 일을 하게 되어 가족의 안전 망이 상실된 상태에서는 단기간의 실직이나 그리 심각하지 않은 질병도 큰 위협이 되고, 특히 여유자금이 없는 가정에게는 훨씬 더 큰 위협이 된다. 직업 불안정성의 증대는 혼자 버는 가정에게 어려움을 안겨 주었다. 혼자 버는 가정은 이제 소득자가 실직할 확률이 예전보다 28%나 더 높다. 그런데 오늘의 맞벌이 가정에게는 이런 확률 수치가 이중으로 무섭다. 왜냐하면 두 사람의 소득자가 각각 더 높은 실직의 가능성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해고말고도 가정이 소득을 상실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질병, 사고, 장애도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이런 모든 경우에 맞벌이 가정은 단일소득 가정에 비해 위험이 두 배가 된다. 이런 통계적 분석은 대부분의 가정이 맞벌이를 하는 것이 해고나 의료문제에 대비한 일종의 자가보험에 든 것과 같다고 믿는 것과는 정반대다.


약간의 예방조처를

현명한 계획은 보험과 더불어 시작된다. 이는 모든 경제학자들이 내리는 고전적인 처방이다. 가정 또는 사업이 잠재적으로 파산위기의 가능성이 있을 때는 언제나 보험에 가입해 두어야 한다. 많은 가정들이 건강보험의 미적용 사항, 환자본인 부담금, 보험급여 상한선 등으로 인해 의료 치료에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부담을 해야 함을 발견하곤 한다. 물리치료나 정신질환 치료와 같이 꼭 필요한 의료 서비스에 대해서 건강보험은 거의 아무것도 지급하지 않는다. 질병의 타격을 받은 뒤에도 가정의 재정적 건강이 유지되도록 하는 데 더 결정적으로 중요한 또 하나의 보험은 장애에 대한 건강보험이다.


장애보험은 자기 자신이 병에 걸린 근로자만 적용 대상으로 하지만 사적 안전망이 없어진 맞벌이 함정의 시대에 가정의 재정파탄을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안전망이 될 수 있다. 부부는 자신들 또는 연로한 부모를 위해 장기 간호보험에 가입할 수도 있다. 언젠가는, 장기 간호를 받아야 하게 될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민간 보험에 든 노인은 전국의 모든 노인들 가운데 10% 이하에 그치고 있고, 근로연령대의 성인들 가운데서는 이 비율이 더 낮다. 간호보험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고로부터 완전한 보호를 해주지는 못하지만, 가정의 삶의 위험 중 하나를 경감시킬 수 있는 길은 될 수 있다.



시멘트 구명정

규제에서 벗어난 멋진 신세계

겉보기에 평범한 수백만의 중산층 가정들이 재정적으로 벼랑에서 떨어지는 데는 한 가지 중요한 원인이 더 있다. 규제완화의 혜택을 입게 된 대출업자들이 나타나 가정에 돈이 떨어질 때마다 돈을 빌려주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0년간 해마다 모기지 채무는 신기록을 작성했다. 주택담보 대출은 더 빨리 늘어나 4년 만에 150% 이상 증가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신용카드를 한 지갑 가득 채우고서야 집을 나선다.


겉보기에는 사소한 소비자금융법의 작은 변화가 여러 세기 동안 변함 없던 가정경제를 일순간에 변화시켰다. 한 세대 전에만 해도 평균적인 가정은 오늘날에는 아주 익숙해진 종류의 재정난에 쉽게 빠질 수 없었다. 이유는 분명했다. 중산층 가정은 그리 많은 돈을 빌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간 수준의 재산 보유자는 한도액이 큰 다목적 신용카드를 쓸 수 없었다. 주택 가격의 125%씩이나 되는 모기지는 없었고, 2차, 3차 주택담보 대출을 받아 가라는 내용의 제안편지가 매일같이 오지도 않았다.


폭증하는 카드 빚과 2차 모기지

대출이 규제되지 않은 새 세계에서 새로운 제품, 즉 필요한 것 이상의 모든 채무에 대한 광고와 제안이 가정들에 포탄처럼 퍼부어졌다. 신용카드 모집원들이 대학 캠퍼스와 쇼핑몰을 휘젓고 다닌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채무는 1968년에 오늘날의 화폐가치로 100억 달러 미만이었던 데서 2000년에는 600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6000%가 넘는 증가였다. 가정들은 그 모든 돈을 어디에 쓰고 있는가? 한 칼럼니스트가 주장한 것처럼 "휴가와 사치품"들에 탕진했던가? 오늘날의 가정들은 한 세대 전보다 컴퓨터, 가전, 애완동물 먹이와 같은 재화에 더 많은 돈을 쓴다. 그러나 그들은 식량, 의복, 가재도구에는 훨씬 더 적은 돈만 쓴다. 신용카드 채무의 6000% 증가를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충동구매나 사치품 구입이 지난 30년 동안 증가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다.


만약 가정이 더 많은 재화를 사고 있지 않다면, 그들은 그 채무를 어디에 사용하는 것인가? 그들은 맞벌이의 함정에서 빠져나갈 길을 찾다가 채무에 빠진 것이다. 입찰전쟁은 중산층 가정이 모기지 대금과 기타 고정 경비들을 지불하고 나면 재량적 소득이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까지 중산층 생활의 비용을 높였다. 그렇다면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맞벌이 가정에는 비상상황이 닥칠 때 가계수지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도울 전업주부가 없기 때문에 다음 번 급여일까지의 생활을 위해 채무에 의존하게 된다. 해고가 다가온 근로자들은 새 일자리를 얻을 때까지 살아나갈 수 있기 위해 가급적 많은 신용카드를 신청한다. 신용카드 채무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면 가정은 그 모든 채무를 통합해 2차 모기지 대출을 받는다.


악덕 채무자 신화는 가정들이 돈을 마구 써서 파산에 이르렀으며 무분별한 소비를 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늘렸다고 믿게 만든다. 이런 신화의 적어도 절반은 맞는 말이다. 파산한 가정들은 신용카드 채무 때문에 질식한 것이다. 파산가정의 91%가 파산신청 때까지 카드 채무액을 쌓고 있었다. 파산한 가정들은 확실히 과소비를 했고, 감당할 수 없는 의료치료를 받았으며, 집세를 낼 돈이 별로 안 남도록 자녀양육비를 지불했다. 그들은 또한 실직 후에도 자신의 주택과 차를 지키려고 하는 등 자신의 소득능력 이상으로 생활했다.



재정 소방훈련

집에 불이 나기 전에

어떤 소방관이라도 집에 불이 나기 전에 비상사태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가정 재정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똑같은 조언을 할 수 있다. 현명한 부모라면 집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소방훈련을 하듯이 재정 소방훈련을 해야 한다. 재정소방훈련에서는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① 당신의 가정은 한쪽 소득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가?

만약 당신의 가정이 평균적인 맞벌이 가정과 같다면, 어느 해에라도 부부 중 적어도 한쪽이 실직할 가능성이 16분의 1이다. 당신은 현재 의지하고 있는 소득 중 하나가 없어져도 6개월간 살아갈 수 있는가? 만약 결혼했지만 한쪽만 돈을 버는 부부라면 질문을 던지기가 더 쉽다. 만약 소득자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집에 남아 있던 배우자가 일자리를 얻으러 취업시장에 나갈 수 있는가? 만약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니요"라면 어떤 재난계획이든 세워야 한다.


②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는가?

만약 당신이 가정의 수지균형을 맞추기가 어렵다면, 재정계획에 관한 보통의 서적들은 당신에게 "충동구매나 외식을 자제해서 더 많은 돈을 저축하고 부채를 상환하라"고 권고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권고를 하는 전문가는 잘못 짚어도 아주 잘못 짚었다. 그 모든 추가적 지출을 좋은 시절인 지금 없앤다면, 재정위기가 닥쳤을 때는 어디서 지출을 줄일 것인가? 장식품이 아닌 필수품을 직시해야 한다. 고정지출을 줄이는 방안을 생각해 보라. 당신은 새로운 차 없이도 몇 년은 더 꾸려갈 수 있는가? 유아를 덜 비싼 프리스쿨에 보내도 괜찮은가? 그리고 가장 어려운 결심이지만, 모기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더 싼 집으로 이사할 수 있겠는가?


여기서 집을 구매하려는 가정에게 해줄 수 있는 한 가지 충고가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그것은 "감당할 수 없는 집을 무리해서 사지는 말라"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꿈꿔온 집을 산 다음 그 모기지 대금을 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맞벌이 소득을 다 갖다 바쳐야 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하지 말라. 과중한 모기지 대출을 받았다가는 진짜 재난에 대한 대책은 물론이고 크지 않은 실수에 대응할 여유나 사소한 위급 상황에 대비할 현금도 전혀 남지 않게 될 것이다. 위기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당신의 고정지출이 적다면 약간은 생활을 즐겨도 상관없을 만큼 안전하다고 생각해도 된다.


③ 비상대책은 세워 놓았는가?

만약 남편이 실직하면 어찌할 것인가? 할머니의 건강이 악화되면? 당신이 배우자와 갈라선다면? 당신의 예산에 만일의 경우 안전한 예방책을 갖기 위한 항목을 추가하라. 비상대책은 당신이 지출하기로 한 재정서약들 가운데 일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 것이다. 타이밍에 특히 주의하라. 재무에서는 장기서약이 가장 위험하다. 예를 들어 60개월 간 지출을 계속해야 하는 서약보다는 36개월 짜리 자동차 할부를 선택하라. 대출의 상환조건은 여러 가지로 다양하겠지만, 장기서약만큼은 공중 줄타기라고 생각하고 조심하라. 당신의 가정이 줄타기를 하고 있는 한 언제든지 재난이 닥칠 위험이 있다. 줄타기는 가능한 짧게 끝내야 한다.


가입해 있는 보험의 보장 범위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다 건강할 때 장애를 생각하는 것은 엉뚱한 태도인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그렇게만 생각할 수가 없다. 의료문제로 인해 매년 75만 가정이 파산법원으로 간다. 보험에 더 많이 가입할 것을 고려하라. 보험에 더 많이 가입했는데 나중에 보험금을 안 타게 된다면 당신은 운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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