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를 움직이는 뉴 파워 인도

   
이인열
ǻ
김&정
   
4800
2008�� 01��



책소개
급변하는 세계경제 현장을 생생히 전달하는「미래에셋 글로벌경제총서」제2편『글로벌 경제를 움직이는 뉴 파워, 인도』. 이책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바이오, 서비스 분야에서도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다다른 인도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본다. 지식산업 시대의 두뇌 경제,중산층이 두터운 소비시장 등을 집중 탐구하였다. 

 


본문은 먼저 글로벌 시장에서 인도가 어떻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지, 무엇이 인도에 힘을실어주고 있는지를 알아본다. 그런 다음 인도가 내세우는 최고의 브랜드 IIT, 화상을 능가하는 인도 거상, 두뇌 은행, 인도 부자 등 인도의경제 사회 전반을 움직이는 힘들을 살펴보고, 인도의 성장에 숨겨진 뒷골목의 이야기들도 소개한다.


■ 저자 이인열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후경향신문에 입사했다. 2002년 조선일보로 옮겨 경제과학부·산업부 등에서 전자·유통·무역 등 산업과 금융권 등을 담당했다. 2006년 10월부터2007년 9월까지 조선일보 뉴델리 특파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경제부 증권팀 기자로 일하고 있다. 


■ 차례
제1부 글로벌 시장을 바꾸는 인도의힘
 
01 기업 먹는 코끼리가 뜬다 
02 나비뭄바이, 21세기 인도의 새 아이콘 
03 IT를 넘어서 BT강국으로 
04 제조업은 발전의 새로운 동력원 
05 품질과 가격으로 시장을 장악한다 
06 세계화의 주인공, 소프트웨어 산업
07 자본시장을 키우는 금융투자 열풍 


제2부 인도의 힘은 어디서 나오나? 
01인도가 내세우는 최고의 브랜드 IIT 
02 화상(華尙)을 능가하는 인도 거상(居常) 
03 두뇌 유출 공장에서 두뇌 은행으로
04 프로페셔널 리더 만모한 싱 총리 
05 경제대국을 만들어가는 인도 부자들 


제3부 또 하나의 인도 
01 더 천한계급으로 내려달라 
02 인도 빈민굴에 가보셨나요? 
03 어린이 유괴가 신종 산업? 
04 하루 2,000만이 몰리는 쿰브멜라축제 
에필로그 - 2008년 이후의 인도 


부록 - 인도 경기과열인가? 





글로벌 경제를 움직이는 뉴 파워 인도


글로벌 시장을 바꾸는 인도의 힘
나비 뭄바이, 21세기 인도의 새 아이콘

한창 공사 중이라 시커먼 콘크리트 골조 차림의 20여 층 고층 아파트 수십 채가 ‘키 재기’ 경쟁이라도 하듯 앞 다퉈 하늘로 치솟고 있다. 그 옆에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치장한 최신식 대형 쇼핑몰 갤러리아, 센터 원, D마트가 한눈에 들어온다. 또 그 옆으로는 각종 건축 자재를 쉴 새 없이 옮기는 노란색 초대형 크레인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인 오르비트, 센터 포인트, 라구렐라 등 새로운 쇼핑몰과 놀이공원 판타지아, 호텔, 전자상가 등이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10년 전 중국 상하이(上海)를 방불케 한다.


인도의 나비뭄바이(Navi Mumbai, Navi는 새롭다는 뜻의 힌디어)다. 뭄바이 도심에서 30km 떨어진 해변을 따라 펼쳐진 여의도(2.95㎢) 면적의 116배(344㎢)나 되는 광활한 땅이다. ‘IT 인도’의 상징이 벵갈루루라면 이제 글로벌 금융의 중심을 꿈꾸는 ‘뉴인디아’의 새로운 아이콘은 나비뭄바이다.


나비뭄바이 건설엔 23조 원 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2012년까지 국제 수준의 학교, 병원, 호텔만 2,000개가 들어서고, 아라비아 해 22.5㎞를 가로질러 뭄바이의 국제 금융 중심가 나리만포트와 나비뭄바이를 잇는 해상다리 공사가 마무리될 계획이다. 이것이 완공되면 우회도로를 이용해 2시간씩 걸리는 두 지역의 거리가 20분으로 줄어든다. 뭄바이 공항이나 항구보다 더 큰 규모의 나비뭄바이엔 개별 기업이 추진하는 세계 최대 규모(100㎢)의 경제특구(SEZ)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사업은 인도 1위 재벌인 릴라이언스가 주도한다. 계획대로라면 2012년에 200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다.


1970년에 시작된 나비뭄바이 프로젝트는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는 ‘힌두 스피드’에 걸려 그 동안 제대로 진척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고속 성장의 속도에 맞춰 급속히 추진되고 있다.


왜 나비뭄바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는가? 뭄바이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뭄바이 일대엔 릴라이언스와 타타 그룹 등 인도 주요 기업들의 본사가 수두룩하다. 또 우리의 한국은행에 해당하는 인도중앙은행(BRI)과 최대 주식시장인 뭄바이증권거래소(BSE)도 있다.


하지만 뭄바이는 ‘포화(maximum)도시’다. 800만 명 수용 가능 도시에 이미 1,200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1㎢당 인구밀도는 2만 7,000여 명으로 상하이의 열 배다. 게다가 빈민촌 거주자 등을 포함하면 실제 거주자는 1,8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또 구직자가 몰려들면서 ‘남초(南椒)도시’가 되었다. 사무실 가격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35평형 변두리의 아파트 월세가 600만 원이다.


인두(1,800만여 명)는 비슷하지만 면적은 열 배나 큰 중국 상하이(上海)와 글로벌 경제의 허브(Hub)를 두고 경쟁하기엔 버겁다. 그래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나비뭄바이’다. 344㎢의 계획도시는 세계 최대 규모다. 800만 명 거주 규모로 진행 중이니 제대로 된다면 5~10년 내 뭄바이 일대는 인구 2,000만 명의 메트로폴리탄으로서 국제 무대에 도전하게 된다.


“생각의 속도로 인프라를 구축하자(Infra structure @ the speed of thinking)."


뭄바이 시내 마하칼리 캐이브스 로드에 있는 ‘나비뭄바이 프로젝트’의 본산인 MIDC에 들어서면 눈에 들어오는 모토다. 산제이 칸다레 담당관은 “각종 콜센터 등 긍융 보조 업무의 아웃소싱이 가능하고, 외국 경제인들의 주택 지역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만모한 싱(Manmohan Singh) 인도 총리는 2006년 초 “뭄바이 일대를 중국의 상하이와 경쟁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비뭄바이는 이미 인도의 국가적 프로젝트로 자리 잡았다.


나비뭄바이 시청의 집무실에서 만난 마니샤 보아 시장은 “(나비뭄바이는) 4,500여 개 기업을 유치해 재정자립도가 100%이고, 하루 생활비 2달러 미만이 8억 명을 넘는다는 인도에서 유일하게 빈민촌 없는 도시(no slum city)를 이루고 있다.”며 “국제 금융도시 뭄바이와 최고 인프라를 갖춘 나비뭄바이가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상하이를 충분히 압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욱일승천(旭日昇天)하려는 인도의 꿈을 담고 나비뭄바이는 날갯짓을 시작했다.


인도의 힘은 어디서 나오나?
화상을 능가하는 인도 거상

인도 북서부 사막 지역 라자스탄 주의 조드푸르와 라지가르를 잇는 지역은 숨이 탁탁 막히는 모래바람이 극성이다. 여름엔 최고 50도, 겨울엔 0도 이하의 혹독한 기후에 보이는 건 말라붙은 나무 몇 그루와 전통 의상 루그리(Lugri)로 얼굴을 가린 채 물을 길어오는 아낙네들뿐이다. 그런데 이 불모의 땅이 ‘세계의 부자(富者)공장’이란 명성을 얻고 있다. 글로벌 경제 장악에 나선 인도 거상(巨商) ‘마르와리(Marwari)의 본거지인 것이다. 마르와리는 이 지역 옛 이름인 ’마르와르‘에서 유래된 것으로, 19세기 이후 영국 군부대에 면화 등을 납품하면서 급성장한 이 지역 출신의 상인들을 일컫는다. 세계 5위(30조 원) 갑부인 락시미 미탈을 비롯해 비를라(Birla), 진달(Jindal), 고엔카(Goenka), 아가르왈(Agarwal)등 인도 재벌 20여 명이 마르와리 출신이다.


마르와리의 피에는 무엇이 흐르고 있기에 이런 일이 가능할까? 조드푸르에서 만난 마르와리 최대 계파 중 하나인 오스왈(Oswal)협회의 회장은 “농사가 어려운 척박한 환경에서 ‘장사’는 생존을 위한 타고난 유전자(DNA)"라고 말했다. 그는 마르와리 경쟁력의 핵심으로 철저한 도제(徒弟)식 현장 교육, 유대 상인을 능가하는 네트워크, 결속력과 개방성의 공존, 모험적인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꼽았다.


조드푸르 4번가 B로드의 철판 개조업체 ‘스리 찬찰 인더스트리.’ 직원 1,500명에 연간 매출이 3,500만 달러(약 320억 원)이 이 회사에서는 도제식 교육이 기업 곳곳에 배어 있다. 흰색 전통 의상 차림의 창업자 라울 초프라 씨와 조카, 세 아들과 손자 등 3대(代)에 걸친 가족 15명이 생산?마케팅?영업?재무를 모두 맡고 있다. 철저한 가족경영(family business)은 마르와리의 전형(典刑)이다. 손자 라지는 “학교에선 이론을 배우고 여기선 할아버지, 삼촌들로부터 철저히 실무를 배운다.”며 “마르와리는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MBA(경영학 석사)보다 경영 능력이 낫다.”고 말했다.


마르와리의 네트워크는 그들이 각 지역으로 장사를 다니면서 머무는 전용 숙소인 바사(basa)에 기반을 둔다. 이곳에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돈’의 흐름을 쫓는다. 거액의 사업자금도 신용으로 빌려준다. 바사는 인도 전역에 수백 개가 넘는다. 그러나 마르와리에게는 ‘결속력’이 ‘폐쇄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락시미 미탈의 외사촌인 레마르탈 사라와그(Sarawag)는 “남에게서 항상 배우자는 것이 마르와리 정신”이라고 말했다.


마르와리의 경쟁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험적인 기업가 정신’이다. 그들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미 곡물이나 금 등에 대한 선물(先物,futures)투자로 큰돈을 벌었다. ‘세계화 변신’도 시작됐다. 락시미 미탈은 세계 2위 철강업체 아르셀로를 인수하면서 90%였던 가족 지분을 50%대로 낮췄다. ‘세계 경영’을 위한 지배 구조의 변신이다. 가족경영이라는 마르와리 전통을 무너뜨린다는 반발도 있지만,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또 하나의 인도
어린이 유괴가 신종 산업?

인도 뉴델리 중심부에서 서쪽으로 20km 떨어진 비벡 비하르 2지구는 첨단 쇼핑몰과 ‘서브웨이(샌드위치 점포)’등 서구식 패스트푸드 점포들이 곳곳에 있어 ‘떠오르는 인도’를 상징한다. 뿌연 먼지 속에 확장 공사가 한창인 이곳의 한 2층 건물에 ‘피난처’라는 뜻의 ‘아샤란(Asharan) 고아원이 있다. 42도의 무더위에도 낡은 선풍기 한 대가 전부인 이곳에는 2007년 5월 현재 버려지고 유괴됐던 26명의 아이들이 산다.


아홉 살인 비노드(Vinod)는 2년 전(2005년)이곳에 왔다. 고향은 모른다. 매일 술 마시고 때리는 아버지가 무서워 집을 나왔다가 속칭 ‘앵벌이’ 장사꾼들에게 끌려가 산전수전 다겪었다. 뉴델리에서는 차량에 다가가 잡지와 신문을 팔며 구걸을 했다. 하루에 번 돈은 100루피(약 2,150원) 안팎. 그러나 비노드는 한 푼도 갖지 못했다. 모두 앵벌이 장사꾼들이 가져갔다. 그 다음에 그가 팔려간 곳은 ‘차이(인도식 음료와 차)’ 가게. 오전 4시부터 밤 11시까지 설거지와 청소를 했다. 식사를 하루에 ‘차파티(손바닥만 한 얇은 인도 빵)’ 두세 장이 고작이었다. 몇 달 뒤 그곳을 도망 나와 경찰의 도움으로 이 고아원에 왔다. 고아원 관리인인 지바르게제 씨는 “지난 10년간 이곳을 거쳐 간 380여 명의 아이들은 그나마 행운”이라며 “구걸하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면 돈 대신빵을 주라.”고 당부했다.


경제 성장 덕분에 ‘달리는 코끼리’라고 불리는 인도에서 가장 번창하는 산업 중 하나는 바로 ‘유괴 산업’이다. 유네스코(UNESCO)가 추산한 인도 전체의 유괴 어린이 수는 2,570만 명.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을 넘는다. 인도의 유괴는 몸값을 받은 뒤 풀어주는 남미의 유괴와는 형태가 다르다. 유괴범들이 500달러(약 46만 원)가량의 몸값을 받고 아이들을 매음굴이나 앵벌이 조직에 팔아넘긴다. 한 경찰 당국자는 “10명 안팎으로 구성된 기업형 유괴 조직도 등장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최근엔 신장 등 장기 이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2007년 초 뉴델리 인근의 노이다에서 17명의 어린이 유골이 발견됐다. 경찰은 장기 밀매 조직에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벌였다.


인도 국가범죄기록원(NCRB)은 2007년 현재 “인구 100만 명당 102명이 유괴된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에서 유괴 산업으로 가장 악명이 높은 콜롬비아(83명)보다 더 높은 수치다. 델리의 사회복지재단 ‘호프’의 사지(Saji) 담당관은 “세계의 유괴 범죄 조직들이 인도로 몰려들면서 최근 2년여 동안 인도에선 마약 장사보다 유괴 산업의 수입이 좋을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인도 경제가 성장하면서 유괴의 타깃(target)이 빈민층 자녀에서 고소득층 자녀로 옮겨가고 있다. 사회복지사인 반살리 씨는 “부패하고 무능한 경찰력에다 극심한 빈부 격차가 유괴를 ‘성장 산업’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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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