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년의 선택

   
공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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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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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 책 소개
자유주의 시장경제학자가 바라본 대한민국진단 보고서.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정권을 맞이하게 되는 지금의 대한민국에게는 추구해야 할 목적지를 뚜렷이 정하는 작업과 이를 나라의 구성원과공유하는 일이 그 어떤 사안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강조점을 토대로 짧게는 현명한 지도자의 선택에서부터 길게는 향후 10여 년간한국인들이 만들어갈 국가의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1부에서는 ‘한국의 비전,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여덟개의 목적지를 정리한다. 2부에서는 ‘한국의 현재,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대한민국의 선진화 방안에 걸림돌이 되는 열다섯 가지의문제들을 선별해 제시한다. 3부에서는 ‘한국의 미래,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자유주의 원리 확산, 희망이 생기는 지도자 선택, 불필요한기관 정비, 새로운 노동정책, 자유로운 교육" 등 새로운 대한민국 창조를 위해 차차 이루어야 할 사항들을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았다. &


■ 저자 공병호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라이스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나고야대학 객원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자유기업센터와 자유기업원 초대 소장과 원장을지냈다. (주)코아정보시스템의 대표이사를 거쳐 (주)교보생명 사외이사와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치밀한 분석과 명쾌한 논리로경제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성공전략을 전파해 온 공병호 소장은 연간 300회 이상의 강연을 비롯하여 다양한 방송 활동과 경영자문, 그리고초등학생을 비롯한 중고교생과 일반인을 위한 공병호 자기경영 아카데미를 운영하여 큰 호응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국내 최고의 변화관리,경제경영전문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양시 성사동 숲 속에 패밀리 레스토랑 "오월의 향기"를 운영하며, 또 다른 삶에 도전하고있다.『10년 법칙』『공병호의 자기경영노트』『10년 후, 한국』『10년 후, 세계』『한국, 번영의 길』『공병호의 독서노트』『핵심만 골라 읽는실용독서의 기술』『공병호의 초콜릿』『공병호의 희망 리더십』『영어만은 꼭 유산으로 물려주자!』『에스프레소 그 행복한 사치』등 지금까지 75여 권의저서와 역서를 발간하며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 차례
들어가며 : 한국은 지금 절박한 선택의 기로에있다 


1부 한국의 비전, 어디로 가야 하는가 
고도성장을지속하는 나라 
기업가정신을 귀하게 여기는 상인의 나라 
성장의 기회가 넘치는 매력적인 나라 
안과 밖이 모두 열린 나라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조하는 나라 
원칙과 상식, 법치가 자리 잡는 나라 
품위와 품격을 유지하는 나라 
국어와 영어가자유롭게 통하는 나라 
역동적인 나라를 향한 도전 


2부 한국의 현재,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빈곤한 생각
침체된 기업가정신 
‘된다’ 보다 ‘안 된다’ 
후진하는 사람들 
말로만 하는 변화혁신 
다이어트가 필요한 정부조직
시대와 동떨어진 기관들 
나랏돈은 눈먼돈 
늘어나는 공짜 점심과 잘못된 의타심 
거꾸로 가는 노동운동 
여전히짓누르는 규제정책 
정략에 휘둘리는 대북정책 
쓸모없는 지식들 
비효율적인 영어교육 


3부 한국의 미래, 무엇을 할 것인가 
자유주의 원리를확산하자 
지역균형개발이라는 환상 
야성을 되찾자 
희망이 생기는 지도자를 선택하자 
빠르게, 폭넓게, 확실히 개방하자
혁신지향적 문화와 제도를 구축하자 
공무원 수를 줄이자 
불필요한 기관들을 정비하자 
적자예산 편성에 엄격하고 감세정책을펼치자 
‘시혜성’ 복지정책을 줄이자 
노동정책을 새로 짜자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 
북한정책의 기조를 다시 세우자
수도권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자 
교육을 자유롭게 하자 
영어 공용화를 위한 기초를 다지자 


나가며 : "평등-좌파"와 "자유-우파" 진영의 대결구도에주목하라!




한국, 10년의 선택


한국의 비전, 어디로 가야 하는가
7퍼센트 고성장 국가 재진입

새로운 정권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배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만 한다. 또한 전(前) 정권이 이루어낸 성과물보다 높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 상황과 격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첫 번째 목적지는 모든 정책의 최우선 과제인 고성장 국가로서의 위치를 유지하는 일이다. 이는 누가 정권을 쥐건 관계없이 그 어떤 정책보다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이처럼 뚜렷한 목적지를 정하고 나면 그 다음 정책의 우선순위가 자연스럽고도 확연하게 결정된다.


혹자는 선진국도 일정 이상의 고도성장을 거치고 나면 저성장이 정착되는 것이 상식이라는 고도성장 불가론을 제시한다. 물론 그런 상식과 경험적 인식에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장 여력을 확충하고 한 국가의 역동성을 유지하는 일은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다. 연평균 7퍼센트의 성장이 불가능한 숫자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하면 될까라는 보다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세상사가 그렇듯이 경제 역시 마음가짐이 곧 초석이다. 사람들의 에너지가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쪽으로 분출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립해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얼마든지 다시 한 번 고성장을 만들 수 있다.


어느 누가 한국인들이 자동차를 만들어 미국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는가. 누가 한국이 조선 강국이 되리라고 믿었겠는가. 누가 한국이 LCD, 핸드폰, 카메라 등과 같은 제품으로 일본을 제치거나 대등한 경쟁을 하리라고 생각했겠는가. 당시의 이론과 상식으로는 우리가 이룩한 모든 성과는 실현 불가능한 일들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해냈다.


가치창조의 기업가정신
자본주의 사회라면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그 중심에 돈이 있다. 돈을 중시하는 분위기는 앞으로 더더욱 힘을 받게 될 것이다. 흔히 세계화의 또 다른 측면을 미국적 가치의 확산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지나친 물질주의라고 반감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찬반을 떠나 미국적 가치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한 사람이 벌어들이는 소득은, 미국인들이 흔히 돈에 부여하는 문화코드인 증명(proof)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상이 지배적으로 자리잡게 되며, 이는 개인의 소득이 일종의 신분으로 평가받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를 창조하는 일에 더더욱 몰두하며, 이에 더 많은 가치를 둘 것이다. 실제로 돈이나 부는 한 개인, 조직 그리고 국가의 위치를 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런 시대적 추세가 명확하다면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또 하나의 목적지는 역동적인 상인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일이다. 상인의 나라는 구성원 개개인이 스스로 상인정신 혹은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하고 저마다의 분야에서 더 많은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헌신하는 것을 뜻한다. 상인의 나라라고 해서 반드시 기업가에 국한하는 좁은 의미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공적인 임무를 수행하더라도 ‘고객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을 제대로 판매한다’는 원리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이른바 개개인이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하고 늘 자신의 생업에서 개선, 혁신 그리고 창조를 생활화하는 것을 말한다.


상인정신은 당연히 실용주의정신과 합리주의정신을 요구한다. 여기에 허례허식 등의 낭비가 자리 잡을 여지는 없다. 또 학교 역시 관료를 만들고 공부만을 우선으로 하는 교육에 치중하기보다는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고객이 간절히 원하는 필요와 욕구를 제대로 채워줄 수 있는 그런 인재를 배출하는 데 주력하게 된다. 대통령에서부터 말단사원이나 주부 그리고 학생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자신의 분야에서 상인이 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각자가 마치 CEO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피터 드러커 교수의 조언은 이와 일맥상통한다.


“CEO들은 자신들만이 할 일을 갖고 있다. 그것은 오직 CEO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또한 CEO들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지식근로자 각자는 자신이 마치 CEO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엘리자베스 하스 에더샤임, 『피터 드러커, 마지막 통찰』, p.318.


각자가 자신의 행위를 통해 가치를 만드는 최고경영자처럼 생각한다면 여기서 곧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회와 아이디어가 나온다. 모든 것이 관점의 문제가 아니겠는가. 스스로 최고경영자라는 관점으로 사물과 일을 대하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이런 변화가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적용된다면 직접 부를 창조하는 활동에 종사하는 기업가나 상인의 숫자가 더 늘어나야 한다. 그리고 그냥 이름만 기업가나 상인이 아니라 상인정신을 바탕으로 사업과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절대 숫자가 이 땅에서 크게 늘어남을 뜻한다. 뿐만 아니라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기업가정신으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개선하고 혁신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을 우대하고 영웅시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함을 뜻한다.



한국의 현재,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소수만을 위한 개방 반대론

한미 FTA 협상을 전후해 스스로를 진보 진영이라고 칭하는 시민사회 단체들이 격렬하게 개방에 반대하는 것을 목격한 바 있다. 그런 주장들이 실질적으로 나라나 국민을 위한 걱정 때문인지, 아니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일부 산업 종사자들의 이익을 위해선지 선명하지 않다.

간혹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개방 분야가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경쟁력이 가장 취약한 분야가 여기에 해당한다.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무엇보다 개방이 필요한 분야가 정치적인 부담 때문에 매번 뒤로 미루어지는 상태다. 교육이나 의료 분야가 특히 그런데, 이에 대해서는 그냥 현상을 유지하는 쪽으로 선택하고 만다.


그런데 개방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조직화되어 있는 반면 개방을 찬성하는 쪽은 그렇지 않다. 이유는 개방 반대론이 수용됨으로써 거둘 수 있는 구성원들 개개인의 이익은 큰데 반해서, 개방을 찬성하는 측이 거두는 편익은 그 규모는 크지만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편익은 눈에 띌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개방에 대한 찬성은 일종의 공공재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공공재란 굳이 자신이 나서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대신하기 때문에 자신은 그냥 혜택만 누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개방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소수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목소리는 실상보다도 크게 비춰지고 반영된다.


개방은 상품이나 서비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식과 정보의 개방은 인터넷 혁명으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 정보의 폭주라고 부를 정도로 소비자들은 넘쳐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설령 제도적으로 개방을 막더라도 소비자가 가진 정보의 양이 월등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음을 뜻한다. 때문에 정보가 부족하고 차단되어 있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차원의 경쟁력이 필요하다.


또한 인종에 대한 개방 역시 시급하다. 이미 국제결혼을 통해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고, 이는 우리 사회가 다양한 민족과 더불어 살기 위한 의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뜻한다. 피부색이나 국가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공명정대하게 대하는 일은 우리에게 그다지 익숙하지 않다. 외국인 근로자들과의 바람직하지 못한 사례가 언론 지상에 자주 보도되는 것 또한 단일민족이었던 우리 사회가 변화를 맞아 필연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일들이다. 의식 개방은 눈에 보이는 개방보다 훨씬 어렵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이런 점에서 한국인들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거꾸로 가는 노동운동
우리의 노동문제는 여전히 활화산에 비유되곤 한다. 과거와 달리 상급 노동단체의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문제마저 나타난다. 초창기에는 그들 역시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순수한 열정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하지만 위치가 높아지면서 겉으로는 노동자들의 권익보호를 내세우지만 어느새 자신과 자신이 속한 그룹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을 옮긴다. 선명한 기치를 내걸고 갈등과 분쟁을 조정한다고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무리한 요구로 사용자 측과 충돌하고 개별 사업장의 조합원들을 부추긴다. 그래서 상급 노동단체가  개입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노동운동이 격화되고 있다.


노동3권이 보장되는 나라에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 위한 조합원들의 단체행동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들 자신의 권리와 생존권이 중요하듯 사용자의 재산과 생존권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무시한 행동은 비난의 대상이 된다.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되었을 때 이랜드 그룹 경영자 측의 의사결정에 대항해 노동조합은 사업장 점거라는 초강수로 맞섰다. 각자의 입장에서 취한 행동이겠지만 어쨌든 많은 입주업체들이 생존권을 위협받았다. 이런 사태는 무려 2주 이상 묵인되거나 방치되었다. 원칙을 집행하는 주무부처의 결단력 있는 행동이 있을 때 비로소 노동운동의 방향도 긍정적인 쪽으로 흘러가는 것일텐데 말이다. 더욱 당혹스러운 일은, 법원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업장을 다시 점거하는 일이 일어났으며 사용자 측이 조합 책임자급에 대해 제기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면죄해 달라는 노동조합 측의 요구가 있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쳤다면 이에 대한 배상과 책임은 너무나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면죄를 운운하며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풍토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물론 내버려두면 충분한 시간이 흐른 뒤 제자리를 찾아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거대 중국시장과 비교해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여기에다 노사관계의 갈등이 지속된다면 당연히 한국에 대한 투자 열의는 식을 수밖에 없다. 이미 외국자본기업들 가운데 사업장의 이동과 철수를 발표하거나 고려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노사관계뿐만 아니라 원가경쟁력 또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들의 움직임이 있기 이전에 이미 한국기업들의 국내시장 탈출은 시작된 지 오래다. 노사문제를 드러내놓고 거론하지는 않지만 이는 경영자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원가경쟁력 때문에 조선업계 대부분의 기업들이 해외공장 증설에 열을 올리는 실정인 데 반해 최근 현대중공업이 한국 내 도크 건설을 결정한 일은 대단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사관계만 원만하다면 한국에서의 사업이 훨씬 유리하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다.


노동정책 역시 단기적인 이익을 쫓기보다는 시대의 흐름과 함께 발맞춰야 한다. 이번 비정규직 관련정책은 정치인들의 단견(短見)이 현장에서 어떤 폐해를 낳는지 보여준 전형적인 사례다.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고, 변화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정비 성격을 지닌 다수의 정규직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끊임없는 구조조정으로 핵심기능 이외에는 아웃소싱과 파견제 근무 등을 통해 경영리스크를 줄이려 한다. 이런 방식에 대한 이견이 분분하지만, 기업이 자선단체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미래, 무엇을 할 것인가
혁신지향적 문화와 제도를 구축하자

사회 주요 조직의 활동 가운데 가치창조 기여도가 낮은 활동을 찾아 체계적으로 폐지하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더불어 가치창조의 기여도가 높은 활동은 지속적으로 장려하고 관리하는 일련의 노력들이 더더욱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조직이나 개인의 삶에 자연스럽게 자리잡도록 분위기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과거나 현재에 머물지 않고 환경과 고객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혁신할 줄 아는 용기를 갖게 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키워드는 유연성이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적합하지 않은 프로세스나 인력을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정리정돈하는 것이다. ‘흐르는 물처럼 늘 새롭게’라는 슬로건이 상징하듯이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변화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혁신지향적 문화의 중심에는 차별화라는 단어가 존재한다. 잘하든 못하든 간에 비슷비슷한 대우로 일관하는 제도와 문화 속에서는 혁신이란 결과물을 얻기 힘들다. 차별화는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스스로의 성과를 평가받고 책임지는 것이다. 그 평가는 당연히 엄격한 측정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교원평가제를 두고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행동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평가 없이 어떻게 개선과 혁신 그리고 창조에 대한 인센티브가 존재할 수 있겠는가. 비용은 자신이 발생시키고 부담은 상대가 져야 한다는 논리와 주장이 만연하는 기존의 조직과 사회에 더 이상의 기대는 불필요하다.


혁신지향적 문화의 중심에 존재하는 또 한 가지는 치열한 경쟁 압력이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진보의 핵심이다. 지나친 경쟁이 인간과 조직에 위해를 끼칠 수 있다는 논리가 횡행하지만, 경쟁의식이 없는 조직이나 사회는 결국 온정주의적 성격으로 변질되어 낙후되고 만다. 온정주의는 단기적으로 인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문화는 훗날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다음으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실패나 실수를 대하는 사회의 분위기와 태도다. 패자부활전이 인정되지 않고 실수나 실패에 대해 낙인을 찍는 문화 속에서 혁신은 나올 수 없다. 인센티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회에서 그런 시스템으로는 누구도 과감한 도전을 시도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실수나 실패에 대해 관용을 베풀고 미지의 것들에 대한 도전을 긍정적으로 보는 미래지향적인 조직과 문화는, 혁신을 만드는 매우 중요한 인프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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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에 앞장서거나 먼저 달성한 자에 대한 사회적인 평판이나 칭송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어서, 물질적인 보상 못지않게 누군가의 갈채를 받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혁신에 대한 강한 욕망을 품는다. 혁신지향적 제도와 사회로 가는 길은 건강한 의미에서 일종의 문화혁명에 속한다. 이는 단순히 하드웨어의 변화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각각의 분야에서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와 문화, 제도가 마련될 수 있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활화산처럼 분출한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