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스트의 시각으로 ‘자신이 하는 일에서 최고 되기, 훌륭한 일터 만들기,우수한 고객서비스 제공하기,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 발견하기’ 등 성장의 유혹을 떨쳐내고 비전 중심의 훌륭한 기업이 되기위해 노력하는 이들 기업 고유의 경영방식을 관찰하고, 인터뷰와 취재를 통해 각각의 회사가 지닌 노하우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성장이 더 이상기업이 나아가야 할 유일한 길이 아님을 밝히고, 기업의 존재 의미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열어준다. 욕망으로 점철된 무한성장을 멈추고, 진정한성장의 의미, 모두가 인정하는 훌륭한 기업의 미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 저자 보 벌링엄
유력한 경제전문지「Inc.(인크)」의 편집위원이며, 「에스콰이어」「하퍼스」「마더 존스」「보스턴 글로브」 등에도 글을 기고해 왔다. 잭 스택과 함께 『위대한비즈니스 게임』을 저술했다.
■ 역자 김유범
1986년 서울에서태어나 초등학교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즐겨 읽어왔으며, 우등생으로 미국생활 4년 만에Delaware State Spelling Bee Competition에 참가하기도 했다. 한국에 돌아와 조지 워싱턴 대학교와대원외국어고등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국제영어논술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여 대원외고에 입학한 뒤, 전국 각지에서 열린 영어경시대회 금상을 석권하다시피했고(2003년 한국외국어대 중고교외국어경시대회 영어부문 금상·2003년 중앙대 전국초중고영어학력경시대회 금상·2003년 서울대전국고교생언어능력경시대회 영어부문 금상·2004년 고려대 전국교생학력경시대회 영어부문 금상 수상 등), 대원외고 재학시절에 우리나라 최초이자유일하게 Pre-SAT, SAT1, SAT2 Writing, TOEFL 시험에서 ‘동시 만점’을 이뤄내기도 했다. 이후 삼성그룹 이건희 장학재단장학생으로 선발되었으며, 현재 UC버클리(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캠퍼스)에서 언론 분야와 정치학을 공부하며, 자신의 꿈인 국제변호사가 되기 위해미국 로스쿨에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 &
■ 감수자 안진환
경제경영 전문번역가.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를 졸업했다. 명지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에 출강한 바 있으며, 현재 번역에이전시 인트랜스(
■ 차례
감수를 마치고 나서
감사의글
서문
제1장 선택의 자유
제2장 회사의 주인은누구인가?
제3장 모나리자 법칙
제4장 유대감을 구축하라
제5장 친밀함의 문화
제6장 골트의 협곡
제7장 다음사람에게로
제8장 비즈니스라는 예술
더 읽을 자료 및 참고문헌
스몰 자이언츠
선택의 자유
샌프란시스코 마리포사 스트리트에 있는 앵커 양조장. 프리츠 메이태그가 운영권을 넘겨받았을 때 앵커 브루잉은 거의 파산 직전이었다. 하지만 그는 양조장과 그곳의 유일한 제품인 앵커 스팀 비어(Anchor Steam Beer)를 되살리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결국 그는 두 가지 모두를 살려내는 데 성공했고 그 과정에서 맥주 제조에 일종의 혁신을 일으켰다. 그의 맥주는 소형 양조장 맥주로서는 처음으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최고의 원료로 직접 제작한 고품질의 맥주와 에일을 오래 전부터 내려온 전통적 제조법과 발효 방식을 이용해 만든 결과였다.
그러나 성공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1970년대 중반이 되자 앵커 스팀 비어와 이후 만들어진 제품들의 인기가 폭발하여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맥주의 확실한 품질과 신뢰도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그는 외부 양조장을 고용하는 등의 방법을 쓰지 않으면서 고객들의 성화를 견뎌내며 최고 품질의 맥주만 판매하기를 고집했다. 한편 1980년대 미국 식품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앵커 브루잉 맥주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했다. 80년대가 끝나갈 무렵, 메이태그는 좋든 싫든 또 다시 생산 용량 한계에 부딪힐지 모른다는 것을 감지했다. 예방책으로서 그는 근처에 보관용 창고를 지을 수 있는 땅을 사두었다. 만일의 경우 보관용 창고가 확보되면 공장 내에 생산용 시설을 더 많이 넣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확장에 필요하게 될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1992년에 기업공개(IPO)를 고려해 보기 시작했다.
그가 염두에 둔 것은 일명 ‘주식직접공모(DPO), 즉 증권회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대중에게 주식을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그의 계산으로는 앞으로 10~15% 매출이 증가하면 생산용량이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보였다. 그 전에 규모를 키워두면 1970년대에 겪었던 상황을 또 다시 겪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또한 회사란 언젠가는 다음 단계로 도약해야 하는 것 아닌가? 비즈니스란 성장하거나 사라지거나 둘 중 하나 아니던가? 그렇다면 늦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확장하는 것이 논리에 맞는 결론이었다. 그러자면 외부 자본이 필요했고, 주식직접공모가 최고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왠지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고, 직원들과 대화를 나눠본 후에 다시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메이태그는 고위 간부 3명과 함께 상장하는 문제에 관해 오랜 시간 함께 논의를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결국 우리는 상장을 하는 것이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임을 깨닫게 된 거죠. 규모가 작다 해도 안정적인 수익이 나고 최고 품질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회사라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식당을 예로 들자면, 지역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식당이라고 해서 꼭 확장하거나 프랜차이즈가 될 필요는 없죠.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괜찮은 수익을 올리고 보람과 자부심을 느껴도 충분합니다. 결국 우리는 확장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물론 또 배급제를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 올까 봐 좀 불안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제가 있는 한 이 회사는 덩치 큰 상장기업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는 그 결정을 지금까지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물론, 염려했던 공급량 제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그에게 커다란 행운이었다. 1990년대 초반, 앵커 브루잉이 일으킨 혁신은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맥주의 수요를 충족시킬 새로운 소형 양조장들이 무수히 생겨났다. 비록 가끔은 경쟁업체들의 술책에 화가 날 때도 있었지만, 메이태그는 전반적으로 새로운 경쟁자들이 늘어나는 것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그들과 맞서지 않고 오히려 신생회사들이 양조 기술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결국 그런 경쟁업체들의 존재 덕분에, 메이태그는 즐거움과 자부심을 느끼며 회사를 일궈가는 데 전념할 수 있었다. 그에게 성취감과 만족감을 주는 회사, 그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만들어주는 회사 말이다. 결국 그것이 사업을 하는 목적 아니던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회사들은 사업을 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한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것은 만약 설립한 회사가 일정 기간 이후에도 살아남는다면, 얼마나 크게 그리고 얼마나 빨리 성장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언젠가는 온다는 점이다. 그 사실을 미리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준비하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으며, 그때가 언제인지 알려주는 사람도 없다. 대부분의 경우 은행가나 변호사나 회계사, 또는 당신이 사업적인 조언을 구하려고 만난 사람들은 당신에게 사업을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크게 성장시키라고 조언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완전히 옳다는 보장도 없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회사들이 보여주듯이 당신에게는 선택권이 존재한다. 그리고 때로는 남들이 택하지 않는 길을 선택함으로써 커다란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 이 결정은 당신의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당신의 선택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부터 당신이 시간과 삶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 주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영향력, 그리고 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만족과 성취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만약 선택권을 갖고 싶다면, 그것을 얻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기업이든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루고 나면 사업을 확장하라는 압력을 받는다. 그 압력은 고객, 직원, 투자자, 납품업자로부터, 때로는 경쟁자로부터도 받을 수 있다. 만약 스스로 선택권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그러한 외부의 힘들이 당신에게서 선택권을 빼앗아가며, 결국 당신은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 수 없게 된다.
모나리자 법칙
애즈베리 델라웨어 감리교회는 가수 겸 작곡자인 애니 디프랑코가 설립한 음반회사 라이처스 베이브 레코즈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또한 이 건물은 버펄로라는 도시의 희망을 상징한다. 20세기 초반에 버펄로는 미국에서 여덟 번째로 큰 도시이자 전국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도시가 되었다. 하지만 1950년경을 기점으로 버펄로는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약 50년 동안 도시가 점점 쇠퇴해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버펄로 주민들은 버펄로의 미래에 대해 체념하기 시작했고 일종의 열등의식까지 갖게 되었다. 바로 그 즈음 애니 디프랑코와 그녀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스콧 피셔가 나타났다. 피셔는 라이처스 베이브의 사장이었다. 그들은 둘 다 버펄로 출신이었고 디프랑코는 버펄로가 낳은 최고의 록 스타였다. 디프랑코는 여러 메이저 음반 회사들의 끈질긴 구애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으로 자신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디프랑코는 버펄로 토박이였고 그 지역 클럽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했으며 유명 스타가 된 후에도 자신의 고향을 절대 잊지 않았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었다. 그녀와 피셔는 라이처스 베이브의 티셔츠 등 관련 상품을 제작하거나, 앨범 재킷이나 포스터를 인쇄하거나 카세트테이프와 CD를 제작할 때 반드시 버펄로의 공급자들만을 고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디프랑코는 자신의 사업뿐 아니라 그 지역에 3개의 사업체가 만들어지는 데 큰 기여를 했고,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 실업률이 높은 도시들 중 하나인 버펄로에 약 125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마음에 가장 커다란 감동을 전해 준 것은 그녀가 애즈베리 델라웨어 감리교회를 수리한 일이었다. 비록 아름답고 역사 있는 건물이었지만, 수십 년 동안 아무도 수리나 보수작업을 하지 않아 거의 폐허나 다름없었던 교회 건물에 대한 보수 공사를 마친 피셔와 디프랑코는 그 교회를 인수하고, 다시 수리하여 음반사 본사로 사용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내부에 공연장과 재즈 바, 미술 갤러리, 아방가르드 예술 단체들의 사무실도 마련하기로 했다.
공사가 시작되자 택시 기사와 술집 주인들, 그리고 오랫동안 버펄로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많은 사람들 모두가 똑같은 희망과 희열을 느꼈다. 라이처스 베이브의 인쇄물 작업을 담당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인 팻 톰슨은 이렇게 말했다. “교회를 수리한 것은 정말 뜻 깊은 일이었습니다. 전 버펄로에서 거의 평생을 살아왔는데, 앞장서서 무언가를 하는 사람을 거의 못 봤습니다. 애니와 스콧이 그런 분위기를 뒤엎고 실제로 행동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이제 때가 됐군’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회사들은 모두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그것은 누가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들은 주변 지역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으며, 때로는 그러한 특성이 피상적이거나 다소 이상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기업의 성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라이처스 베이브가 좋은 예다. 아주 잠시만 살펴보아도 이 회사가 주는 느낌이나 분위기와 버펄로의 그것이 상당히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버펄로에는 끊임없이 분투하는 아웃사이더의 자존심 같은 것이 존재하며 시민들은 자신이 사는 도시에 대해 강력한, 어떤 면에서는 신비롭기까지 한 애착을 갖고 있다.
피셔는 버펄로라는 도시가 라이처스 베이브가 오래 번영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고 믿는다. “제 생각엔 버펄로에 남아 적절한 규모의 사업을 유지했던 것이 중요한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게 올바른 관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 지역에서 인간적인 규모로 운영되는 기업은 그 지역을 지배하지 않으면서도 지역의 일부가 될 수 있다. CEO와 경영진은 이웃들, 주변의 비영리단체 리더들, 그 지역에 있는 다른 기업들, 그리고 지역 공무원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고 집중도와 헌신도가 높은데 이런 특성은 기업이 커질수록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 전국이나 세계 곳곳에 지점을 갖고 있는 대기업도 여러 가지 좋은 일을 하고, 환경 보존에 힘쓰고, 기업 윤리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가치 있는 대의에 많은 돈을 기부하고, 많은 자선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기업이(그리고 그 직원들이) 할 수 없는 일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특정한 지역사회와 깊은 관계를 맺어서 서로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고 모두가 만족하는 경험을 창출하는 일이다.
친밀함의 문화
직원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방법을 담은 수많은 책, 기사, 그리고 비디오와 테이프가 세상에 나와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을 직접 터득한 회사들을 알고 싶다면, 이 작은 거인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된다. 그들의 마법은 회사와 직원들 간의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가 없다면 마법은 생겨날 수 없다. 직원들 대다수가 회사를 사랑하지 않거나 그들이 존중받고 있으며 권한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자신에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그들이 일과 동료들에게 만족을 느끼지 않으면, 마법은 나올 수 없다. 회사를 특별하게 만드는 모든 요소들(훌륭한 브랜드이든, 최고급 제품이든 서비스이든, 고객이나 공급자와 갖는 긴밀한 관계이든, 지역사회에서의 중요한 역할이든)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그 회사에 매일 출퇴근하며 일하는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직원들의 사기 문제가 아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회사들에는 근무 분위기를 조성하는 뭔가 특별한 것이 존재한다. 그들에게는 깊은 소속감과 주인의식을 높이는 무언가가 있으며, 그것은 그들이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는 필수조건이다. 또한 친밀감도 하나의 큰 요소다. 내가 말하는 친밀한 관계란, 직원들과 회사의 관계가 너무나 돈독하여 직원들이 자신에게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회사와 경영자와 동료들이 발 벗고 도와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관계를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는 회사의 규모다. 몇몇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면, 회사의 직원 수와 직원들이 회사에 느끼는 친밀감의 정도는 반비례한다. 친밀하고 직접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직원의 수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과연 회사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커지면 회사 내의 모든 직원을 아는 것이 불가능해질까? 이 책에 나온 회사들 중 1,900명의 직원을 거느린 O. C. 태너(고객 맞춤형으로 제작된 반지와 핀을 판매하여 수익을 올리고 있는 회사)가 그 한계에 제일 가깝다고 볼 수 있다. O. C. 태너 내에서도 과연 자신의 회사가 가족 같은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는 한계선을 넘었는지 아닌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직원들 모두가 공감하는 것은 오버트 태너가 직원 1,000명이 넘는 상황에서 우리가 논하고 있는 종류의 결속력과 회사 분위기를 창출하는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는 점이다.
1990년대 초반 O. C. 태너의 솔트레이크시티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은 약 1,700명이었는데,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오버트 태너는 모든 직원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의 목표는 O. C. 태너의 지점이 있는 모든 곳에서 근로자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이러한 목표를 염두에 두고 인사관리 직원인 케이 요르겐슨을 직접 훈련시켰다. 그 결과 O. C. 태너는 유연한 스케줄 관리, 일자리 나누기, 직장 내 직업보건서비스, 직원 표창 프로그램, ‘근무시간을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만들기 위한’ 정기적인 직원 설문조사 등을 실시함으로써 근무환경 관리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는 기업이 되었다. 또한 기업의 보상제도에서 ‘변동 급여’라는 개념이 유행하기 훨씬 오래 전부터 O. C. 태너는 품질 보너스, 효율성 보너스, 납품 보너스 등을 직원들에게 지불하고 있었다.
추수감사절에는 오버트 태너 자신도 전 직원에게 100달러를 나눠 주는 것에 참여했다. 또 직원들은 생일마다 월급 외에 100달러를 받았으며, 이익분배제도에 따라 1년에 두 번씩 추가 수당을 받았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회사가 100만 달러 이상을 직원 보너스로 지출했다. 이런저런 보너스를 모두 합하면 O. C. 태너의 직원은 1년에 연봉 이외에 추가로 약 2,000달러를 받을 수 있었으며, 이는 일반적인 기업의 보너스 수준을 훨씬 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버트 태너가 직원들에게 준 가장 큰 혜택은 자신의 사망 후를 대비해 만들어둔 규정에 담겨 있었다. 그는 전체 지분의 65%에 달하는 자신의 소유 지분을(지분의 나머지 35%는 태너의 조카와 그 가족이 소유했다) 사망 후에 소위 ‘100년 트러스트’에 맡기도록 정해두었는데, 이 트러스트의 조항에 의하면 태너가 사망한 후 회사는 매각되거나 합병되거나 상장될 수 없었다. 이를 통해 태너는 외부 주주들의 금전적 이익 때문에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휘둘리는 것을 막으려 했던 것이다(법적으로 이 트러스트는 태너의 사망 시점에 생존한 후손들이 죽을 때까지, 그리고 거기에 21년을 추가한 기간만큼 지속될 수 있었다).
물론 직원들과 이러한 친밀한 관계만 형성한다고 해서 이 책에 나오는 작은 거인들에게서 일하는 직원들이 보여주는 수준의 헌신과 충성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직원들이 자신의 삶과 회사의 삶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고, 회사의 흥망을 자신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로 인식하며,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목표를 이루고 최고가 되기 위해서 전력을 기울이는, 그러한 분위기를 창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출발을 제대로 해야 한다. 우선 적절한 인재를 조직에 들여야 한다. 올바른 사람들을 고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들을 태우고 움직이는 조직 역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는 얼핏 들으면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많은 회사들이 훌륭한 목표와 의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편없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부서간 협력 실패, 결정사항에 대한 미흡한 실천, 그 외에 여러 가지 관리상의 실수로 낭패를 본다.
이 책에 언급된 작은 거인들은 모두 다른 경영철학과 접근방법을 갖고 있고 몇몇은 서로 완전히 대조적이지만, 모두 나름대로 효과를 발휘한다. 이 회사들은 각자 사용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세 가지 원칙을 따른다. 내가 목격한 바에 의하면, 친밀한 기업문화를 형성하고 자신만의 마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첫째, 전 직원에게 회사의 높고 의미 깊은 목표를 정확히 제시하고 목적의식을 고취한다. 그 목표는 직원들이 하는 일을 의미 깊은 무언가로 만들어준다. 목표는 그들의 노력이 왜 중요한지, 왜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끊임없이 상기시켜 준다.
친밀한 문화를 만들기 위한 두 번째 원칙은, 회사가 직원들을 얼마나 배려하고 아끼는지에 대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일깨워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말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다. 이들은 회사가 직원들을 아낀다는 느낌이 확실히 전달되도록 하기 위해, 다른 회사들이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쓰거나 또는 기존의 도구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용한다.
프리츠 메이태그는 앵커 브루잉의 직원들에게 몇 년간 보너스를 지급한 후 그는 그것이 보너스로서의 의미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직원들은 보너스를 받을 때쯤이면 이미 그전에 받은 보너스는 다 써버린 상태였다. 즉 메이태그는 보너스를 직원의 기여를 인정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특별한 보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직원들은 언젠가부터 그저 당연히 받는 보수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정기 보너스 지급을 중단했다. 그리고 회의에서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직원들이 이유를 듣고 충분히 이해했다는 것을 파악한 후에 다시 곧바로 보너스를 지급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흐른 후 다음 보너스를 주었다. 메이태그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인터뷰에서 말했다. “일종의 게임과 비슷한 겁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합리적인 시기에 후한 보상을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리고 금전적인 보수 이외에 보리 수확, 유럽 양조장 견학, 양조법에 관한 강의 수강, 저녁 행사나 소프트볼 게임, 이사할 때 회사의 트럭을 빌려주기 등을 보너스로 치는 거지요. 이 모든 것은 하나의 패키지를 이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만약 시부모님이 예고 없이 집을 방문해서 회사에 나올 수 없게 되면, 그렇다고 말하면 됩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에는 ‘병가로 쓸 수 있는 날짜는 며칠로 제한한다’와 같은 규칙이 없습니다. 규칙은 적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직원들 간의 협력관계와 팀워크 형성이다. 얼핏 보면 이것은 회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내가 말하는 협력관계란 직원들이 서로에게 느끼는 신뢰와 존중, 함께 일하면서 느끼는 즐거움, 문제와 갈등을 기꺼이 해결해 나가는 자세, 일에 대한 자부심, 최선의 성과를 함께 이끌어내겠다는 마인드가 수반된 관계를 말한다.
모든 기업은 자신만의 규칙, 위계 질서,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 등을 가진 하나의 작은 사회다. 하지만 대개 우리는 그 사회를 비즈니스의 중심점으로 보기보다는 다른 활동들의 부산물 정도로만 생각한다. 기업이라는 것은 왜 존재하는가? 자신만의 생태계와 사회를 창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주주에게 이익을 안겨주거나, 또는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것이 기업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작은 사회는 계획된 것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생겨난 결과물이요 부산물일 뿐인 것이다. 우리는 그것이 그냥 기업문화의 일부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작은 거인들에게 기업문화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작은 거인들의 리더는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심이 되는 실제적인 시스템과 절차를 만드는 데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한다.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작은 사회의 종류를 염두에 두고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들은 이 세상의 한 공간을 차지하는 자신들만의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또한 자신의 회사가 구성원들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그러한 회사를 만드는 도전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라는 예술
이 책은 특별한 회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최일선의 생생한 현장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작은 거인들에 대해서 살펴보고 난 후에, 과연 그들이 지닌 마법의 본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말할 수 있을까?
그것에 대한 답은 회사 자체보다는 그 회사의 사람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이 회사의 소유주와 리더들은 삶에게 진정 중요하고 바람직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파악하고 그것에 끊임없이 집중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즉 그들은 삶에서 흥미로운 도전, 동료애, 동정심, 희망, 친밀한 관계, 공동체 의식, 목표 의식, 성취감 등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자신과 직원들이 그러한 것들을 얻기 위해서 회사라는 조직을 구성했다. 그러한 회사를 접하는 외부인은 자연스럽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 회사 내에서 훌륭하고, 즐겁고, 흥미로운 일들이 늘 일어나기 때문에 회사가 멋있어지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은, 버나드 A. 골드허시가 비즈니스의 세계의 예술가라고 부른 사업가들이 지닌 창조적인 욕구이다. 이 책에 나온 회사들의 창립자와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의 회사가 하는 일에 대해 갖는 열정이다. 그들은 일을 사랑하고, 다른 이들에게도 그러한 애정과 열정을 퍼뜨리고 싶어한다. 그들은 무언가 대단하고 독특한 것을 세상에 보여줌으로써 기여할 수 있다는 데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만약 그들이 일을 사랑하지 않고,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고, 특별하게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다른 직원들도 역시 그렇게 느끼게 된다. 물론 적어도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그러한 열정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작은 거인들이 특별한 이유는 그 열정을 잃지 않고 계속 불태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먼저, 그들은 회사의 규모나 수익으로 회사의 가치를 매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성장과 지속적인 수익은 경영진의 역량에 대해 말해줄 수 있다. 그러나 그 회사가 세상에 무언가 특별하고 훌륭한 것을 기여하고 있는지 여부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보다도 작은 거인들은 직원, 고객, 지역사회, 공급자들과 맺는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한 관계로 인해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것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관계의 강도와 친밀성이 회사가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들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이 회사의 리더들이 생각하는 회사의 가치이다. 또한 직원들이 창립자나 리더들과 같은 열정을 갖고 있다면 금전적인 이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마련이다.
하지만 작은 거인들은 이러한 관계가 깨지기 쉽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 관계는 신뢰와 친밀감을 바탕으로 형성되며, 그러한 것들은 약간의 부주의나 무관심만으로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집중력을 잃거나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회사를 이어주는 무언가를 유지하는 노력을 멈추면, 신뢰와 친밀함은 사라지고 관계도 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로 조직의 리더가 성장이나 금전적 수익만을 1차적인 목표로 여길 때 자주 일어난다. 그리고 만약 회사를 상장하고 외부인에게 지분을 팔면, 어쩔 수 없이 금전적 수익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투자한 사람들에게 이득을 안겨줄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작은 거인들이 비상장 개인기업으로 남아 있는 이유다.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는 회사만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과정의 결과물이다. 그러한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결과물뿐 아니라 그 과정 자체도 사랑해야 한다. 마법을 지닌 회사들에게 그러한 과정은 회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무엇이다. 작은 거인의 리더들이 열정을 추구할 수 있는 통로는 바로 회사이기 때문에, 그들은 열정을 발휘하고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회사 운영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사내 시스템을 개발하고 조직하는 과정에서, 회사 경영 자체도 하나의 창조적인 과정으로 변화한다. 골드허시의 표현을 빌리자면, 전통적인 경영은 이성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진정한 사업가 정신이 깃든 경영에는 “예술가의 혼”이 필요하며, 그러한 "예술가의 혼“을 지닌 이들에게 회사는 하나의 진화하는 예술 작품과도 같다(물론 그들 중 일부는 ‘예술’이라는 표현을 맘에 들어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비즈니스에서든 예술에서든,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경험이 바로 결과물이고, 그 경험의 질은 함께한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반영한다. 사업가들은 예술적 영감보다는 외면적인 비전에 의존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실 두 개념의 차이점을 정확히 말하기 힘들 때가 많다. 두 개념 모두 창의적인 과정의 핵심요소이고, 그러한 창의적인 과정이 있어야만 위대하고 특별한 것이 탄생하는 법이다.
작은 거인들은 회사의 운영과 체계를 조직하는 데에도 상당한 창의력을 쏟아 부었지만, 자신들이 하는 일(음식, 음악, 건설, 서비스, 엔지니어링, 직원 보상, 그 무엇이든)에 대해서도 상당한 열정을 투자했다. 즉 회사란 창의성을 표현하는 또 다른 형태의 매체인 동시에, 자신이 사랑하는 일과 꿈을 추구하는 수단이 된다. 중요한 것은 그 둘 사이에 알맞은 균형을 찾는 것이다.
작은 거인들은 창의적인 측면과 사업적인 측면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들이 우선시하는 가치 때문이다. 그들은 사업이란 자신의 창의적인 열정을 추구하 수 있는 도구라는 사실을 굳게 믿고 있다. 그리고 이 지점이 바로 대부분의 회사들이 마법을 잃어버리기 시작하는 갈림길이다. 창고에서 시작해 제대로 된 회사로 자리 잡아 가는 과정에서 그들은 반대로 생각하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 창의력과 열정을 회사를 세우기 위해 필요한 하나의 도구쯤으로 여기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꼭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계속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다 보면, 회사를 특별하게 만들었던 그 무언가를 잃게 된다.
비즈니스는 경제라는 커다란 구조물을 구성하는 하나의 벽돌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서 중요한 일부를 차지하는 기본요소이기도 하다. 기업이 하는 일은 경제적인 측면 이외에도 삶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지역사회, 우리 삶의 토대가 되는 가치, 우리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기업이 보다 높은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사회 전체가 힘들어지게 된다. 작은 거인들은 그 누구보다도 높은 기준을 세우고 노력하는 이들이다. 이런 회사들이 많아질수록 우리가 사는 세상이 훨씬 나은 곳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